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행복한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대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고아로 보육원에서 자랐다.
그는 "어머니는 네 살 때 집을 나갔고
공부하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입학해서도
노력할수록 내가 더욱 행복한 사람이 되어갈 때 나는 내게 감사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내 좌우명"이라고 했다.
실기 시험 노래를 부르다 울어버렸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성운이는 네 살에 엄마가 집 나간 뒤로 엄마를 불러보지 못했다.
아버지는 성운이를 인천 어느 보육원에 맡기며 말했다.
"네가 4학년 되면 데리러 오마."
성운이는 보육원 형들의 괴롭힘을 참아내며 4학년 되기를 기다렸다.
아버지는 오지 않았다. 5학년이 되자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왔다.
▶성운이는 중학 2학년 때 보육원을 나와 혼자 자취를 했다.
배고팠다.
하루 한 끼, 학교 급식뿐이었다.
외로웠다.
자취방에 돌아오면 말 건넬 사람이 없었다.
한 해를 버티다 다른 보육원을 찾아갔다.
"미쳤다"는 소리 들으며 공부에 매달렸다.
어떤 꿈을 꾸든 꿈에 이르는 길은 공부밖에 없었다.
2008년 '사회적 배려'를 받지 않고 수학·과학 특기자로
서울대 동물생명공학과에 들어갔다.
생활비와 월세를 버느라 대학 4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생 김성운은 아르바이트 월급을 쪼개
친구들에게 밥 한 끼 사주며 커다란 행복을 맛봤다.
4학년 때부터는 보육원 동생들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줬다.
열여덟 살 되면 보육원을 나와 혼자 살아야 하는
아이들의 외로움, 막막함, 두려움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보육원을 돌며 꿈을 말하는 사이 스스로 어릴 적 아픔이 가라앉았다.
상처를 나누면서 상처가 아물어 간다는 것이 놀라웠다.
▶김성운은 올 초 일반 전형 공채를 거쳐
생명공학 의약품 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입사했다.
그가 그제 부산서 열린 삼성그룹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樂書)'에 연사로 나섰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꿈, 고민을 함께하고 '낙서'처럼 즐겁게 소통하자는 자리다.
2011년부터 삼성 CEO들과 여러 분야 멘토들이 24만 젊은이를 불러 모은 무대에
신입 사원이 오르긴 처음이라고 한다.
그는 3500여 대학생들 앞에서 희망·나눔·행복을 말했다.
▶김성운은 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했다.
"나 역시 몇 달 전만 해도 취업을 고민했습니다.
생각대로 안 풀리거나 감당키 어려운 시련이 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되새기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반드시 옵니다."
김성운은
아래 대신 위를 보고,
뒤 대신 앞을 보고,
안 대신 밖을 보고 뛰어왔다.
그러자 불행도 제풀에 지쳤다.
스물여섯 살 젊음이 하도 눈부셔서 더 보탤 말이 없다.
이형기의 시 한 줄 말고는.
'행복하고 싶었던 그 시절이/ 실은 행복한 시절이었다.'
귀주에서 거란족을
물리치고
당당히 돌아온 강감찬을 위해 현종이 연회를 베풀었다.
강감찬의
자리는 현종의 바로 옆이었다.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진 연회상 앞에서 한창
흥이 무르익을 무렵
강감찬이 현종의
눈치를 살피며 슬며시 일어섰다.
현종이 왜 그러느냐고 묻자 강감찬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아뢰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면서 강감찬은 내시를
향해 따라나오라는 눈짓을 보냈다.
내시와 마주 선 강감찬은 먼저 주위를
살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
"내가 조금 전
밥을 먹으려고 밥주발을 열었더니 빈 그릇이더구나.
아마도 너희가 실수를 한 듯싶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내시의 얼굴은 노랗게 질렸다.
그날의 주인공은 강감찬인데 주역에게
그 같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이
성미 급한 임금에게 알려지면 벌을 받을 것이 틀림없는 일이었다.
"장군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내시는 무릎을 꿇은 채 벌벌 떨며 잘못을 빌었다.
그러자 강감찬은 두
팔로 내시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됐다. 그만 일어서거라. 내
한 가지 묘안이 있으니 시키는 대로 하여라!"
강감찬은 내시의
귀에 무언가를 나지막이 속삭였다.
잠시 후 연회장으로 돌아온
강감찬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때 내시가 강감찬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장군님, 진지가 식은 듯하오니
바꿔드리겠습니다."
"심는대로
거둔다"
어느 동네에 욕심 많은 사람이 빵집을 했습니다.
이 빵집 주인이 아주 잘 익은 빵을 가마에서 막 꺼내는데
이웃 사람이 그 빵의 고소한 냄새를 맡으면서 하는
말이
"야! 빵 냄새 너무 좋다! 이 빵 냄새 맡으면 기운이 나고
너무 너무 좋다" 그랬습니다.
빵집 주인이 그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왜 내가 여태껏 이 생각을 못했지?`
저 사람 기분 좋게 한 것은 내 빵인데,
나는 빵 만드느라 열심히
고생하고 빵을 만들어 냈는데 냄새는 저 사람이 맡으니까,
이제는 빵 먹는 값뿐만 아니라 빵 냄새 맡는 값도 받아야 되겠다.
