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실력이 낮은 것은 결코 아니다. 국가대표로 뽑힌 K리거들이 유럽명문클럽의 선수들과 붙을 때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모두 월드컵이나 친선경기를 통해 봤을 것이다. 오히려 일본의 J리그, 중동의 돈많은 부자리그(사우디, 카타르 등)의 선수들보다 기량이 더 뛰어나며, 유럽의 프로축구리그 변방이라 일컫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리그 선수들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것은 없다.
하지만 왜 우리보다 수준 낮다는 J리그나 비슷한 수준의 오스트리아, 벨기에 리그에 비해 관중들의 수가 적은 것일까?
1. 터무니 없이 큰 경기장
사실 K리그에 관중들이 적은 것은 아니다. 다만 관중에 비해 경기장이 터무니 없이 클뿐이다. 월드컵을 위해 지어서 그렇기는 하지만, 저 모든 경기장(성남,전남 제외)이 4~6만명을 수용하는 대형 경기장이다.(성남일화 수용인원 2만 7000명, 전남 수용인원 1만 3000명) 4, 6만개의 좌석이 있는데 고작 5천~1만 석만이 자리를 차니 텅텅 비워있는 것처럼 보일 수 밖에.
네덜란드 리그의 경기장들은 수용인원 2만 명을 넘는 것들이 많지 않다. 3빅이라 일컫는 PSV, 아약스, 피예노르트만이 각기 3만명,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뽑히는 프리미어리그의 구단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풀햄, 포츠머스의 구장의 수용인원은 2만명도 채 안된다. 4만명 이상 되는 것도 아스날, 맨시티, 맨유, 리버풀, 첼시 등 얼마 되지 않는다.
만약 1만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 7천명 정도가 자리를 채웠다고 하자. 분명 좌석이 텅텅비었다고 생각이 들진 않을 것이다. (전남의 구장이 1만 3천명의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이지만, 지방이라 관중의 수가 다른 구단-서울, 인천, 부산 등에 비해 현저히 적다.)
2. 선수들이 열정이 없는 경기
축구 리그가 가장 활성화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 같은 나라는 예부터 지방마다 연고주의가 강해왔다. 특히 스페인 카탈루냐(바르셀로나) 주민이나 바스크(레알소시에다드) 주민들은 스페인에 독립을 요구해왔던 사람들로 자신의 팀이 스페인의 타 구단, 특히 레알마드리드를 이길 경우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듯 축제를 벌인다. 연고지 주민들의 이런 기대와 관심을 한껏받고, 지냐 이기냐에 따라 주민들로부터 환대를 받을수도,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는데 어찌 선수들이 매 경기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뛰지 않겠는가.
반면 K리그는 어떤가. 팀들도 적을 뿐더러(K리그 14개팀, N리그 11개팀-그마저도 이천, 고양, 창원, 강릉, 김포, 서산, 6개팀을 제외하고는 K리그의 팀과 같은 연고지를가진 팀이다.), 그 지역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연고팀이 지든 이기든 별 관심 없다.
주민들이 연고팀에 별다른 애착을 못 느끼는 점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나는 크게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 잦은 연고지 변경. 안양LG 가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하기 전까지 수원과 안양사이의 경기는 K리그사상 최고의 흥행이었다. 기업(삼성과 LG)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과 감독사이의 불화, 그리고 서정원 선수의 행방 등으로 복잡하게 감정이 얽혀 두 팀의 서포터들은 열정적으로 서로간의 팀을 응원했었다. 물론 그 같은 서포터들의 지원을 받은 선수들도 열정적으로 뛰었다. 유난히 수원vs안양전에만 옐로우카드나 파울이 많았다는 단편적 사실만 보더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양은 서울로 연고지를 옮겨버렸다. 안양 서포터들이 서울까지 가서 응원 할리는 없는 일. 결국 K리그 사상 가장 흥행했던 수원-안양전은 막을 내리고 말았다. 부천SK가 제주로 간것이나, N리그의 의정부험멜이 이천으로 옮겨가는 등, 최근에도 연고지 변경은 빈번하다. 자신의 팀이 언제 옮겨 버릴지 모르는 데 어찌 열정적으로 응원을 할 수 있겠는가.
