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회 정기모임 양림동

[범고개]

무안 도리포에 가서 뻘 위로 지는 해를 보거나

영광 함평 땅 사이로 뜨는 해를 보자고 그 쪽을 약속했는데, 막상 날이 다가오자

바뀐다. 교장들의 교육계획 설명회 출장도 그렇고

연만하신 어른들이 추위를 잘 이겨내시기가 쉽지 않아,

결국 광주 시내로 하다가 내가 양림동을 언급하자 그리로 정해진다.

양림동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광주 이 부근에서 교직에 계셨던 분도 있고하니

별 문제 없을 것이다. 조희영 교장님도 그렇고, 민교장님도 방림동에서 오랫동안 사신 것으로 알고 있다.

말씀을 아끼시지만 민교장님은 방림성당 신축공사할 때 신도회장하시며

이견차이로 그만두셨다는 말씀을 하신 것도 기억난다.

10시 반 만남이라 느긋하게 나서 1번을 타려는데 봉식 형님이

고향 친구들과 무등산에 가는 날이라며 같이 타신다.

학교 때 선생님이시면서 동네 친구의 형이기도 해 형님이라고 하지만

얼른 말 나누기가 어렵다.

그래도 옛 교직 이야기를 하며 같이 앉아 가다보니 어느 사이 양림동에 다 와 후다닥 내린다.

정율성 생가를 보며 양림오거리를 찾아가니 벌써 여러분이 와 계신다.

부지런한 제교장 손교장님은 펭귄마을을 돌고 나오셨다.

안교장이 조금 늦어 소녀상  앞에서 기다리다, 다시 펭귄마을로 가자고 한다.

최영자 선생님과 최은희 강연숙이 못오고 다 왔다.

박춘하 손효근 두분은 서울에서 이웃이 되었다며 이야기가 한창이다.

펭귄마을 막걸리 구판장엔 동네 늙은 남정들이 벌써 잔을 기울이고 있다.

술 마시는 사람이 없는데도 내가 한 병을 시킨다.

두부는 싱싱하지 않다며 오뎅국물을 내 준다.

안교장이 동그란 펑튀기를 사 안기고 난 번데기까지 주문하며 늦은 벌값이라고 우긴다.

선 채로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최승효 가옥으로 가는데 닫혔다.

돌아나오는데 고등학생이 낀 가족이 온다. 제주에서 남도 투어중이라고 한다.

한희원 미술관에 들르는데 자전거를 타고 주인이 들어온다.

학생에게 주인이라며 괜히 아는 척을 한다.

한 선생은 제주의 강요배 화백을 말한다.

난 밖에서만 서 있다가 돌아 나온다.

이장우 가옥에 들러 문 위의 편액들 글씨를 제교장님께 여쭌다.

문간방 앞 토방에는 신발이 몇 켤레 있고 마루는 반질반질 윤이 난다.

유리에 둘러싸인 안채 큰 마루는 회색으로 빛을 잃었다.

문을 열어주지 않은 최승효 가옥의 마루짝은 어떨까 괜히 걱정이 된다.

오래된 집은 사람이 살아야 한다. 사람이 살고 있는 기둥이 기울어진 집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고 혼자 주장한다.

조희영 교장님이 알아 둔 한정식 집에 가서 점심으로 쇠고기를 구워 먹는다.

소주와 맥주를 시켜 내가 가장 많이 마신다.

민교장님이 자꾸 술을 따뤄 주신다. 민교장님도 소주 세 잔은 하신다고 하니 좋다.

손교장님과 박혜숙 선생님은 조제술을 몇 잔 마신다.

하신자의 회원 가입을 논의하다가 모임의 입회와 탈퇴에 대해

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다.

식사 후 차 한잔 나누자고 커피집을 향하는데 길 아랫쪽에 윤회매 찻집이 보여 들어간다.

오래된 집에 음악이 조용하다. 주인이 이덕무가 창안한 윤회매를 밀랍으로 재현해냈노라고 설명을 해 준다.

모과차를 마시고 홍시 반쪽도 내와 먹는다.

장 안 현직 두 교장이 먼저 나간다.

다시 양림 오거리로 나와 조교장님이 여성회원들을 태우고 가시고

제 민 두 교장님은 버스를 타러 금남로 쪽으로 걸어가신다.

난 봉선동쪽으로 걸어가다 정율성 생가를 담 넘어로 보고 양림산으로 오른다.

양림교회를 들러 선교사 사택을 보고 양림산 선교사 묘지를 대충 들렀다가

빨간 열매가 가득한 호랑나무 가시를 보고 간호대 기숙사를 지난다.

하얀 개 한마리가 한참을 따라 온다.

호남신학대학으로 내려가며 개를 쫒는다.

사직공원 전망대는 지나치고 향교지나 광주공원을 들러 버스를 타려한다.

기훈이가 전화 해 병관이한테 술 마시러 가잔다.

6번을 타고 나온다 해 향교까지 걸었다가 충파 앞에 이르니 6번이 온다.

기훈이가 타 있다. 문화동에 가서 병관이를 만나 술에 취했다.

퇴근하는 병관이 아들에게 친구를 인계하고 둘이서 택시르르 타고 풍암동에 와

노래방에 가서 기훈이의 노래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