특히 이웃집 사람이 가장 많이 맡았으니까,
이 사람부터 받아야겠다. 이런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웃집 사람에게 `그 동안 이웃에 살면서
매일 상당한 양의 빵 냄새를 맡았으니 냄새 값 주시오`
그랬으니
그 사람이 주겠습니까?
안 주겠습니까?
여러분같으면
줍니까?
안 줍니까?
이웃집 절대 안 주겠다는 겁니다...그러니까,
빵집 주인은 정식으로 법원에 빵 냄새 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소문이 나서 동네 사람들은 재판장에 다 몰려 왔습니다.
`야! 판사가 어떻게 재판할까?`
빵집 주인의 열띤 주장을 다 들은 재판장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일리 있다고 판결을
내리는데
"이웃집 사람은 빵냄새를 맡아서 기분이 좋았으니, 냄새값 100만원을 지금 지불하시오"
10만원도 아니고 100만을 하라니,
어떻합니까?
이웃집 사람은 뭐 씹은 얼굴로 100만원을 주머니에서 꺼내어
주었습니다.
빵집 주인은 돈을 끌어 안고 얼굴에 함박 웃음을 띠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런데 재판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 판결이 안 끝났습니다.
이제 다시 빵집 주인은 100만원을 이웃 사람에게
돌려주시오.
이웃 사람은 빵 냄새만
맡았을 뿐 빵을 가져오지는 않았으니,
빵집 주인도 돈을 만지면서 기쁨을
누렸으면 이제 다시 돈을 돌려주시오."
순간 재판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쳤습니다.
터무니 없는 욕심을 부린 빵집주인은 망신을 톡톡히 당했습니다
"80보다 20이 더 중요한
재테크"
금융기관의 고객 중 20%의 상위고객이 기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우편물
중 20%만이 수신자에게 만족을 주고 80%는 쓸모 없는 것들이다.
사람들이
즐겨 입는 옷의 80%는 옷장 속에 걸린 옷들의 20%에 불과하다.
집중한
20%의 시간이 80%의 성과를 달성한다.
이처럼
어떤 결과의 80%는 20%의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을 ‘80/20법칙’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가 소득분포의 불평등에 관한 연구를 하다가
발견한 법칙이라 하여 ‘파레토의 법칙’으로 불리기도 한다.
투자에서도 80/20법칙이 적용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수익의 80%는 20%의 투자처(상품)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주식 10종목에 투자했을 때 2종목 정도만 큰 수익을 내고
나머지 8종목은 수익이 별로 나지 않거나 손실이 날 수 있다.
그래서 위험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한마디로
이 법칙은 ‘전체결과의 80%는 전체원인의 20%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려면 핵심원인
20%에 집중하여 80%의 최대결과를 내자는 것이다.
이는
워렌버핏의 가치투자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즉,
전체 상장종목 중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기업 20%를 선택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저평가되었다고 생각되는 종목에
자산의 80%를 집중 투자하는 방법이다.
80/20법칙은 투자에서도 다음과 같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첫째, 투자수단을 선택할 때
활용하라.
투자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다. 주식, 부동산, 채권, 펀드, 미술품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
주식에도 업종별 수십 개의 종목이 있고, 부동산의 종류도 한두 개가 아니다.
투자를
결정할 때 이 모든 것들을 다 파악할 수는 없다.
따라서
중요한 투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를 분류하여
중요한 투자에 보다 많은 시간과 자산을 써야 한다.
예컨대
부동산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주식이 올라간다면,
당연히 주식에 보다 많은 리소스를 집중하고
부동산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져야 한다.
둘째, 80/20법칙은 집중투자를
강조한다.
물론
분산투자를 배격하는 것은 아니다.
분산투자를 인정하되 전체 수익은 전체 투자처의 20%에서
집중적으로 나온다는 점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즉,
가급적이면 잘될 만한 투자자산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예컨대
10개 종목에 투자했는데 그 중 2개 종목이 잘 되고 있다면
잘되는 2개 종목에 좀 더 집중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집중’에는 잘되는 2개 종목에 여유자금을 더 투자하는 방법도 있겠고,
잘 안
되는 8개 종목의 투자비중을 줄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셋째,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방법을
중시하라.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생활하는 사람이 반드시 현명하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성실하지 않아도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사람이 현명한 것이다.
투자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투자에 관해 많은 책을 읽고
많이 고민했다고 모두 투자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단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바로 실행에 옮기고 즐거운 마음으로 몰두하는 것,
그것이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이처럼
80/20법칙은 재테크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
법칙을 제대로 활용하면 당신은 성공적인 재테크를 할 수 있다.
80/20법칙을 잘 활용하면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있다.
이
법칙의 핵심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파악하고, 필요 없는 것에
낭비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중요한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즉,
성공할 수 있게 만드는 20%의 대상에 집중하고, 나머지 80%는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그래서
80/20법칙을 다른 말로 ‘최소 노력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모두들
힘들다고만 한다. 힘들다고 하면 할수록 의욕만 없어질 뿐이다.
오히려
앞으로 집중할 20%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많았으면 한다.
"모디노믹스"
인도 타타그룹은 2008년 국민차 '나노'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공장은 서벵골에 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농지 수용을 반대하는 농민 시위에 부딪혀 공장을 짓다 말고 두 손 들고 나왔다.
코가 댓자나 빠진 타타그룹 회장 라탄 타타에게 휴대전화 문자가 날아왔다.
'구자라트에 오는 걸 환영합니다.'
구자라트주(州) 총리였던 나렌드라 모디였다.
