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공평이란 무엇일까요
장애인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재호 작가는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자신을 그린 자화상에서 스스로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깊게 새겨진 선은 화난 것도 찌푸린 것도 아닙니다. 다만 웃는 얼굴일 뿐입니다. 눈을 뜨지 못해도, 얼굴 찡그리고 못생겼다 해도, 나는 세상을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장애특성 상 외모가 일그러진 모습이라고 세상을 일그러지게 보는 것이 아니란 것을, 마음으로 보고 느끼며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장애인 개개인을 장애인이란 한마디로 통칭할 수 없습니다. 우리네 모두가 다른 개인이듯, 장애인도 다 다른 개개인이며, 장애 또한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스스로 돌아보게 합니다.
그는 재활원에서 살았던 그 어린 시절을 ‘공평한 사랑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공평한 사랑-그래서 늘 목말랐던-과 관심’ 속에서 그래도 마음의 건강을 지켜 가면서 자랄 수 있었다. 늘 따뜻하게 품어 주신 두 번째 엄마, 원장님 덕분에 나는 사랑에 곯지 않았다. ~ 차별 없이,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해 주셨던 원장님은 성장하면서도, 어른이 되어서도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지키고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김재호 작가가 말하는 공평한 사랑과 관심, 거주시설에서 한 명의 선생님이 일곱 내지는 여덟 명의 거주 장애인을 돌보아야 하는 현실 속에서 공평이라고 말하지만 늘 목말랐다고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공평은 이런 것이 아니겠지요. 마음 아픈 표현입니다. 공평이란 거주시설 내에서의 공평이 아니라 시설 밖 장애인, 아니 일반적인 돌봄과 비교되어야 공평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거주시설 장애인을 돌보는 인적자원이 얼마나 열악한지, 돌봄 받는 입장에서나, 돌보는 입장에서 얼마나 갈증 나고 힘든 현장인지 말해주는 것이지요.
묵묵히 걸어가는 김 작가의 인생 걸음걸음과 우리 거주시설 직원들의 걸음걸음이 교차 되어 눈앞에 아른거림은, 많은 시간을 지나오며 때로는 안타까움과 속상함이, 때로는 고마움과 기쁨으로 울고 웃던 일들이 공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또 묵묵히 걸어갈 것입니다. 진정한 공평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