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서울의 봄' 광주민주항쟁에서부터 1990년대초 격동의 시기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그 역사적 사건의 상세한 고백과 각각의 투쟁이 맺고 있는 인과 관계를 밝히는데 주력하였다. 또한 19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펼쳐진 세계 정세의 대격동이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달성하는데 어떻게 작용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미국 레이건정권의 군사·정치·경제에 걸친 세계전략이 한반도에 끼친 영향, 5공정권의 지배논리와 경제정책이 남한 민중의 처지에 끼친 영향, 북한의 내적 고민과 그 해결을 위한 정책, 80년의 광주민중항쟁, 87년의 6월항쟁 및 7·8월 노동자투쟁으로 대표되는 민중운동의 전개과정, 89년 이후 대중적 호응을 얻게 되는 통일열기와 민족대단결 기운 등을 규명한다. 이러한 과거의 역사의 규명을 통해 앞으로 우리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바를 조망해 보려 하였다.
본문 중에서
그러나 전두환 정권의 장기집권 음모가 노골화되기 갈수록 민중의 저항 의지는 그에 비례해서 한층 놓아져 가고만 있었다. 그러던 중 사태를 극적으로 뒤집는 사건이 터졌다. 경찰이 서울대생 박종철 군을 고문, 끝내 목숨을 앗아가고 만 것이다. 전두환 정권의 본질을 집약적으로 보여 준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중이던 박종철 군이 남영동 대공분실에 연행된 것은 1987년 1월 13일. 연행 사유는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사건으로 수배중이던 박종운 군의 소재를 찾기 위한 참고인 조사였다. 요컨대 박군은 수배자나 피의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의 광기는 이미 물불은 가릴 단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참고인임에도 불구하고 박종철 군은 강제 연행된 직후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10여 시간 동안 불법 감금된 상태에서 엄청난 폭행과 물고무 그리고 전기고문을 받아야 했다. 그러다가 끝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사건이 터지자 당국이 평소 해왔던 대로 사건을 얼버무리려 했다. 경찰 당국은 박종철 군이 심문을 시작한지 30분 후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발맞추어 문공부 홍보조정실은 각 언론사에 '보조지침'에 시달하여, '박군이 심장마비로 쇼크사한 것으로, 1단 기사 처리'하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당국은 박군의 심장마비 쇼크사를 뒷받침할 목적으로 박군이 평소에 폐결핵을 앓고 있었다는 근거 없는 낭설을 퍼뜨리기도 하였다.
저자의 말
1980년대는 우리 모두에게 잠시도 여유를 가질 수 없었던 숨 가쁜 한 시기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광주민주항쟁과 6월민중항쟁, 그리고 7·8·9월 노동자 대투쟁을 사이에 두고 수많은 투쟁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참으로 고난의 대행군이었습니다. 이 과정속에서 수많은 민중들이 역사의 제단 위에 자신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또한 구속, 수배, 해고 등 온갖 고통을 감내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역사의 전진을 가로막는 장애들물을 하나 둘씩 넘어섰습니다.
그러기에 1980년대는 우리에게 역사의 발전에 대한 믿음을 안겨 준 가슴벅찬 시기였습니다. 아마도 어려운 순간에 부딥힐 때마다 1980년대의 험난했던 순간들을 돌이켜 보면, 반드시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 소개
박세길 : 1962년 충북 영동 출생. 서울대학교 철학과 수학. 주요 저서로는「다시 쓰는 한국현대사1, 2」「한국경제의 뿌리와 열매」「한국사회의 현단계」등이 있다.
그대..!! 아직도 박정희의 경제신화를 믿고 있는가?
내가 다시쓰는 한국현대사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그러니까 1993년.. 강남 도서관의 서재에서 국사 현대사 부분의 발표를 위해서..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다가.. 투박한 디자인과 활자의.. 책을 무심코 집어드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부터 3일동안 나는 다시쓰는 한국현대사를.. 손에서 뗄 수 없었고.. 가슴이 턱턱 막히는.. 억울한 감정을 억누르며.. 간신히 책장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러 95년.. 대학에 들어와.. 사회철학 연구 동아리에 들어갔을 때.. 맨 먼저 권했던 책도.. 다시쓰는 한국현대사였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 구구절절 말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이 모두 옳다고 항변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역사를.. 그리고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 있으며.. 보는 각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그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 다시쓰는 한국현대사는.. 내게 이런 중요하고 소중한 의미들을 깨우쳐 주었다.
한국의 현대사를..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몫이 아닌.. 우리 아버지.. 어머니.. 이 사회를 이루는 민중의 몫으로.. 한 번쯤 생각해보고 싶다면.. 부디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박정희 경제신화의 다른 이유를 꼭!! 확인하기 바란다..!! 미국의 잉여농산물 도입에 따른 농민의 대거 몰락과 그로 인한 대량 이농과 도시빈민의 양산이야말로 노동자계급의 저임금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 되어 왔다. 그런 의미에서 남한의 농민과 도시빈민 그리고 노동자계급은 하나의 운명의 사슬에 묶여 있는 것이다. - 다시쓰는 한국현대사 P 178-179 -
우리때는 다쓰현이라 불렀는데.. 부르는 명칭이 좀 다르군요...
대학교 2학년 때 1학년 후배들을 위한 공개교양강좌 텍스트로 선정이 되었고 그 때 소위 간사로 들어가면서 접해보았습니다. 그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정말로 우리에게 이러한 역사가 있었는가 하는 의아함과 의심쩍음,, 그러나 더 읽다보면 확신을 얻게 되고 거기에 나오는 분노, 타오르는 열정.. 이런 것들이 공통된 특징이었지요... 이미 읽은지 한 9,10년 가량 되었지만 그 때의 기억은 생생하군요..
한국사회의 모순구조를 잘못 인식하게 끔 한 물론 당시 80년대, 90년대 초반 학생들의 인식이 모드 그러하였지만,...가장 대표적인 책을 들어라 하면 그것은 바로 다쓰현입니다.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대외적인 모순의 내적인 체현과 내부모순의로의 심회과정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아마도 그러한 부분을 밝혀냈더라면 재미가 없을 것이고 그리 감동적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책으로 외적인 물리력 즉 미국이라고 하는 열강과 한국민중이라는 대립구도로 한국 현대사를 설명한 대표적인 책입니다. 이 질문을 처음 올리신 분이 이 다쓰현을 읽고 싶다면 50%정도의 신뢰만 가지고 처음 읽으시기를 바랍니다(물론 글의 내용이 신빙성이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님).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역사와 사회과학은 과학이지 감정의 산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80년대의 뜨거운 열정(물론 지금은 다 한순간의 추억으로 치부하면서 대부분이 살고 있지만) 같은 것은 사실 역사발전에 있어 해가 되지 득이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책을 읽으시고 절대로 감동받거나 분노하거나 하지 마시고 침착하게 차가운 눈으로 읽으세요.. 그러면 아주 유익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첫댓글 인터넷찻기로 아이 숙제 봐주다가 열받아서 ... 정신없이 마구 올렸더니 실수를 ... 고쳣슴다 운영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