타타는 나흘 뒤 구자라트로 공장을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모디는 타타에게 주정부 땅을 내주고 주변 농지까지 대신 사줬다.
이걸 본 미국 포드와 프랑스 푸조가 구자라트에 자동차 공장 부지를 달라고 했다.
시장과 기업을 중시하는 모디의 메시지가 확실하게 세계로 퍼진 것이다.
구자라트의 성장률은 모디가 주총리를 맡았던 2000년대에 평균 6.9%였다.
인도 전체 성장률 5.6%보다 1.3%포인트 높았다.
성공한 모디의 경제정책을 '모디노믹스'라고 불렀다.
▶모디는 지난달 총선에서 인도국민당(BJP)이 압승을 거두면서 총리에 올랐다.
국민은 모디가 구자라트에서 약효를 발휘한 '모디노믹스'에 기대를 걸었다.
최근 시들해진 인도 경제에 다시 시동을 걸어주길 바라며 표를 줬다.
인도는 작년 하반기만 해도 취약한 신흥국 다섯 나라를 가리키는
'프래자일 파이브(fragile five)'에 꼽혔다.
외국인 자금이 빠지고 환율이 치솟았다.
모디 총리 취임 후 주가는 오르고 외국인 투자는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
▶인도 열차 시스템이 얼마나 뒤떨어졌는지 이런 우스개가 있다.
외국인 비즈니스맨이 좌석을 예약하고 출발 시간 3~4분 전에
역에 갔더니 이미 기차가 플랫폼을 벗어나고 있었다.
"예정 시간보다 먼저 떠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자 역무원이 말했다.
"저 열차는 한 달 전 출발 예정이었던 열차다. 당신이 탈 기차는 언제 올지 모른다."
모디의 첫 경제정책 카드가 철도 요금 인상이다.
철도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25일부터 기찻삯을 14.2%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모디는 총선 때 세계 수준 항구를 건설하고 산업단지와
항구를 잇는 고속열차를 들여와 인도를 생산·수출 허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공약을 지키려면 4조4000억원에 이르는 철도 보조금을 줄여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모디는 "인도 경제가 건강해지려면 쓴 약을 삼켜야 한다"고 했다.
한국 경제 앞엔 가계 부채, 공기업 개혁 같은 과제가 쌓여 있건만
사탕을 선물하겠다는 정치인들만 판을 친다.
우리에게 '쓴 약'을 삼키라고 말할 지도자는 언제쯤 나타나려나.
모디노믹스의 첫 정책… '철도요금 인상'
서민들 강한 반발 불구 "쓴 약 삼켜야 印경제 강해져"
뉴델리~뭄바이 구간 1450㎞, 3100원… 세계에서 가장
싸
서민 출신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첫 경제 정책이
인도 서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인도 경제가 건강해지려면 '쓴 약'을 삼켜야 한다"며
"내 인기가 떨어질 수 있겠지만 나중엔 후한 평가가 따를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모디 총리가 취임 후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막대한 정부 지출을 통해 유지해 온 인도의 값싼 철도 요금이다.
인도 정부는 20일 '개인 요금 14.2%, 화물 운송비
6.5% 인상'을 골자로 하는 철도 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모든 열차를 국가가 관리하는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값싼 요금으로 철도 서비스를 운행하고 있다.
가장 많은 승객이 오가는 '뉴델리~뭄바이' 구간(거리 1450㎞)은 3100원이면 충분하다.
인도에선 국민의 75%가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철도 요금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왔다.
정부가 지난해 철도청에 쏟아부은 돈은 2600억루피(약 4조 4000억원)에 이른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인상 조치로 정부가 연간 800억루피(약 1조 3000억원)의
보조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인도 재무장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금 인상은 힘들지만 올바른 결정"이라며
"철도는 이용자가 정당한 대가를 지급할 때만 생존할 수 있다"고 썼다.
"등산과 폐의
관계"
‘폐암수술 권위자’ 심영목 교수가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다니지만 왜 좋은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막연히 ‘건강에 좋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평소 호흡할 때 신체의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약 40%가량은 항상
남아있다고 한다.
그러나 깊은 호흡을 계속 할 때는
40%정도 남아있는 노폐물이 거의 배출된다고 한다.
그게 바로 등산이 좋은 점이다.
높은 산에 올라갈 때 수
시간 동안 계속 깊은 호흡을 할 수밖에 없다
자연을 보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등산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신체의 노폐물이
배출돼 건강에 도움도 되고, 정신까지 상쾌해지는 경험은 누구나
했을 것이다.
폐암수술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삼성서울병원 심영목 교수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폐암수술의 대가, 폐암 사냥꾼이라고 평가를 받는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 심영목 교수가 왜 산을
좋아하는지,
등산을 자주 하는지 한번
들어보자
그는 명실상부 국내 폐암·식도암 수술 1인자다.
그로 인해 삼성서울병원
암 수술팀은 국내에서 명성과 권위를 인정받을 뿐 아니라
암 완치율과 생존율면에서 미국, 일본 등 세계적인
병원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삼성서울병원을, 아니 암센터를 개원 1년 만에
세계적인 병원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며
일등공신이다.
폐와 산, 산과 폐에
대해서 그를 떠올려 봤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척
상관관계가 높다.
