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사의 두 사람의 불사정승 풍도(馮導)들이 있는데,
하나는 김종필씨, 또 하나는 고건 씨입니다.
고건 씨는 대통령 권한 대행에 오름으로서, 관료로서의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그가 국회 연설을 거부했다고 해서 개혁세력들은 환호를 부르는데,
이는 역사에 대한 무지 때문입니다.
무력으로 왕이 된 사람이라도, 막상 무력한 전 왕이 왕위를 바친다고 하면,
대성통곡하며 머리를 바닥에 찧고 세 번 거절하는 것이 동양의 예의입니다.
세번 거절한 후에야 비로소 하늘의 뜻 어쩌구 하면서 왕위에 오르는 것입니다.
두고 보십시오. 박관용 의장도 말년으로 모양새를 구기지 않기 위해 끝까지 자위권 발동 안 할 것이라고들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했습니다.
고건 씨는 지금 나서 봐야 꼴만 우스워질 것입니다. 절대로 모험은 하지 않는 성품이긴 하지만, 이기는 쪽이 어디라는 냄새를 맡을 능력이 없었으면 지금까지 살아남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일단은 침착하게 국정을 안정시키는 시늉을 하면서, 몸값 올리기에 치중하게 될 것입니다.
어차피 고건 씨는 탄핵이 철회되면 사임해야 할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대선에 나가기에도 적당치 않은 분이고요. 현 체제를 고수한다고 해서 그에게 얻어지는 것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최대한 몸값을 올려, 어떤 결말이 나든 자신에게 최대한 이익이 되는 쪽으로 행마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의 몸값 올리기가 어떻게 끝날지 두고 봅시다.
이번 주 금요일 쯤에는 대세는 얼추 잡힐 겁니다. 민주당에서 나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어차피 전부터 나갈 마음이 있던 사람들이고, ㅎ당의 내분도 대의 앞에서는 조용해졌습니다.
총선까지는 아직 한 달이나 있습니다. 중간에 어떤 변수가 일어날 지 예측 불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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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결정에 대해 한 마디만 해 두지요.
법조인들 사이에서 이회창씨의 위치는, '지존'입니다.
"난 안 그렇게 생각한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법조계의 주류에서 이회창씨에 대한 존경심은 대단합니다.
법리고 뭐고 결국 한국에서는 엿장수 맘대로라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판사들은 튀는 행동을 헀으면 그 자리까지 오르지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7-2로 판결이 날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죠.
카페 게시글
천하대란과 개벽 게시판
몸값 올리기에 나선 고건 씨....
P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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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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