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지난 2일 이승엽의 56호 홈런를 피날레로 장식하면서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유례없는 선두권 다툼과 함께 개인타이틀 경쟁도 후끈했다. 이승엽의 아시아 최다 홈런 등 의미있는 기록까지 나와 관중수가 전년대비 무려 14%나 증가했다. 올 정규리그를 팀 성적과 개인타이틀, 두 차례에 걸쳐 결산해본다. /편집자주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극심한 성적 양극화와 유례없는 선두 쟁탈전이었다.
기아와 삼성이 개막하자마자 8연승, 10연승을 달리고 현대도 시즌 초반 11연승을 거둔 반면 롯데와 두산은 7연패, 8연패에 빠졌다. 이같은 초반 명암은 중반에도 이어져 일찌감치 선두권과 하위권이 결정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순위 싸움은 치열했다. 특히 선두 다툼은 볼 만했다. ‘사상 처음’이라 불릴만큼 기아 현대 삼성의 경쟁은 막판까지 안갯속이었다. 4강 진입을 놓고 SK와 한화의 혈전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들어 야구팬들은 매일 순위표를 확인할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은 큰 기복이 없었던 현대가 차지했다.
공격에선 심정수가 출루율·장타율 각 1위와 타격 2위(타율 0.335)에 오르며 팀공격을 주도했고 마운드는 정민태가 연승행진으로 투수왕국의 에이스역할을 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아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페넌트레이스 1위를 놓쳤지만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기아의 2위 원동력은 팀 방어율 1위를 차지한 마운드였다.
토종 에이스 김진우와 최상덕, 1년차 신용운은 나란히 11승을 거두며 용병투수 마크 키퍼의 퇴출과 다니엘 리오스의 부진 공백을 메웠고 베테랑 이강철은 막판 불을 지른 소방수 진필중 대신 마무리로 나서 팀의 뒷문을 책임졌다.
타선은 최고의 대도(도루 50개)로 화려하게 복귀한 ‘야구천재’ 이종범과 지난해 타격왕 장성호가 3할대 타율로 공격의 쌍두마차를 견인했다. 홍세완은 수비(유격수) 부담에도 22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4번 타자 몫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은 이승엽-마해영-양준혁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클린업트리오를 보유했지만 마운드 부재를 절감하며 3위로 내려 앉았다.
SK는 초보 사령탑 조범현 감독의 ‘데이터야구’와 영건 마운드를 앞세워 2000년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었다.
시즌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던 한화는 전반기 부진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4강 진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LG는 주전들의 부상 결장 공백을 절감하며 5위에 그쳤다.
또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가파른 하향세에 접어든 두산은 7위로 추락했고 롯데는 시즌 중 사령탑 교체라는 극약처방에도 3시즌 연속 최하위의 수모를 되풀이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