산에 가면 폐와 심장이 좋아지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높은 산에 올라가려면
기본적으로 폐활량이 많아야 한다. 또 외과 의사는 수술해야
한다
수술은 기본적으로
냉철함과 강한 체력을 필요로 한다.
어머니 같은 자상함과 아버지 같은 배짱도 갖춰야 한다.
이 모든 것 다 아우르는
도전정신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산과 수술, 수술과 산의 관계는 도전정신에서
시작된다.
적어도 심영목 교수에게는
그렇다. 그의 산 이야기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풀어보자.
그는 유전적으로
결함(?)을 갖고 있었다. 차를 타기 전까진 몰랐다.
어릴 때부터 차를 탈
때마다 차멀미를 겪었다
차를 타는 게 싫었다, 차라리 걸어 다니자 싶었다. 웬만한 거리는
걸었다.
중학교 때 잠시 도봉산
근처에 산적도 있는데 산을 좋아했기 때문에
산에 수시로 오르내리며 걷는 습관이
자동으로 생겼다. 차를 타는 게 싫을
정도로 가속이 붙었다.
차멀미라는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걷는 습관은 길러졌고, 걷기에 가장 좋은 산행을
시작됐다.
고교 때도 산행은 계속
된다. 경기고 시절 한 친구가 이민 간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리산에 같이 가 우정을 나누자"고 제의했다.
4명이 동참했다.
금요일 밤 완행 기차를 타고 구례까지
내려갔다.
버스로 다시 마천으로
이동했다 산행 출발지였다.
세석 평전에서 텐트를 치고 하루를 지냈다.텐트는 2인용뿐이었다.
두 사람은 안에서
자고, 심영목과 친구 장하성(현 고려대 경영학 교수)은
텐트 밖에서 부둥켜안고
잤다.
때는 5월이었지만 그래도 지리산이다.지리산에서의
5월 밤 추위는
만만찮다.겪어본 사람은 안다.
아침에 일어났다.
가슴 부근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 있었다.
추워서 엎치락 뒤치락
했지만 그래도 잠은 들었던
모양이었다.
2003년 설악산에서
비박하며.
산행을 끝내고 서울로 밤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
월요일 용산역에 도착하니 새벽 4시였다.
학교로 바로 갔다.
친구 두 명은 수업 중에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양호실에 누워 자고 있었다.
잊지 못할
추억의 산행이다. 심 교수는 "힘든 일일수록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법"이라며
"그 추운 곳에 잔 경험이 지금까지 비박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어려운 수술에도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힘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2007년 병원 산악회에서 운길산에서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산행을 즐기며.
고교 때의 산행은 이뿐만
아니다. 산악부 소속이 아닌 데도
3학년 때 록클라이밍을 혼자 시작했다.
의지에 가까운 우연히
계기가 됐다. 북한산에 등산가서
인수봉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을 봤다. 우연이다.
재미있을 것 같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도전정신이 강한 소유자다.
오르기
위해선 자일이 필요했다. 남대문 시장 가서
넓직한 낙하산 줄 40M 가량을 샀다. 그걸 이리저리 묶었다.
지고 인수봉에 올라갔다.
본인의 의지다. 그래서 의지에 가까운 우연이라는 거다.
심 교수는 말한다. "무모하지만 도전정신은 무척 강했던 것 같아요. 클라이머는 퇴로가
없잖아요.
떨어지면 죽는 거고, 죽기 싫으면 올라가야 하는 외길이잖아요. 수술도 마찬가지예요.
외과의사가 일단 수술을 시작하면 수술 중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내고 끝내야
합니다.
어렵다고 그만둔다면
환자의 운명은 그 순간에 끝나는 것이겠지요?
수술을 안 하면 죽을
수도,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살 수도 있어요.
그러나 수술하면 죽을
가능성보다는 제대로 살 가능성이 많죠. 그것 때문에 수술하는 겁니다.
도전과 결단과 배짱이
있어야 해요. 나의 그런 가치는 산에서 배운 것 아닌가
생각듭니다."
실제로 그는 죽음을 얘기할 때도 담담하게 얘기했다.
"사람은 항상 죽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해요.
몇 년 전 고교 동창 의사 3명이 2달 사이
저 세상에 갔어요. 한 명은 흉부외과 의사였어요.
이빨 치료하면서 항생제
쇼크로 그만 갔죠. 모두 어이없어했지만 그게 인생 아닙니까?
또
다른 친구는 모임에 왔다가 가슴이 답답하다 했어요.
그 자리에 있던 친구 의사들이 '그럼 잠시 쉬어라.
'고 했어요. '안 되겠다. '며
집에 간다며 나갔다가 가는 길에
운명했어요.
참 얼마나 어이없어요.
하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여야죠.
모 대학 심장내과 교수는 산에 오르다 심장마비로 죽었어요.
심장전문의가 심장마비로 사고를 당한 거지요.
다른 사람들은 아쉬워했지만
난 '좋아하는 산에
오르다 죽은 게
어떤 면에서는 행복이 아닌가 생각해요.
인생은 알 수 없고,
단지 조금 조심해서 살 필요가 있다고 봐요."
마치 달관한 노 스님 같은 말씀이다. 너무나 달관한 듯해서
한편으론 충격으로, 다른 한편으론 신선하게
다가왔다
워낙 생과 사의 고비를 자주 봐 왔고, 현장을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었다.
아직 고교생 심영목의 산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혼자서 무모하게 인수봉에 오르는 재미를 붙인 그는
아예 활동 범위를 넓혀
갔다.
