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에 이르는 길의 양식
아나율(阿那律:Aniruddha) 존자는 부처님의 사촌동생입니다. 그리고 도를 닦아 천안통을 얻어서 온 세계를 자기 손 바닥보이듯 다 꿰뚫어 보는 신통력을 성취하신 분으로서 부처님의 수많은 제자 가운데서 천안 제일 아나율 존자로 칭송되는 10대 제자 가운데 한 분입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싱 때 부처님의 마음 상태를 관찰하고 그때 그때의 상황을 설명하신 분이기도 합니다. 이 아나율 존자와 부처님과의 관계에서 생각하고 지나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원래 아나율 존자는 부처님의 사촌이니까 석가족의 왕족입니다. 그는 어렵게 출가를 하였습니다. 형제 가운데 한 사람이 출가하기로 작정을 하였는데 아나율은 “저는 몸이 약하니까 집에 있겠습니다. 형님이 출가 하십시오” 그랬습니다. 그런데 형님이 출가할 요량으로 동생에게 살림내용을 다 설명하여 주게 되었습니다. 씨뿌리고 가꾸고 거두어 들이고하는 농사 짓는 일을 비롯하여 온갖 세간살이하는 일 등을 상세하게 죽 이야기하여 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던 아나율은 “저는 그 일을 못하겠습니다. 제가 출가하겠습니다” 해서 동생인 아나율이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의 어머니는 조건을 붙여서 출가 허락을 하였습니다. 그때는 정반왕이 왕위에 있지 않고 발제리카라는 사람이 왕이었는데 그 발제리카 왕이 출가하면 너의 축가를 허락하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나율이 발제리카 왕을 찾아가 온갖 이야기를 다해서 발제리카 왕과 함께 출가를 했습니다. 그 당시 석가 왕가의 일족들이 같이 출가합니다. 아난 존자도 그때 출가했고 제바달타도 그때 출가했다고 합니다.
방일하면 열반의 길은 멀다
이 아나율은 그렇게 해서 출가한 분인데 하루는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있다가 깜박 졸았습니다. 졸으니까 부처님이 아나율을 불러 놓고 “네가 무엇 때문에 출가해서 수도를 한다고 하느냐?”물었습니다. “생.노.병.사 이 네 가지 괴로움이 핍박해 오는 것을 벗어나기 위해서 번뇌를 끊고자 출가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마땅히 네 마음이 견고해서 굳은 마음으로 도를 닦아야 할 터인데 어찌하여 네가 졸고 있단 말이냐”하고 부처님이 꾸지람을 하셨습니다.
아나율은 꾸지람을 듣고 “부처님 저는 다시는 잠을 자지 않겠습니다.” 하고 맹서를 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잠을 안자고 용맹정진을 하였습니다. 잠을 안자니까 눈병이 났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잠을 자라고 하셨습니다. 잠을 자라고 해도 말안듣고 계속 안잤습니다. 눈병이 더 심해졌습니다. 부처님은 “극단으로 가면 안된다. 너무 자도 안되고 너무 안자도 안된다. 중도의 가르침은 그런 것이 아니다” 하시면서 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아나율은 “부처님 앞에서 맹서했습니다.”하고 끝끝내 안잤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육신을 기르는 데는 밥을 먹어야 하고 눈을 건전하게 유지하려면 잠을 자야 한다.”하시며 또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잠이 눈의 밥이다 이런 말씀이지요. “열반에 이르는 길에도 또한 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잠을 자라.” 이렇게 부처님이 말씀하시니까 아나율이 묻기를 “열반에 이르는 길에는 무엇이 밥입니까?” 부처님은 막방일(莫放逸) 그러셨습니다. 방일하지 말라. 방일하지 않는 것, 게으르고 함부로 놀며 지내지 않는 것 이것이 열반에 이르는 길의 밥이란 말씀입니다.
『열반경』을 앍으면 방일하지 말라는 말씀이 참 많이 나옵니다. 부처님께서 아나율에게 이르시는 법문도 막방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의 광명 가운데에 내 몸을 비추어 보면서 부처님의 밝은 진리에로의 성장을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하루하루 살고 있는 이 생활이 진리에 부흥하는 진실한 삶으로서 지기 성장을 향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열반을 향해서 나아가는 삶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반을 항해서 나아가는 길에는 여러 가지 중요한 요목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방일하지 말라”입니다. 내가 공부를 좀 했다. 지식이 좀 있다. 아니면 얼마만큼 오래 닦았다 해서 방일하면 결코 열반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 꼭 먹어야 할 밥은 방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비 손길 따스한 목소리는 들려오고 있다
이 법문에서 또 한 가지 생각할 것은 부처님의 무한자비입니다. 아나율은 잠을 안자서 눈이 멀었습니다. 한번은 바느질을 하는데 바늘에 실을 꿸 수가 없었습니다. 부처님은 바늘에 실을 꿰어 주시고 제 옷을 다 꿰매어 주신 것을 압니다. 니다이라고 하면 인도 사회에서 최하층 계급의 사람이었습니다. 니다이는 똥을 치우는 것이 생업이었습니다. 한번은 똥짐을 지고 가다가 부처님을 만났습니다. 부처님을 피하려고 하다가 넘어집니다. 그래서 거리에는 똥물이 흥건하고 니다이는 거기에 넘어집니다. 당시 인도에서는 하층계급 사람은 브라흐만이나 찰제리 같은 상층계급 사람하곤 가까이에 가지 못하게 되어 있었는데 부처님 앞에서 똥을 엎지르고 넘어졌으니 정말 큰 잘못을 저지른 것입니다. 부처님은 그때 “니다이야 일어나거라 내손을 잡아라”하시고 똥 묻은 니다이를 일으키시고 그를 데리고 물가로 가셔서 목욕을 시키고 마침내 출가를 시켜서 아라한과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아나율의 바늘을 받아서 실을 꿰어 주시고 옷을 꿰매어 주신 부처님, 똥 묻은 니다이에게 “일어 나거라 내 손을 잡아라.” 하시던 부처님의 그 목소리, 그 자비하심과 따뜻한 목소리는 지금도 울려 퍼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하겠습니다. 어둡기로 말하면 아나율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바늘에 실을 꿰려고 더듬던 것과 지금의 우리의 상황이 조금도 다를 것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참된 삶을 살고 있는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길이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참된 길인가? 진리의 길인지 올바른 길인지 한치도 모르고 헤매고 있는 우리의 상태는 아나율의 눈이 어두운 것과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아나율이 더듬고 있을 때 부처님은 실을 꿰어 주시고 옷을 꿰매어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헤매고 있는 이 자리에도 부처님은 그와 같은 따스한 손길을 주시고 계십니다. 저때에 니다이에게 “일어니라 내 손을 잡아라.” 하셨던 그 말씀도 훈훈한 봄바람같이 우리 주변 모든 사람 온 국토 온 시간 위에 항상 차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상기하고 용기를 가지고 흔들림없이 합장하고 막방일법문을 향해 나아갑시다.
만법과 짝하지 않는 자 불광출판사
첫댓글_()_
일어나라 내손을 잡아라 하시는 세상에 가득한 부처님의 자비심을 보겠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내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나무마하반야바라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