둘째, 연고지의 희박한 계념. 제주는 인구 60만명도 안되는 작은 "도(道)"이니 제외하도록 하자. 하지만 "경남","전북","전남" 같은 방대한 지역을 연고로 한 팀들은 무엇인가 말인가. 전남을 예로 들어보자. 전남의 전용구장은 전라남도 광양에 위치해있다. 이말인 즉슨, 전남 영광의 주민이 자신 연고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전라남도를 가로질러 2,3 시간 걸러 차를 타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전남은 "광양" 팀이라고 하는 게 옳지 않나.
3. 골이 없는 경기.
축구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을 뽑으라고 한다면 바로 "골" 이 터지는 순간이다. 수 많은 수비들의 압박을 이겨내고, 골키퍼를 너머 네트에 볼이 가를 때 관중과 선수들은 희열과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K리그에선 골을 찾기 힘들다.
2006년 전기리그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승점 승 무 패
01 성남 32 10 2 1
02 포항 22 6 4 3
03 대전 19 4 7 2
04 서울 16 3 7 3
05 전남 16 2 10 1
06 부산 16 4 4 5
07 전북 16 3 7 3
08 수원 16 3 7 3
09 울산 15 3 6 4
10 인천 14 2 8 3
11 대구 13 2 7 4
12 광주 13 2 7 4
13 경남 13 3 4 6
14 제주 9 1 6 6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중상위권의 "서울"과 "전남" 이다. 각각 4위와 5위라는 비교적 높은 순위에 랭킹했음에도 불구하고 승을 가리지 못한 경기가 승리한 경기 보다 더 많다. 특히 전남은 무승부횟수가 승리보다 5배나 많은 다른 축구리그에선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사실 무승부는 그다지 문제 될 것이 없다. 문제점은 바로 이 같은 무승부들이 골이 터져나오는 과정 중 시간이 다되 마무리되는 무승부가 아니라, 골 자체가 하나도 터지지 않는 무승부란 점이다. 90분동안 선수들과 희열을 느끼지도 못 하고, 수비지향적인 접전만 보다가는 관중들이 과연 그 팀의 경기를 다시 찾을까. 물론 축구에 일가견있는 사람들은 이 수비지향적인 경기가 오히려 축구의 매력이라며 더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일반적 대부분 사람들은 골을 원한다. 골이 없는 경기는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골이 터지지 않는 경기가 이렇게 많이 양상된 이유는 바로 "전기, 후기리그제"의 영향이 크다. 전기, 후기리그제란 전기 십 수여 경기를 통해 전기 챔피언을 가리고, 후기 십 수여 경기를 통해 후기 챔피언을 가린 뒤, 전 후기 챔피언끼리 맞붙어 K리그 챔피언을 가리는 제도이다. 이 같은 제도하에선 승점 1점조차도 팀 성적을 좌지우지 한다. 전기리그 고작 13경기안에 챔피언을 가려야 하니, 승점 3점을 위한 무리한 경기보다는 승점 1점이라도 착실히 챙겨두는 것이 많은 감독들의 생각일 것이다.
조금이라도 수세에 몰리면 공격은 등한시한채 골문만 단단히 잠궈버리니 골이 터지지 않는 경기가 나오게 되고, 관중들은 골이 없는 지루한 경기에 실망을 하고, 다시는 K리그 경기에 찾지 않는 것이다.
4. K-리그 관중들을 끌어모이기 위한 대책
위와 같이 여러가지 문제를 살펴보았을 때 대책으로는 크게 세가지를 내세울 수 있다.
첫째, 구단들의 연고지 개념 확립.
둘째, 구단들의 잦은 연고지 이전 자제.
셋째, 축구협회의 전후기리그제 폐지.
ps 물론 이외에도 많은 장기적인 대책이 있겠지만 윗 글에서는 단기적인 대책만을 제시한 것이다.