선인봉, 주봉 등으로
오를만한 곳에는 혼자 힘으로 올라갔다.
그게
도전하는 인간 심영목이다. 한 번도 후퇴한 적은
없다.
그가 한국에서 독보적
폐암·식도암 수술 권위자가 된 것도 이러한 성향 때문이다.
87년 원자력병원에 갔을 때였다. 당시 원자력 병원엔 흉부외과가 없었다.
없으면 만들어야 직성이 풀린다.그곳에서 폐암.식도암 수술을
처음 시도했다.
의료 선진국에서도 1980년까지 식도암 수술은
100명 수술에 사망률이 30명 내외일 정도로
높았다.
하겠다고 했다. 주변에서
"제대로 가르쳐 준 스승도 없고
잘못하면 죽기 일쑤고,
힘든 일을 왜 선택하려 하냐."고 만류했다.
그렇다고 그만둘 심영목이
아니었다. 그에겐 오직 '죽느냐,
하느냐'
두 가지만 있을
뿐이었다. 클라이머의 운명이다.
아니 클라이머는
위험한 고비엔 조심스럽게 하산하면 된다. 그의 하산은 바로
죽음이다.
클라이머보다 더 가혹한
운명의 산에 오르고 있었다. 그 스스로 선택이다.
그의 선택은 그를 세계적인 의학자로 만들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식도암 환자가 연간 1,600여명 정도 생기고,
그 중 600명 전후 수술을 받는다고 한다.
지난해 그가 수술한 환자가 170명이다. 일본에서 최고 유명한 병원의
식도암 수술 전체 건수가 100여건 정도밖에 안 된다.
그보다 그가 혼자 한 수술이 더 많다.
그의 업적이 이 정도니 더 이상 설명도 필요
없다.
그의 끊임없는 노력은
그래도 계속 된다.
2007년 눈 내린
마이산에서.
지난 3월초 대만
암센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갔다.
식도암 수술 평균
생존율이 22%며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랑한다.
심 교수는 20년 가까이 1,500명 정도 식도암 수술을
했다.
삼성서울병원에 와서
평균 생존율이 정확히 53%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암센터는 정말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생존율은
미국에서 제일 좋다는 병원과 비슷한 수준이고,
시설은 더
우수합니다.환자치료는 시설,의료장비,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이 뛰어나야 가능한 일입니다.
암센터 개원 1년 만에 이 정도의 훌륭한
성과는 모두의 합작품입니다."
그의 록클라이밍은 대학시절에도 계속 됐다.
혼자서 오르던 고교생 심영목은 대학시절엔 간혹 동료와 같이 가기도 했다.
가면 무조건 톱이다. 강인한 체력과 무모한 도전은 그렇게 키워졌다.
무모한 도전은 상처를 남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에게 상처가 없었다.
어쩌면 가혹한 운명도 그의 도전을 높이 사서 비켜 갔는지 모를
일이다.
클라이밍 하면서 3번이나 떨어졌다. 한번 떨어져도
죽을 수 있는 게 록클라이밍이다.
3번이나 떨어졌는데
어떻게 멀쩡 할 수가 있나?
"그것도 한마디로 운명이라고 봐요. 3번 떨어진 건 실패예요.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죠.
죽더라도 실패하면 안 된다는 강한 자책과 한 번 더 하면 진짜
죽을지모른다는 두려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배짱과
체력,이 모든 게 산에서 키워졌어요.
그 힘으로 여태 유지하고 있죠."
그는 지금 삼성서울병원
산악회 회장을 맡고 있다. 산에 대한 끈은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요즘 시간이 많지
않아 산에 갈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집을 아예 산 가까운 곳으로 옮겼다.
병원엔 오전 6시까지 출근한다.
새벽 4시30분 어김없이
일어나 신문보고 준비를 한다. 여태 이 시간을 어겨본 적이 없다.
규칙적인 사람이 다
유명해지는 건 아니지만, 유명한 사람은 다 규칙적이다.
규칙적인 사람이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퇴근은 저녁 9시에
한다. 물리적으로 산에 갈 시간이 없다.
토, 일요일이나 시간 나면 바로 인근 불곡산에
간다.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책이다. 등산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잘
안다.
"등산만큼 사람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운동은 없어요.
수술 후 스트레스 해소도
등산으로 합니다.
정신건강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많이 걷는 것은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며 유산소 운동으로 유해 성분을 배출합니다.
등산으로 키워지는 넓적다리 근육은 무릎관절 손상도 막아주고 몸의 균형을 잡아주죠.
특히 외과의사는 장시간 수술하기 때문에 체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등산은 바로 체력과
근육을 동시에 길러줍니다."
산악회에 모처럼 동참할
기회가 있으면 동행할 레지던트들은 지레 겁을 먹는다.
워낙
빠르고 체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월악산에 가을산행을
갔을 때다.
금요일 저녁 늦게 출발했다. 밤
9시 현지 도착해서 즐거운 마음에 다들 새벽까지 무리했다.
모두 '다음날 간단한
산행으로 마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김없었다.
새벽 6시 일어나 한명도 빠짐없이
출발했다.
그에게 왜 아직 산에 가느냐고 물어봤다.
한마디로 돌아왔다.
"아름답고 좋은 걸 찾아서"라고. 등산은 인간이 즐기는 가장 보편적 방법이다.
