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식탁에는 평소보다 반찬이 하나 더 올라왔다.
**팍풍파이댕(야채볶음)**과
태국의 향긋한 허브 팍치를 넣은 따끈한 국.
전도팀이 금요일 저녁 전도를 마치고 돌아온 후,
예배 전에 함께 모여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는 식사를 나누었다.
단출하지만 손수 정성으로 만든 반찬들이
이날따라 유난히 풍성하게 느껴졌다.
항상 예배시간에 늦게 오는 무우 아저씨 가족도
오늘은 온 식구가 일찍부터 교회에 들어와 앉아 있었다.
노랗게 잘 익은 파인애플로 후식을 나누며
나는 추수감사절의 유래를 간단히 설명했다.
그리고 말했다.
“이제 한 사람씩 돌아가며
지난 1년 동안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나누고,
각자 한 곡씩 감사의 찬양을 함께 불러볼까요?”
조심스럽게 시작된 나눔은
생각보다 깊고 놀라운 감동으로 이어졌다.
먼저, 평소에 교회에 말썽도 많고 투정도 많았던 무우 아저씨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실 회개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제 마음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런 나를 바꾸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속으로 ‘변한 게 이 정도였구나…’ 생각하며 웃음이 났지만,
분명 진심이 느껴지는 고백이었다.)
그의 아내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며 입을 열었다.
“예수님을 영접한 후,
우리 가정에 말할 수 없는 평안과 행복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정말 이 은혜가 놀랍기만 합니다.”
딸 짜아는 고양이가 새끼를 많이 낳았다며
감사의 제목을 꺼내 웃음을 자아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순수함이
교회 안에 따뜻하게 퍼졌다.
이어진 간증과 찬양 속에
성령의 은혜가 교회 전체를 감싸 안았다.
예배당 안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고,
마음의 중심에서 우러난 고백들로 가득했다.
그러던 중,
평소에는 낮에만 자전거를 타고 지나치며
멀리서 손만 흔들던 쪼오 아줌마가
처음으로 저녁예배에 참석해 간증을 했다.
그녀가 꺼낸 이야기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 이 이야기는 다음 장에서 따로 소개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두가 기다리던 와왓 자매의 차례가 되었다.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고,
조금 쑥스러운 듯 웃던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처음 교회에 오게 된 건
태권도와 피아노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 마음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되고 있어요.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면…
저는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어요.
무엇보다,
제 마음속에 찾아온 ‘참된 평안’이
너무 소중합니다.”
말씀을 마친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나는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이 하신 일입니다.”
그날 밤,
우리는 손을 맞잡고 서로를 축복하며 기도했다.
각자 한 사람씩 안아주고, 눈빛을 맞추며 축복을 빌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사랑의 띠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라는 찬양을 함께 불렀다.
또 부르고, 또 부르며
한 사람도 빠짐없이
그 사랑의 띠 안에 함께 엮여 있음을 확인했다.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나니
그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시리라.”
— 시편 50:23
오늘, 우리는
작고 연약한 공동체일지라도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했던 밤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밤,
분명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구원의 기쁨을 보여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