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중심으로 북부 고원지대의 유적지들과 시미엔 마운틴 국립공원을 둘러보는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랄리벨라에서의 이틀을 끝으로 다시 국내선으로 아디스아바바로 돌아온 우리 일행은 공항에서 곧장 남부 지역으로 출발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남부지역은 북부의 고원지대와는 또 다른 기후일 뿐 아니라 전혀 다른 부족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지금까지의 북부 일정이 유적지들을 둘러 본 것이라면 남부 여행은 다양한 부족들의 전통과 삶의 방식들을 목격하게 되는 일정이었습니다.
고원 지대에서 내려오니 날씨도 확실히 더워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활발하게 도로 포장 공사가 진행중에 있어서 예전의 험하고 오래 걸리던 길보다는 다니기가 수월해졌다는 말을 듣고 변화한 모습에 대한 기대도 있었답니다.
아디스아바바 외곽의 도시 빈민촌 사람들
중국이 아프리카 각지에 엄청난 자본을 들여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뿐 아니라 마다가스카르 등 오지로 통했던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 토목과 건설 분야에서 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
지금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들에 공급되고 있는 공산품의 90%가 made in China라고 합니다.
에티오피아에도 역시 도로나 학교, 병원 등을 지어주고 있는 중국은 탄탄한 외교관계를 바탕으로 미래의 자원 전쟁에서 좀 더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부지런하게도 움직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가진 자원들이 향후 다른 나라들과 개발 협정을 맺을 때 누가 가장 유리한 입장이 될까요.
중국이 아프리카에 눈을 돌리고 일찍부터 투자하고 있는 모습에 한국인으로서 웬지 모를 조바심이 났습니다.
대형 컨테이너 및 물류 수송 트럭들이 외곽도로를 가득 메워 정체가 심했습니다.
에티오피아 현지에 들어와 있는 중국의 철강 산업 단지
호수의 도시 아와싸로 가는 도중 점심 식사를 하러 들른 식당입니다.
남부쪽은 크고 작은 호수가 많아서 농사를 짓기에 좋답니다.
식당에서 다른 그룹들을 가이드 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좋아하는 드라이버 게초입니다.
우리에게까지 친구들 소개를 시켜주네요.
에티오피아에서는 집집마다 닭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우리로 치면 완전 토종닭입니다.
찬샘님은 내내 한 마리 잡아서 백숙하자고 농담처럼 말씀하셨는데 오늘은 그릴 치킨을 시키셨습니다.
크기도 어마 어마 하지만 무엇보다 살이 아주 쪽득합니다.
양계장 닭과는 클라스가 다릅니다 ^^
아와싸 가는 길에 짚단을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아 놓은 것이 재미있어서 찍어봤습니다.
아와싸의 Haile Resort, 아와싸 호수 바로 옆에 위치해 있고 규모도 꽤 큽니다.
에티오피아 항공을 타고 오면서 기내 잡지에 광고가 돼 있길래 궁금했는데 역시나 에티오피아의 호텔치고는 상당한 규모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이 리조트에서 먹었던 저녁 뷔페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일행분들도 훌륭하다고 평해 주시더군요.
다른 호텔에서는 와이파이가 있기는 하지만 연결이 자꾸 끊어지거나 너무 느렸는데 이 호텔은 방 안에서도 빵빵 터져주는 와이파이 덕분에 간만에 정말 문명의 이기를 실컷 누렸던 기억이 납니다.
아와싸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날에는 조금 더 남쪽으로.. 아르바 민치로 떠납니다.
아르바 민치 가는 길에 길거리에서 파는 아보카도와 바나나도 사서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바나나 한 송이에 한국 돈 500원!
우리를 흥분시킨 가격만큼이나 맛도 좋았구요.
장거리 이동 중 잠시 쉬며 티타임.
이 곳에서 시킨 망고주스는 즉석에서 망고를 갈아서 체에 받쳐서 원액을 줬는데 다들 맛있어서 나중에 아디스아바바로 돌아오는 길에 또 기대를 했었지만..
그 때는 망고가 다 떨어져서 못 먹었다지요.
아르바 민치로 가는 길에 잠시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다가 아이들이 비닐로 속을 채워 헝겁으로 감싸 만든 축구공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보고
우리도 같이 끼어 잠시 놀아주기도 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아이들은 외국인이나 관광객을 보면 사진을 찍어달라며 몰려드는데 찍고 나면 무조건 돈을 달라고 합니다.
