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 워킹
걷기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보통 20분 이상 걷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체지방이 연소하면서 운동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문제는 걷기운동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는데 댄스스포츠는 재미도 있으면서 그 이상의 운동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냥 걷기 운동도 좋지만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걷기 방식이 ‘마사이 워킹’ 또는 'Heeling Walking'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산 기슭에 사는 소수민족인 마사이족들이 고기를 주로 먹는 식습관에도 불구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서구인의 1/3 수준이라 성인병이 거의 없어서 알아보니 독특한 그들만의 워킹 방식에 그 비결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보통 현대의 도시인들은 발 앞쪽과 뒤꿈치만을 사용해 걷는다고 하는데 아스팔트와 시멘트처럼 딱딱한 바닥 위를 딱딱한 밑창의 구두를 신고 걷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발바닥의 중앙을 생략, 뒤꿈치에서 앞꿈치 엄지나 새끼발가락 방향으로 그대로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지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보행 자세가 뒤틀리고 변형돼 관절이나 척추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마사이족들은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는 중심부 보행을 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걸을 때 발뒤꿈치 바깥쪽부터 닿기 시작해 무게중심이 발 외측을 거쳐 새끼발가락과 엄지발가락 순으로 이동함으로써 우아하고 곧은 걸음걸이가 만들어진다는 것이지요. 쉽게 지치고 마는 일반인들의 걸음걸이와 달리 마사이족들은 빠르게 하루 2만보 이상을 걷는데도 피로감도 적어 오래 걷는데 절대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마사이 워킹을 원용한 Heeling Walking은 몸 전체의 근육이 움직여 체내에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소비하게 되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엄지발가락 부근과 엄지발가락이 땅에 닿는 순간 바닥을 밀고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걸음이 빨라지는 원리입니다.
빠른 걸음걸이는 숨이 가빠지면서 산소 섭취량을 늘려 뇌에 자극을 주고, 그로 인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노폐물을 제거해 건강을 지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마사이족의 걸음걸이는 시속 5~8km로 우리나라 일반인들의 보통 걸음 속도보다 빠르다고 합니다.
바른 워킹자세에서 출발한 올바른 자세가 습관화되면 척추 변형, 관절염, 디스크 등을 예방할 수 있고 몸 전체에 자극을 주어 혈관이 튼튼해지며 면역력까지 향상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마사이워킹은 건강에 좋다는 얘기인데 댄스스포츠가 추구하는 자세와도 상당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즉, 마사이 워킹은 발이 땅에 닿는 방법만 강조되는 것 같지만 그렇게 걷기 위해서는 몸 전체의 사용방법이 따라가야 합니다.
즉, 체중을 발 뒤꿈치 바깥부터 시작해서 가운데 바깥쪽을 통해 앞꿈치 밖에서 안을 거쳐 엄지 발가락으로 밀어 나가는 방식이 마사이 워킹의 발 사용법입니다. 허벅지, 허리는 힘 빼고 발목을 사용하여 걸으며 엉덩이는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배에 힘주고 팔을 앞뒤로 역시 자연스럽게 흔들어줍니다. 허리와 등은 펴고 어깨는 팔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입니다. 가슴을 펴고 턱을 당기며 시선은 전방 10~10미터를 보게 되므로 약간 들어야 합니다. 여기까지 댄스스포츠가 추구하는 자세와 매우 흡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웬만한 지역마다 판매 대리점이 있는 마사이 워킹슈즈는 소비자가격이 한 족에 30만원에 육박하는데 밑바닥 가운데 부분이 불룩한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신발에서는 건너뛰는 부분인 발바닥 중간을 강제로 딛어 앞 꿈치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게 하는 방식입니다.
현대인들은 구두 밑창이 딱딱하고 뒷굽이 높은 편이라 Heel의 사용은 사실 뒷굽에 의지하게 됩니다. 바쁘게 이동하다 보니 힐 부분은 뒷굽이 알아서 해주고 중간부분도 덩달아 넘어가면서 사람에 따라 앞꿈치 바깥쪽이나 엄지 쪽으로 주로 부하가 걸리는 것입니다. 발이 체중을 옮기는 것이라기보다 체중이 앞으로 먼저 가기 때문에 관성으로 발이 받치기 위해서 따라 가는 형식입니다. 그것도 상당부분을 딱딱한 구두 밑창이 지면 마찰을 대신해줍니다. 이렇게 되면 발 전체가 체중을 분담하지 못하고 추진력에서도 힐의 역할이 약해서 속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댄스스포츠에서도 모던댄스의 워킹을 보면 힐부터 나가고 발 전체를 활용한 체중 이동을 원칙으로 합니다. 뒷다리를 일직선으로 펴서 앞으로 뻗는데 당연히 보폭도 크고 걸음걸이가 빠릅니다. 모던댄스에서 후진 회전의 경우 Toe-Heel-Toe를 사용하는 것도 발 바닥 전체의 반동을 이용한 체중 이동 때문입니다. 체중을 엄지 쪽으로 다시 모으는 것도 인사이드 에지를 많이 이용하여 안쪽 허벅지 근육을 쓰는 댄스스포츠의 원리와 유사합니다.
몸 전체의 사용법도 댄스스포츠가 요구하는 Poise부터 무브먼트와 공통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댄스스포츠의 관점에서도 충분히 연구해볼만한 과제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