덤으로 얻는 게 너무 많다. 돈 안 들고, 육체 정신 건강에 좋고 그는 특히 겨울 눈꽃 산행을 좋아
한다
고교생 때의 지리산
추억과 한참 세월이 흐른 후 겨울 덕유산 눈꽃 산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눈꽃 산행의 위험에
대해서도 "좋아하는 산에서 죽으면 더 좋지 뭐"라고 답변이 돌아
온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
직업인 심영목 교수. 항상 살리면서도
그게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단다
30여년 동안 사과 한번 못 먹던 환자에게 성공적인 수술로
사과 맛을 보게 했을 때 흐믓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인간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충실히
살아라. '이다
'과거는 지나갔기 때문에 없고, 미래는 오지
않았기 때문에 없다.
항상 오늘, 오늘에 과거와 미래가 모두 녹아
있다는 것이다.
산은 항상 '거기에' 있다. 어제도 거기
있었고, 미래에도 거기 있다.
산이 바로 오늘인 것이다.
산이 주는 무한한 교훈 중의
하나다.
바로 심양목 교수의
산이다.
"브레인 스토밍은 알고
보면 노 브레인 스토밍"
심리학자 스콧 릴리언펠드 교수
'철석같은 심리학 속설'을
해부하다
다음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 ×로 답해
보자.
①술을 이것저것 섞어 마시면 빨리 취한다. (
)
②아기에게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면 머리가 좋아진다. (
)
③개는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 (
)
④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팝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팝콘 매출이 급증한다.( )
⑤여럿이 모여 브레인스토밍 하면 각자
아이디어를
내라고 할 때보다 나은 결과가 나온다. (
)
독자 여러분이 만일 3개 이상 ○라고 답했다면,
잘못된 '심리학 신화(神話)'의 신봉자일 가능성이 크다.
(정답은 5개 모두 ×이다. 설명은 기사 맨
아래에)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니까.
그러나 진실을 알 필요는 있다.
잘못된 인식은 잘못된 행동을 나을 수 있으니까. 때로는
치명적인….
Weekly BIZ가 에모리대 심리학과의 스콧 릴리언펠드(Lilienfeld)
교수를 만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자칭 "심리학 신화 사냥꾼(myth buster)"이다. 위에 예시된
심리학 신화들은
모두 그가 지난해 쓴 〈유혹하는 심리학·50 Great Myths of
Popular Psychology〉라는 책에 인용된 것들이다.
그는 3명의 다른 교수와 함께 쓴 이 책에서 50가지의 심리학적 상식이
왜 진실이 아니라 신화인지를 해부하고 과학적
증거를 제시한다.
그가 2004년에 낸 〈임상심리학의 과학과 사이비과학·Science and
Pseudoscience in Clinical Psychology·
국내 미출간〉이란
책 역시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현재 '회의적인 탐구 위원회(Committee for Skeptical Inquiry)'의
회원이자 '회의적인 탐구자들'이란 학술지의 편집자를 맡고 있다.
문제는 심리학 신화가 기업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례 ⑤의 브레인스토밍은 많은 기업에서
아이디어 창출 기법으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그런데 효과가 없다니….
릴리언펠드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선입견과는 달리 브레인스토밍은 사람들이 각자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보다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한 명씩, 혹은 소집단, 대집단으로 나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게
한 실험이 여럿 있었는데,
여러 사람이 모이는 브레인스토밍이 가장 판단의 질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었어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는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이란 현상입니다.
사람들은 그룹으로 모여 있으면 책임감을 덜 느끼고 게으름을 부리게 된다는
겁니다.
또 다른 이유는 나쁜 아이디어가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집단지능이란 없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다만 집단지능은 아이디어들이 서로 독립적일 때 제대로 작동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스무 명 한 방에 넣지 말고, 스무 명 모두 다른 방에 넣고
서로 이야기할 기회도 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무 개의 아이디어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추리는
겁니다.
사람이 모이게 되면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작아집니다.
스무 명이 모여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다섯 명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나머지 열다섯 명은 그냥 '그래. 나도 동의해! '하고
말거든요."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대는 미 남부를 대표하는 명문 중 하나이다.
심리학과는 특히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방학을 맞은 에모리대는 공원처럼
호젓했다.
온갖 책과 자료들로 점령된 책상 한 모서리에 그는 파묻혀 있었다.
앉을 곳이 마땅치 않아 인터뷰는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이뤄졌다.
릴리언펠드 교수는 굵직한 테너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한데 모이면 '집단사고(group think)'라는 것도 작동하기
쉽습니다.
사람이 집단으로 모이면 합의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두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죠.
'어떤 형태로든 컨센서스를 마련해 보자.' 이렇게 되면
남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이 꺼려질 수 있습니다.
요즘 심리학에서 관심이 높은
분야입니다."
그의 책에서 특별히 주의 깊게 보았던 대목 중 하나는 좌뇌와 우뇌의 차이에
관한 것이었다.
요즘 기업계에서는 "좌뇌형"이니 "우뇌형"이니 하는 말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좌뇌는 논리와 분석을 대변하고, 우뇌는 감성과 창조를 대변한다.
경영 구루들은 한결같이 "우뇌형 인간이 되라"고 노래 부른다.
뇌의 양쪽 부분이 서로 다른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전제에서 나온
메타포다.
그런데 '신화 사냥꾼'은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이 따로 있다'는 생각
역시 신화의 하나라고 말했다.
