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의 대한민국
오늘 달러 환율이 심리적 한계선인 1,400원을 돌파한 1,410원으로 2년만에 최고치를 갱신하고, 증시도 코스피가 2,500선이 무너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한국 경제에 대한 위험신호가 반영되기 시작한 징조가 아닌가 싶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미국은 자유무역과 세계 경찰국가의 위상을 포기하고 자국의 이익을 정책의 최우선에 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영향을 받겠지만 특히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대만, 일본,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크게 위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 우리 정부의 대처 방안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트럼프와 골프 회동을 위해 골프 연습을 한다는 보도만 나온다.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이젠 무슨 말을 해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앞뒤 말이 서로 다르고 사실이 아닌 말을 비상식적인 논리로 강변하고 있기 때문 이다. 5년 전까지 부장검사를 하다가 갑자기 대통령이 되어서인지 정치를 특수부 기획수사를 하듯 한다. 아는 게 수사밖에 없었다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대통령직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되니 용산에 간신들만 꼬이고 사이비 무당 정치가 횡행하는 것 아닌가.국가에 큰 위기가 쓰나미처럼 밀려 오는데,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한가한 대통령 놀음으로 임기만 채울 생각인지, 국가의 운명이 참으로 풍전등화와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국민들의 민생과 안전은 외면하고 정권유지와 사리사욕에만 집착하니 지지율이 추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입으로는 공정과 상식 , 법대로를 말하지만 행동은 내 맘대로인 대통령이다. 시중에는 '입벌구'란 말이 회자 된다. '입만 벌리면 구라'라고 하는 말이다. 평생을 기획수사에만 천착해 살아온 업보가 어디 가겠는가. 사람은 40대가 되면 인성이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타고난 천성대로 살게 된다는 말이다. 국민들은 음주, 난폭운전을 하는 운전자가 모는 차안에 갇혀 불안해 한다. 언제 대형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조국 대표가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만들고 있는데 지금까지 위헌과 법률위반 행위가 17가지가 된다고 한다. 아마 앞으로도 더 많은 사건들이 불거질 것 이다. 이슈를 더 큰 이슈로 덮으면서 지금까지 지탱해 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별 문제 없이 잘하고 있는데 언론과 야당이 선동을하고 국민들이 뭘 몰라서 반정부 시위를 하는 것 이라고 한다. 지지율이 떨어지니 대국민 사과를 한다면서 비상식적인 논리로 변명만 늘어 놓았다. 가는 데까지 가겠다는 심산인 듯 싶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가장 낮은 17%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주 전 조사에서 심리적 방어선인 20%가 무너진 데 이어,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국정운영 동력이 바닥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지만, 윤 대통령에게서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갤럽이 8일 발표한 11월 1주 여론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17%, 부정평가는 74%로 집계됐다. 전주 조사보다 긍정평가는 2%포인트 떨어지고, 부정평가는 2%포인트 오른 수치다. 역대 대통령을 돌아봐도 임기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경우는 찾기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국민사과를 할 때의 지지율이 17%였다.
현 정부의 최대 위기 요인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및 이를 비호하는 정권의 태도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부정평가 사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9%)가 가장 많이 꼽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소명하고 사과하기보다 ‘뭐가 문제냐’는 식의 반박으로 일관했다.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 “대통령을 도와 국정도 원만하게 하길 바라는 걸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을 “침소봉대” “악마화”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김 여사에게 제기된 의혹은 배우자의 조언 정도가 아닌, 공천 개입과 ‘비선 라인’을 통한 국정개입 여부 등이다. 명태균씨와의 부적절한 소통이 문제가 되는데도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 없어 물어봤다”고 했다. 대통령이라는 헌법기관보다 ‘김 여사 남편’이라는 정체성이 우선하는 것 같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다음 순방 일정에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김 여사를 담당할 제2부속실을 출범하고 윤 대통령 부부의 개인 휴대전화도 교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공적 소통에 중점을 두고 비공식 소통을 줄이겠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당연히 했어야 하는 상식적 조처일 뿐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쇄신책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윤 대통령 본인 및 김 여사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조처와 인적 쇄신을 포함한 국정기조 대전환 등이 없이는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지지율 17%의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명태균씨 관련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혔지만,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폭로가 끊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해명과 어긋나는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정권을 향한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검찰은 김건희 여사가 지난 대선 이후 명태균씨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 책임자인 강혜경씨는 검찰에서 ‘명씨가 김 여사에게서 500만원을 받았다’고 했고, 명씨는 이에 대해 ‘교통비’라면서도 전달 시기와 액수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돈의 성격에 대해선 앞으로 조사에서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당시 윤석열 후보를 위해 불법 여론조사에 나섰다는 의혹이 이미 제기된 만큼, 김 여사가 건넸다는 ‘돈봉투’와의 관련성도 함께 확인돼야 한다.
명씨가 2022년 6월13일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당시 케이티엑스(KTX) 대통령 특별열차에 탑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의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을 위한 1호 열차를 김 여사가 사적 인물과 함께 탑승했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이런 내용은 전날 진상조사단이 강혜경씨와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 등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확보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봉하마을 방문 당시 자신의 회사인 코바나컨텐츠 출신 인사들과 동행해 ‘비선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가 “(명씨에게) 한 몇차례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만 밝혔다. 윤 대통령 해명과 배치되는 이런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은 답을 내놓아야 한다.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도 점차 혐의가 짙어지는 형국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여러차례 보낸 ‘공천 청탁’ 메시지를 확보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날은 윤 대통령이 명씨와 통화하며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언급한 날이기도 하다.
연일 계속되는 폭로는 이미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해명 내용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 특검을 통한 엄정한 수사만이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 있다.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