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선교사였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경찰이었습니다. 그것도 불교 신자였습니다. 하나님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저는 거듭났습니다. 그래서 경찰 배지를 내려놓고 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신학교에서 공부하던 어느 날, 저는 한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토마스 선교사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로버트 저메인 토마스(Robert Jermain Thomas, 1839-1866), 영국 선교사인 그가 1866년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호를 타고 조선에 왔습니다. 스물일곱 살의 젊은 선교사였습니다.
그는 조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대동강변에서 자신의 품에 있던 성경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의심했고 그가 외국의 이상한 종교를 퍼뜨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한 군인이 토마스 선교사를 칼로 내리쳤습니다. 토마스 선교사는 그렇게 이 땅에서 순교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토마스 선교사를 죽인 군인은 ‘대체 이 책이 뭐길래 죽어가면서까지 전해주려고 애를 썼을까?’ 하는 생각에 성경을 주워서 집에 돌아옵니다. 그 후 그는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성령께서 그의 마음을 만지셨습니다. 살인자였던 그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 그는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평양 장대현교회의 초대 성도이자 훗날 장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용서받고 변화되어 하나님의 귀한 일꾼이 된 것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성경 속 한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바로 사울입니다. 사울은 그리스도인들을 죽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대제사장에게서 공문을 받아 믿는 자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울이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바울이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름의 의미입니다. ‘사울’은 히브리어로 “위대한 자”인 반면, ‘바울’은 헬라어로 “작은 자”입니다. 위대하다고 생각했던 살인자가 자신을 작은 자로 낮추며 온 세상에 용서와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토마스 선교사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그의 피는 한국 땅에 뿌려진 씨앗이 되었습니다. 그 씨앗에서 싹이 트고 자라나 열매를 맺혔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수많은 교회가 그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는 모국이 아닌 낯선 땅,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읽을 때 하나님께서 저에게 이런 마음을 주셨습니다. ‘너는 영국에 가서 그 사랑을 갚아라.’ 그래서 저는 1992년 한국에서 영국으로 건너왔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감리교를 세운 존 웨슬리(John Wesley)가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영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런던 중심가에 있는 올더스게이트 스트리트(Aldersgate Street)의 존 웨슬리 채플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나라가 한국에 베푼 사랑의 빚을 제가 어떻게 갚을 수 있습니까?”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제 눈을 여셨습니다.
거리의 사람들, 노숙자들이 보였습니다. 알코올에 찌들고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몸을 파는 여성들도 보였습니다. 저는 그들을 위해 계속 기도했습니다. 20분쯤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이 의자에 떨어져 고여 있었습니다. 저는 평생 그렇게 울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를 통해 영국에 영적 부흥을 일으키겠다.’
생각해보면 저는 예전에 그런 사람들을 미워했습니다. 경찰이었을 때 거리의 노숙자들을 보면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곤 했습니다. “일어나라고! 게으름 피우지 말고 일을 해! 직장을 구해!” 그런데 영국에 와서 그들을 다시 보았을 때, 제 마음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화가 아니라 ‘긍휼’이 생겼습니다. 정죄가 아니라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지금은 런던 거리에서 그들을 볼 때마다 주 예수님의 말씀으로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더 이상 더럽고 냄새나는 겉모습을 보지 않습니다. 그 안에 있는 영혼을 봅니다.
저는 지난 27년 동안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왔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수백 명이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의 능력으로 완전히 변화되었습니다.
어느 날, 옥스퍼드 광장(Oxford Circus)에서 메가폰을 들고 복음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십대 소녀들이 무리 지어 지나갔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거절했습니다. 비웃으며 거친 말을 던졌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들을 축복했습니다.
일주일 후, 똑같은 장소에서 그 소녀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저는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고, 그들은 반대편에서 위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는 아주 길었고 스쳐 지나가는 순간, 서로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들이 저를 알아보고 손으로 저를 가리키며 크게 소리쳤습니다.
“Hey, it’s the Jesus man!”(야! 지저스맨이다!)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창피했습니다. 그래서 재빨리 등에 멘 메가폰을 숨기려 했습니다. 손에 든 전도지 뭉치도 감추려고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저를 쳐다봤습니다. 바로 그때 성령께서 제 마음에 말씀하셨습니다.
‘맞다! 너는 지저스맨이다.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두려워하지 말아라.’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날을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일로 이 책의 제목이 ‘지저스맨’이 되었습니다.
지저스맨, 그 의미는 간단합니다. 저는 “예수로 가득 찬 사람”입니다. 가끔 제 영혼을 오렌지에 비유하곤 합니다. 하나님의 손에 들린 오렌지 말입니다. 오렌지를 꽉 누르면 어떻게 됩니까? 그 속에 있던 즙이 터져 나옵니다. 제게 예수님은 바로 그 즙입니다. 제 영혼의 본질입니다. 제 안에 있는 모든 것은 그분께 속해 있습니다. 제 존재 자체가 그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셨던 그 삶을 살아야 합니다.
- 지저스맨, 송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