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정말 처절하리만큼 돈을 아끼고 모았다. 다른 사람들 세 끼 먹을 때 두 끼만 먹었고, 다른 사람들이 수입 90%로 먹고 살 때, 나는 90%를 저축하며 살았다. 술 담배 끊은 것은 당연하고 친구들도 멀리 했다. 언감생심 연애는 꿈도 못 했다. 칼바람 부는 겨울에도 200원짜리 장갑 살 돈이 아까워서 다 떨어진 장갑을 맨손으로 일했다. 점심값 3천원이 아까워서 하루를 두 끼로 버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당시에 내 한 달 용돈이 2만 원이었다. 어쩌다 지갑에 2만 원 이상이 들어 있으면 이상하게 불안했다. 돈이 있으면 쓰게 되는 법. 그래서 자꾸 신경이 지갑으로 쏠려서 어찌할 줄 몰랐다.
*** 그렇게 죽어라 아껴서 결국에는 6년 만에 3가지 목표를 모두 이루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버지 산소 가는 길을 닦고 산소 주변을 정비했을 때, 어머님이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경사가 심하고 아카시아 나무가 많아서 오르내리기도 힘들던 그 길. 빚쟁이에게 독촉을 받을 때는 밤에만 몰래 아버지 산소에 가시곤 하던 그 길. 그 길을 닦고 빚도 다 갚고 어머니 편하게 사실 집을 사드리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자식된 도리를 한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착올랐다.
*** 나는 뚜렸한 목표만 있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그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고 막연했기 때문이고, 목표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목표를 세우긴 하는데 끝까지 끌고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간에 타협하고 '이 정도면 됐어' 하는 마음으로 포기해버리고 안주해버리는 것이다.
**** 목표를 세웠으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죽어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따르는 약간의 희생과 고통을 맞닥뜨렸을 떄 자꾸만 타협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 나 역시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타협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다. "꼭 이렇게까지 하면서 내가 돈을 벌어야 하나'. '나중에 다시 하면 되지 뭐.' 포기하고 싶은건 매한가지다. 하지만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은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산소 모습이 아른거렸고, 힘들게 살아오신 어머니가 눈에 밟혔다. 그 3가지 목표가 혈기왕성했던 20대의 나를 일의켜 세워준 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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