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코르토나의 작품<사비니 여인의 유괴>1629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는 나폴레옹 시대의 화가 쟈크 루이 다비드가 1799년에 그린 <사비니 여인들>이라는 유명한 그림이 있는데 이 그림을 보면 어떤 여인들은 서로 싸우려고 대치한 두 군대 사이에 서서 싸움을 말리고 있고, 또 어떤 여인들은 아기를 번쩍 들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 일까?
사건의 전말은 대략 이렇다.

[다비드의 작품 <사비니 여인들> 1799년]
팔라티노 언덕 위에 로마라는 나라를 세운 로물루스는 인구가 너무 적은 것이 문제였기 때문에 아실룸 이라는 성역을 만들어 외부에서 피신해온 도망자들이나 범죄자들을 일정기간 보호한 후에 시민으로 받아 달였다. 하지만 인구를 늘리려면 장기적으로 볼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식을 많이 낳아야 하는 것인데, 문제는 로물르스의 추종자들 중에는 여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고민 끝에 기막힌 묘수를 생각해 냈다.
로물루스는 축제를 열어 주변에 사는 사비니 사람들을 초대하면서 여동생이나 딸들을 꼭 대려오라고 신신당부했다. 사비니족의 왕 타티우스는 로물루스가 배푼 축제에 백성을 데리고 참석했다. 축제가 절정에 이를 때쯤 사비니 사람들은 로물루스가 제공한 술에 완전히 곯아 떨어졌던 모양이다. 바로 이때 로물루스의 작전대로 로마의 장정들은 사비니 여인들을 모조리 납치했다. 정신 차린 시비니 남자들은 모두 쫓겨나고 납지쵠 사비니 여인들은 거칠기 짝이 없는 로마 장정들과 강제로 집단 결혼을 하고 말았다. 얼마 후 사비니 남자들은 완전무장하고 납치된 여인들을 구하러 로마에 쳐들어 왔다. 로마군과 사비니군이 일전을 벌이려고 서로 대치하자 이미 로마 장정들의 아내가 되어 자식까지 낳은 사비니 여인들은 어떨줄 몰라 했다. 왜냐하면 로마군이 지게 되면 과부가 되는 것이고, 사비니군이 지게돼면 고아가 되는 기구한 운명에 처하기 때문이다. 여인들은 로마군과 사비니군 사이에 뛰어 들어 태아난 아기들을 번쩍 들고 "우리는 어떡하란 말이냐"라고 외치면서 싸움을 말렸다. 그러사 로마군과 사비니 군은 어쩔 수 없이 서론 손을 잡고 평화적으로 결합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로마는 다민족 국가로서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으며, 적당한 인구를 확보한 다음부터는 정복한 민족들도 로마인으로 동화애 가면서 강력하고 거대한 다민족 국가로 서서히 떠오르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로마시민이란 말은 있어도 로마민족이란 말을 있을 수 없다. 마치 미국 시민이란 말은 있어도 미국 민족이라 말은 없듯이
자료 출처 : 콜로세움이 무너지는 날이면, 정태남, 조선일보 생활미디어(주)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