원추리님의 글을 읽고
찡하였답니다. 산에서의 일이 마치 제가 겪은거마냥~~
그렇게 전달되었답니다.
행복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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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이제야 도착을 했습니다...
: 종주를 하려다 마음을 바꾸어 대원사를 향했습니다...
: 백무동을 오르다 참샘에서 하도 배가 고파 라면하나 끓여먹고 출발하려는데 전주사는 전북대 후배들 셋을 만나 30분여를 놀다가...
: 출발하려는데 두분이 올라오시더군요...
: 한분은 쉬지도 않고 올라가시고 한분(임욱성님)은 좀 쉬시고...
: 소지봉 언저리에서 동갑내기인걸 알고 인사하고 담배한대씩 나눠피고(그 분이 무쇠님) 망바위에 앉아 주능을 바라보며 30여분 쉬다가...
: 장터목 바로앞에서 또 한 30분 멍하니 앉았다가...
: 장터목에서 무쇠님과 욱성님과 같이 저녁먹고 전주후배들에게 소주한잔 얻어마시고...
: 혼자서 제석봉에 올라 눈밭에 누워 주절주절 하소연도 하고 소원도 빌었습니다...
: 소원을 비는동안 별똥별이 세개 떨어졌습니다...
: 지리산 가족중 어느분의 소원을 빌무렵인지는 모르겠지만 세분은 꼭 소원이루어 지실겁니다...
: 가족의 건강과 지리산가족의 행복을 빌고...
: 죄진거 용서해달라고 하고...
: 별님과 참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 담날 일출을 보려는데 비가 왔습니다...
: 일출은 포기하고 산장안에서 무쇠님과 욱성님과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귀신얘기도 하고...
: 거국적으로 담배한대 피우고 두분은 내려가시고 전 천왕봉으로 향했습니다...
: 눈이 되려니 했던 비가 계속내리면서 집에 두고온 우의와 베낭커버가 참 그리웠습니다...
: 비에 젖고 우울에 젖고 행복감에 젖은 채로 천왕봉에 이르고 중봉으로 향했습니다...
: 비가 온몸을 적시면서 아침에 했던 귀신얘기도 떠오르고...
: 중봉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고...
: 눈밭에서 구르다 나무에 부딪치면 나무에게 미안해하고...
: 목이마르면 나무에 맺힌 빗물을 핥아먹으며 나무에게 고마워하고...
: 태어나서 미안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젤 많이 한 날이었습니다...
: 치밭목에 도착하니 영낙없는 거지꼴이더군요...
: 도착해서 버너에 옷을 말리려는데 어찌나 추운지...흑흑흑
: 우의만 가져왔어도 얼마나 행복했을까...
: 치밭목에서 옷을 말리는데 거기 계시던 어르신과 산장지기 분이 걱정을 하십니다...
: 참 불쌍해 보였나봐요...여유있게 옷좀 말리고 가려는데 차라리 빨리 가는게 낫다며 재촉하시더군요...어떻게 초본지 아셨을까...여유를 부리며 옷을 대충 말리고...라면 하나 삶아먹고 내려왔습니다...
: 대원사에서 살며시 경내를 구경하다 범종과 요사채에 붙은 한시구절을 찬찬히 보는데 비구니 한분이 놀란눈으로 보십니다...에구...
:
: 지리산에도 봄이 오려나 봅니다...
: 나뭇가지마다 새순이 몽우리져있고...
: 봄비에 기지개를 켜겠지요...
: 이번 산행에서는 하산길에 쭉 혼자였습니다...
: 정말 조용하고 지리산과 단 둘이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 올라올 때의 우울함과
: 내려올 때의 고요함과
: 그리고 행복감...
: 행복하세요...
카페 게시글
♡ 사랑방 ♡
Re: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산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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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2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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