"물론 좌뇌와 우뇌가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는 증거는 충분히 나와
있습니다.
문제는 차이가 너무 과장되고 있다는 것이죠.
사실 좌뇌와 우뇌는 서로 다른 점보다 닮은 점이 더 많습니다."
릴리언펠드 교수를 만난 것은 지난달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그리스를 2대 0으로 이기고 나서 사흘 뒤였다.
그는 좌뇌형, 우뇌형 논란을 월드컵에 비유해
설명했다.
"만일 제가 '한국이 그리스를 100대 0으로 이겼다'고 한다면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한국이 이기긴 했으니 약간의 진실이 섞여 있긴 하지만 100대 0은 과장이고,
사실이 아닌 것이죠.
하지만 그런 식으로 말하는 일이 대중심리학(pop psychology)에선
매우 흔하게 벌어집니다.
뇌의 양쪽을,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두 명의 다른 사람처럼 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거기엔 약간의 진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 결과
좌뇌와 우뇌는 기능 면에서 매우 비슷합니다.
대중심리학자들의 주장에는 엄청난 과장이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뇌의 두 반구 사이에 늘 커뮤니케이션이 오고 간다는
겁니다.
한쪽이 다른 쪽과 독립적이지 않고 늘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죠."
■좌뇌와 우뇌의 차이는 너무 과장됐다
우뇌가 없으면 좌뇌가 우뇌의 일을 대신할 수 있다고도 하던데
사실인지요.
"그렇습니다. 뇌의 한쪽 반구가 손상을 입으면 다른 반구가
그 기능들을 대신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신경과학에서 '가소성(可塑性·plasticity)'이라고 부르는
연구입니다."
―예를 든다면?
"만일 어떤 사람이 우뇌를 다친다면 사물을 시각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공간 지각력이 떨어지고, 길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나중에 가서 좌뇌가 그런 기능들을 대신한다는 겁니다.
바로 여기 에모리대에서 신경학을 연구하는 분들도 그런 사실을
밝혀냈어요.
이는 좌뇌와 우뇌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뇌라는 게 얼마나 유연한가 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 이유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좌뇌와 우뇌가 차이점보다 유사점이 많다니
뜻밖입니다.
"사람들은 차이를 강조하죠. 재미있고 극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보를 처리하는 기본적 방법에 있어서 둘은 차이보다는 닮은 점이 훨씬
많습니다.
뇌의 한쪽 반구가 다른 반구가 할 수 있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한쪽이 다른 쪽보다 좀 더 빠르고 뛰어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질 볼트 테일러(Taylor)라는 뇌 과학자가 뇌졸중으로 한때 좌뇌 기능이
마비됐을 때
'열반'을 경험했다는 강의를 TED(세계적인 지식 콘퍼런스)에서 해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그녀는 "우리가 우뇌 깊숙이 들어가는 데 시간을 쏟을수록
우리는 세상에 더 많은 평화를 투사하게 되고,
지구는 훨씬 평화로워질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녀의 책을 보지 못해 판단을 유보해야 하겠지만 상당히 극단적인 주장처럼
들립니다.
그녀가 매우 극적인 체험을 했고,그것이 그녀의 세계관에 큰 변화를 가져 왔다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세상을 생각하는 한 가지 방식이 다른 방식들보다 본질적으로 낫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섣부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심리학에서 배우는 게 있다면 직관과
영적인 것,
신비주의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것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직감과 예감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것들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말을 이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겪었던 금융위기란 것도 부분적으로는
사람들이 육감과 직감을 너무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자연이 우리에게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을 준 것은 우리의 직감이 잘못됐을 때
그것을 조절하라고 한 것은
아닐까요?"
그의 말은 우뇌를 '물신 숭배' 하는 데 이른 요즘 경영계에 경종을 울리는
것처럼 들렸다.
늘 그렇듯이 뇌도 균형이 중요한 것이다. 좌뇌와 우뇌가 균형을 이루는
'양뇌형(兩腦型)' 혹은
'전뇌형(全腦型)' 경영자가 될 수 있다면 최선일
것이다.
직관을 경계하라
그가 책에 쓴 심리학 신화 50가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일주일로도 부족할 것
같았다.
호기심을 잠시 누르고 질문을 돌려
보았다.
―왜 심리학 신화 사냥꾼이
됐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과학을 사랑했어요. 그리고 10대가 되어 심리학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저는 과학을 사랑하는 것은 곧 진리를 사랑하는 것이고, 진리 탐구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리 탐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진실이 아닌 것을 찾아내 뿌리 뽑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물의 가장 밑바닥까지 가보고 싶다는 것이죠. 이는 필연적으로
신화(myth)에 대한 관심으로 이끌어 갑니다.
과학의 역사란 신화를 수정해온 역사에 다름
아닙니다."
―"과학은 상식이 아니다(Science is uncommon sense)"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의미는?
"오늘 아침에 천문학자 칼 세이건(Sagan)의 책을 읽었는데, 그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더군요.
'우리의 직감과 상식에 맞는 것이 사실은 잘못된 경우가 많다'라고요.
예를 들어 지금 우리는 이렇게 앉아 있고, 움직이고 있다고는 전혀 느낄 수
없지만 사실 우리는 초당
수백 마일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지구도
움직이니까·편집자 주)
과학사를 돌이켜볼 때 우리가 끊임없이 발견하게 되는 것은 과학의 수많은 진보는
사람들이
상식을 거슬러 감으로써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심리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를 이해하는 능력은 인간에게 원초적으로 부족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쉽게
직감에 의존하게 되죠. 하지만 이것은 우리를 옆길로 새게 만들고 실수를 하게
만듭니다."
