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택 천장 공사 중

[이도형]

사택 천장 공사 중

딸 아이가 사용하는 사택 안방에서 약 열흘 전부터 생선 비린내가

 나는 것 같다는 말을 종종했습니다. 

어디에서 고기 굽는 냄새인가보다 하고 지나갔는데 일주일 전 쯤 어느 날 아침, 

고요함을 일깨우는 아이의 비명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방을 들어갔더니, 방바닥을 가리키며 천장에서 이물질이 떨어졌다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일명 구더기였습니다.  

그로부터 아침저녁으로 간혹 떨어지는 모습에 부득이하게 천장 공사를 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요즘 지역 내에 공사 업체들이 부분적 수리 공사하는 가정들이 많아서 

목수를 구하기가 쉽지 않는 겁니다.

교회 성도님의 주선으로 마을에서 목수일과 건축업을 하는 분을 소개받았고, 

그분의 일정에 맞추어 지난 화요일(6월 23일) 하루 동안 천장을 뜯고

새로 틀을 짜는 일을 종일동안 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 오후 안방에 있던 짐들을 급히 교육관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먼지투성이인 천장을 뜯어내자 역한 냄새와 함께 큰 고양이 사체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아마도 딸아이가 비린내가 난다는 시점에 죽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사체에서 풍기는

역한 내음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두 분의 목수분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고생하셨기에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사체를 삽으로 뜨서 창문 밖으로 일단 던지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이 멈추어지는 것 같고 토악질이 날 정도로 풍기는 냄새는 심했었습니다.

도저히 그 상태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던 그분들은 대형 선풍기를 구해 오시더니

방안의 냄새를 창밖으로 밀어내셨습니다.

수십 년도 더 된 시간에 지었던 옛날 시골흙집 구조물이기에 천장으로 고양이나 

쥐들의 도로가 날 정도의 옛집입니다.

차제에 안방 사방으로 구멍난 모든 통로를 이번 기회에 막았고, 

레이저 같은 기계로 천장 수평까지 맞추어 공사하는 모습이 신기했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쉬는 시간도 없이 두 분이서 저녁때까지 마무리한 안방을

다음 작업인 도배 공사 할 사전 준비를 하느라 아내와 한참을 치워야 했습니다.

도배와 장판 작업까지 주중에 마무리 해야 모든 짐이 제 위치로 돌아오겠지만, 

어쨌든 이물질과 냄새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독하게 역한 고양이 사체를 치우며, 사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냄새를 생각하게 됩니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버려지고 사람들의 발에 밟힐 뿐이듯, 성도의 삶속에 생명의 내음을 

발하지 못한다면 살아있어도 산 자라 부르기 애매하겠다 싶었습니다.

사택 천장 공사를 지켜보며 오늘 나는 어떤 냄새를 풍기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자문하게 됩니다.

14.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15.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16.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부터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 일을 감당하리요(고후2:14-16)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이도형]

6월 26일(금), 오후 외부 교인 한분으로부터 카톡이 왔습니다.
목사님! 열악한 환경에서 사역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자녀들이 부모님의 사역을 같이 감당해내야 하는 것이 안타깝네요.
도배지 사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금 보냈습니다.
목사님의 사역을 항상 응원합니다.

제 개인 계좌로 50만원을 보내 오셨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귀한 헌금을 해주신 분께 머리숙여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하나님께서 보응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