무작정 돈을 달라는 아이들도 있지만, 일단 현지인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사진을 찍을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차 안에 있다가 찍는다든지 멀리서 그냥 찍는 것을 제외하고 가까이서 피사체인 당사자가 알아챌 정도로 사진을 찍을 때는 당연히
사진을 찍기 전에 먼저 찍어도 되냐고 물어봐야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당사자가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하면 상관이 없지만 혹시 돈을 요구하더라도 흥정을 해서 적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찍어야 합니다.
돈을 달라고 한다고 무조건 나쁘게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우리도 누군가가 허락도 없이 가깝게 카메라를 들이 대며 사진을 찍어대는 것이 기분 좋을리는 없으니까요.
모델을 해 줄테니 모델료를 달라는 것이겠지요.
간혹 어떤 분들 중에 여행을 가서 무작정 허락도 구하지 않고 현지인들의 모습이 마치 자신을 위해 전시된 사람들인양 찍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게 뭔지도 모르고 찍히는 정발 순진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람들은 에티오피아를 포함해서 사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또 찍으려면 댓가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우리 드라이버 게초가 자기가 좋아하는 생고기를 매운 양념에 무친 것을 사 왔습니다.
아르바 민치로 가는 길에 간식으로 먹자고 사 온 것인데요.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우리처럼 생고기를 먹습니다. 다만 아주 신선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고급 요리로 여긴다네요.
빵에 싸서 먹으라며 우리에게도 권했는데 모두 조금씩 맛을 봤습니다.
일단 양념이 매콤하여 고기 본래의 맛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두껍게 썰어놓은 덕에 고기의 질감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그 러 나.. 찬샘님과 무대뽀님이 이 고기를 봄비님과 저 보다 조금 많이 드셨는데 이후에 점심과 저녁을 드신 뒤 그날 밤부터 배탈이 났습니다.
무대뽀님은 밤새 토하시고 설사까지 겹쳐 고생하셨지만 다행히 다음날은 조금씩 나아지셨고,
찬샘님은 다음날부터 체한 증상이 나타나셔서 현지 병원에까지 갔다 오시고 하루 종일 이동 중에 불편한 속 때문에 고생하셨습니다.
이런 일이 생길지 모르고 우리는 이 때만 해도 맛있다고 잘 먹었었네요. ㅠㅠ
우리 드라이버 게초는 자신이 사 온 생고기 때문에 두 분이 탈이 난 건 아닌지 혼자 죄책감에 시달렸었다고 합니다.
봄비님과 저도 함께 먹었었지만 우리 둘은 탈은 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탈 날 두 분은 우리보다 조금 더 드시기도 했지만 심리적으로도 생고기에 대해서 별로 좋지 않으셨던 듯 합니다.
그리고 더운 날씨 가운데 별로 움직이지 못하고 차량 이동이 많은 상태에서 점심과 저녁, 맥주까지 드셔서 그렇지 않았나 추측해 봤습니다.
아프면 정말 여행이고 뭐고 다 귀찮고 힘들어지지 않겠습니까.
다행히 두 분이 빨리 털고 일어나셔서 감사했답니다!
마을의 장례식이 있어서 모여 있는 사람들이라네요.
우기 때는 남부쪽에 도로가 유실되는 일이 있을 정도로 비가 많이 온다고 합니다.
산에서부터 계곡을 이루는 물줄기가 토사와 함께 호수로 유입되다 보니 호수의 색깔이 이렇게 황토빛입니다.
첫댓글 천박사님,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받아요?
그 어려운 순간에 이렇게 좋은 것을 건지다니 놀랍습니다.
두 분이 하도 자세히 잘 올려 주셔서 저는 약속만 지켰습니다.
ㅋㅋ
제가 조만간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드릴께요.
후기가 좀 빈약하지만 숙제라고 까지 하시니 맘에 부담을 많이 드린 듯 해 죄송하기도 하네요. ^^
@천박사 ㅋㅋㅋ
글이 짧지요.
그러나 즐거이 올린 것입니다.
긴 여정 잘 마치고 돌아 왔군요~
너무 부러워요!
아프리카에서의 만남이 그리워 지네요~ㅎ
낯익은 무대뽀님도 보여 정말 반갑구요!
언젠가 또 만날 날을 기대하며....
진경님 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해용~
언젠가 또 만날 날을 저두 기대할께요~!
오랫만입니다. 잘 지냈죠! 언제 한번 다시 함께 여행할 기회가 있겠지요.
이렇게라도 만나게 되니 반갑네요!
생고기 먹고 탈 났을 때는 많이 걱정했죠! 다행히 괜찮아져서 다행이더군요. 하여튼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여행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