구단 마케팅은 바라지 맙시다! K리그 구단들이 출발부터 현재까지 관중수익으로 먹고사는 구단은 없었고, 적자상태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태그렇게 살아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관중중심으로 나올수는 없는 일이져. 차라리 K리그 경기력 향상을 높이는 것에 대해 구단들이 고민하는게 어쩌면 더 현실적일런지 모릅니다.
오옷! 글 잘쓰셨네요. 날카로운 분석입니다. 저는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면 각 구단별 홈피에 있는 경기동영상의 소스를 개방하거나, 보다 쉽게 볼수 있도록 공유되는게 현재로선 가장 빠른 K리그 진흥책이 될꺼라 생각합니다. 현재 K리그가 재미없어 안보신다는 분들도 한번 이상은 K리그 보신 분들이고, 그 한번이라도 본 기억으로,그 고정관념으로 K리그를 판단하니 더 안보고싶고 그런거죠(K리그 중계방송도 없고, 연맹의 경기동영상도 제때 안올라오져,그렇다고 스포츠 뉴스에도 제대로 나오는 것도 아니니...)
연고지 개념은 쉽게 정착되진 못할꺼 같습니다. 삼성의 경우...연고지를 보면 야구는 대구, 축구는 수원, 농구는 서울입니다. 이거 이래서 애착과 연고지 개념 생길꺼 같습니까? 안그래도 sk와 gs가 연고지를 옮긴 마당이고, 천안에서 쫓겨난 일화는 성남에 연고지를 두고있지만 언제 쫓겨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말이져...글고, 전,후기 리그제는 폐지하는게 맞습니다. 몇 경기만 지면 바로 꼴찌되는데, 비기기나 한 골 넣고 잠그기를 유도하는 점이 있으니까요...
첫댓글 오 핵심만 찌르셨네~~ 그래도 가장 중요한건 구단들의 마케팅과 언론들이 띄어주기가 제일중요 솔직히 케이리그 애기는 간간히 나오고 그것도 수원정도 큰구단만 나오니 우리대전애기는 1년에 한번 나오면 잘나오는 것임 대전경기결과는 아예 안나오는 경우도 많고
구단 마케팅은 바라지 맙시다! K리그 구단들이 출발부터 현재까지 관중수익으로 먹고사는 구단은 없었고, 적자상태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태그렇게 살아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관중중심으로 나올수는 없는 일이져. 차라리 K리그 경기력 향상을 높이는 것에 대해 구단들이 고민하는게 어쩌면 더 현실적일런지 모릅니다.
오옷! 글 잘쓰셨네요. 날카로운 분석입니다. 저는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면 각 구단별 홈피에 있는 경기동영상의 소스를 개방하거나, 보다 쉽게 볼수 있도록 공유되는게 현재로선 가장 빠른 K리그 진흥책이 될꺼라 생각합니다. 현재 K리그가 재미없어 안보신다는 분들도 한번 이상은 K리그 보신 분들이고, 그 한번이라도 본 기억으로,그 고정관념으로 K리그를 판단하니 더 안보고싶고 그런거죠(K리그 중계방송도 없고, 연맹의 경기동영상도 제때 안올라오져,그렇다고 스포츠 뉴스에도 제대로 나오는 것도 아니니...)
연고지 개념은 쉽게 정착되진 못할꺼 같습니다. 삼성의 경우...연고지를 보면 야구는 대구, 축구는 수원, 농구는 서울입니다. 이거 이래서 애착과 연고지 개념 생길꺼 같습니까? 안그래도 sk와 gs가 연고지를 옮긴 마당이고, 천안에서 쫓겨난 일화는 성남에 연고지를 두고있지만 언제 쫓겨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말이져...글고, 전,후기 리그제는 폐지하는게 맞습니다. 몇 경기만 지면 바로 꼴찌되는데, 비기기나 한 골 넣고 잠그기를 유도하는 점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