―비행기가 자동차보다 훨씬 안전한데도 사람들은 비행기 사고가 더 많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신종플루(swine flu)도 비슷한
경우인가요?
"애틀랜타에는 큰 공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친구를 차에 태워 30분간
운전해
거기로 데려다 주고 나서 한다는 말이 '안전한 여행이 되길 바란다!'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안전한 여행을 빌어줄 사람은 제가 아닌 제 친구입니다.
제가 사고가 날 확률이 그 친구의 몇백 배나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요? 애틀랜타에선
자동차 사고로 죽는 사람이 거의 매일 같이 생겨나기 때문에
뉴스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행기 사고가 나면 1면 톱 기사가
됩니다.
신종플루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것은 분명히 위험하고 끔찍한 것이죠.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때문에 죽죠. 하지만
신종플루가 다른 종류의 유행성 감기보다 위험하다는 증거는 없거나 매우
적습니다.
여기 에모리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CDC(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가 있는데
거기서도 그런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디어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니까 그렇게 믿게 되는 것이죠.
우리는 현대 세계에 살고 있지만 뇌는 석기(石器)시대의 것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미디어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직관을 항상 신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회복력이
강하다
―금융위기와 함께 경제학과 심리학을 접목한 행동경제학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매우 재미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2002년에 대니얼
카너먼(Kahneman)이 심리학자로서는
처음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고, 요즘 댄 애리얼리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창의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 동안 경제학이 그럴 듯하지만 사실은 거짓인 모델에 지배돼 왔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 선택 모델이 그것입니다. 인간은 합리적 주체이고 늘 비용과 편익을
조심스럽게 따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사실 인간이란 끔찍스럽게 비합리적인
존재입니다."
그는 자신의 친구의 예를 들어서 설명을 이어갔다.
"그의 인생은 늘 '하느냐, 마느냐'로 점철돼 있었습니다. '지금 내가 할
일은 좋은 직장을 찾는 것이야.
그렇게만 되면 난 행복해질 거야'라는 식이었죠. 그러나 심리학 연구결과를 차치하고라도 저는 그런
생각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문제는 사람은 늘 부정적인 일이나 긍정적인 일이 장기적으로 자신의 기분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로또에 당첨된 사람은 당첨 직후에는 정말
행복합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 다시 측정해 보면 당첨 이전 상태로 기분이 돌아간다는
겁니다.
9·11 테러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그 일 이후에 많은 전문가들은'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급격히 퍼지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도 그런 환자는 결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상심하고, 불안해하고, 화가 나고, 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몇 달이
지나자 원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사람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회복력이 강하고(resilient), 역경을
잘 극복해냅니다."
―'다른 사람에게 원하는 행동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원하는 반응이 나올 때 간헐적으로만 보상해주는 것'이라는 내용도
재미있었습니다.
"심리학의 가장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이죠.
개나 고양이를 훈련시킬 때 묘기를 부릴 때마다 먹이를 주면 좋지 않습니다.
먹이를 주지 않으면 당장 멈춰 버리니까요. 좋은 방법은 간헐적으로 보상하는
것이죠.
시간은 좀 더 걸릴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인간 세상의 카지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끔씩 잭팟이 터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학대적인 관계(abusive relationship)로부터 빠져나오기
힘든 이유도 그것입니다.
학대적인 파트너라고 해서 늘 못되고 비열하게 구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간헐적으로 보상을 하죠. '정말 미안해. 내가 그렇게
굴다니.
다신 안 그럴게'하면서 잠시 동안 잘 대해 줍니다.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고 꽃을 선물하기도 하죠.
하지만 머지않아 그들은 예전 버릇으로 돌아갑니다.
학대적 관계의 피해자들은 '간헐적 보상'이란 말을 들어본 적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에 대해 알고 나면 인생이 달라질 겁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이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심리학을 모르거나 잘못 이해해서 불건전한 관계에 빠져들어 버리고
말죠.
많이 알면 알수록 잘못된 관계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약 2시간의 인터뷰 동안 기자의 심리학 상식들은 무참히 깨져갔다.
하지만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흥미로운 대화였다.
무엇보다 그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선입관에 사로잡히지
않고
늘 진실을 추구하려는 치열한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는 다시 '신화 사냥꾼'이 되어 책 무더기 속으로 돌아갔다.
맨
윗 문장에 나오는 문제들의 정답
①(×) 술의 종류가 아니라 마신 양으로 술 취하는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②(×) 모차르트 효과는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③(×) 개는 적록 색맹이지만 파란색과 노란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을 볼 수
있다.
④(×) 1950년대 제임스 비커리라는 마케팅 컨설턴트는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3000분의 1초 동안 화면에 반복해서 메시지를 띄워
관객들이 팝콘과 코카콜라를 많이 사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많은 비판을 받은 뒤인 1962년 비커리는
한 망해가는 컨설팅 회사를 살리기 위해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라고 인정했다.
현재까지도 잠재의식 메시지가 소비자의 결정이나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⑤(×) 대부분의 연구에 따르면 브레인스토밍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의
질이
개인들 각자가 내놓은 아이디어의 질보다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