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국회의원은 ‘언론개혁’ 이름에 그만 먹칠하고 즉각 사퇴하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최근 전당대회 과정에서 벌인 행태에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마이뉴스지부와 한국기자협회 오마이뉴스지회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윤석열 정권의 ‘입틀막’식 언론 탄압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최민희 국회의원은 ‘언론개혁’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최 의원은 월간 <말> 1호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딘 뒤 민주언론운동협의회와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으며, 언론개혁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이를 발판 삼아 국회에 입성한 뒤 방송·미디어 정책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자리까지 맡았다.
그런데 한국 언론개혁운동의 역사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해 온 정치인이 국회의원이 된 뒤 보인 일련의 행태를 보라. 2025년 10월 MBC 비공개 업무보고 자리에서 자신과 관련된 MBC 보도를 문제 삼으며 박장호 보도본부장을 질책하고 퇴장을 명령해 빈축을 산 후, 뒤늦게 사과한 게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최 의원과 의원실 관계자들이 오마이TV 취재진을 상대로 보인 추태를 보면, 당시 사과는 역시나 진정한 반성 없는 형식적 사과였음이 드러났다.
정당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는 언론에 공개된 정치행사다. 최고위원 후보의 발언은 물론 표정과 몸짓, 다른 후보의 연설에 보이는 반응까지 모두 정당한 취재 대상이다. 특히나 최 의원의 현장 반응은 앞서 여러 차례 뉴스가 됐고, 최고위원 선거 경선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력 후보인 만큼 충분한 보도 가치가 있는 ‘공인’이다.
심지어 오마이TV는 현장에서 최 의원만을 촬영하지 않았으며, 실제 유튜브에 공개된 콘텐츠 중에는 다른 후보들의 반응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영상도 다수이다. 후보들의 다양한 반응을 촬영하는 게 당시 현장의 취재 방침이었다.
그런데도 최 의원 측 인사는 오마이TV 취재진이 무엇을 촬영하는지를 휴대전화로 찍어가며 감시했다. 노골적으로 촬영을 방해하는가 하면, 언론사 카메라의 LCD 화면까지 따라가며 살피는 등 상식 이하의 행태를 보여왔다. 왜 특정 언론사 카메라를 감시하는지, 소속 의원실이 어디인지 묻는 말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최 의원의 언론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전당대회 현장에서 언론이 무엇을 찍을지를 언제부터 후보와 보좌진의 허락을 받아야 했는가? 공개된 의정활동 과정에서 국회의원이 부적절한 행동을 하거나, 휴대전화 화면에 부적절한 내용이 노출되면 우리는 그 의원의 행동을 문제 삼는다. 아무도 “왜 기자가 그 장면을 찍었느냐”, “왜 나를 그렇게 자세히 촬영했느냐”라며 카메라를 탓하지 않는다. 그것이 공인의 공개된 정치활동을 취재하는 언론과 취재 대상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이다. 정치인이 자신의 모습이 카메라에 어떻게 담기는지를 보좌진까지 동원해 감시하고, 이를 취재하는 카메라를 물리적으로 가리는 것이 최 의원이 평생 주장해 온 ‘언론개혁’이고 ‘언론자유’인가? 현장에서의 반응이 촬영되는 게 불편했다면, 공개되더라도 여론의 지탄을 받지 않도록 본인의 처신을 똑바로 했으면 됐을 일이다.
더욱 용납하기 어려운 것은 그 이후 최 의원 본인이 벌인 ‘일베 문화’적 행태이다. 최 의원은 SNS에 오마이TV 기자를 “조선일보 쪽 출신 오마이뉴스 기자(직원)님”이라고 겨냥했다. 최 의원이 지목한 조합원은 앞서 인천 현장에서 벌어진 물리적 실랑이의 당사자조차 아니었다. 이튿날 다른 지역의 취재 현장에 투입됐던 인물의 신원을 인지하고, 두세 걸음 뒤까지 다가와 직접 감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해당 조합원은 당시 현장에서 보인 최 의원의 행동과 SNS 게시물 탓에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 의원은 불과 지난달 최고위원 출마 이유를 설명하면서 “일베 문화가 민주당 주변까지 왔다”고 개탄했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등을 향한 조롱과 공격을 거론하며 그것이 “일베에 있던 문화”라고 스스로 규정했다.
그렇다면 최 의원에게 되묻는다. 자신에게 불편한 취재를 하는 기자의 과거 경력을 캐내 정치적 낙인을 찍고, 수많은 지지자가 보는 SNS에 ‘좌표’를 던지는 행위는 대체 무엇인가. 특정인을 표적으로 만들고 익명의 다수가 몰려가 비난과 조롱을 쏟아낼 수 있도록 하는 바로 그 ‘좌표찍기’야말로 최 의원 자신이 그토록 비판해 온 일베식 온라인 공격의 문법 아닌가? 최 의원은 자신이 경계하겠다던 문화를 스스로 실천했다.
기자는 과거 어느 회사에서 월급을 받았는지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취재하고 어떤 보도를 하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최 의원이 ‘조선일보 쪽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해당 기자는 2025년 1월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끈질기게 취재해 당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윤석열 대통령 추정 인물을 단독 포착했다. 해당 영상은 국내 주요 신문과 방송이 일제히 인용됐고, 이 조합원은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민주언론실천상과 제35회 민주언론상 사진·영상 부문까지 수상했다. 그 기자가 ‘조선일보 쪽 출신’이라는 게 오마이TV 취재의 정당성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최민희 의원은 언론개혁운동의 긴 역사를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해 왔다. 그렇다면 그 역사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월간 <말>과 민주언론운동협의회에서 시작해 오늘도 언론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이름을 더럽히지 마라. 권력과 자본의 압력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며 취재하는 수많은 언론노동자 후배들의 이름에 먹칠하지 마라.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마이뉴스지부와 한국기자협회 오마이뉴스지회는 최민희 의원에게 참담한 심정으로 요구한다.
▲ 오마이TV 취재진에 대한 감시와 촬영 방해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
▲ 특정 조합원을 겨냥한 ‘조선일보 쪽 출신’이라는 낙인과 좌표찍기에 대해 당사자에게 즉각 사과하고, 해당 게시물을 철회하라.
▲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지켜야 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신뢰마저 스스로 무너뜨린 데 책임지라.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후보 자리는 물론이고 국회의원 자리에서 즉각 사퇴하라.
“말하라, 두 눈이 가리우고 귀마저 막혀버려도. 혀는 잘리워져 입으로 말 못해도 몸뚱이로 말하라”라고 피울음으로 노래하던 그 정신을, 최민희 의원은 더 이상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언론개혁’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언론을 통제하려 하지 마라. 언론개혁의 이름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마라.
2026년 8월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마이뉴스지부
한국기자협회 오마이뉴스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