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계곡에 서식하는 물고기도 장산의 일부다
장산 생물 다양성 조사에 제외된 장산계곡 어종

대천과 장산계곡에는 어떤 물고기가 살까? 그게 너무 궁금해서 6년 전쯤 밤부터 새벽까지 장산계곡에 통발을 설치한 적이 있었다. 석태암 앞 애기소와 구시폭포, 양운폭포 아래 등 세 곳에 설치했는데 결국 버들치만 잔뜩 구경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설픈 방법이었다.
바위틈에서 사는 어종은 통발로 잡기가 힘들다. 또 물고기에 따라 야간에만 은밀하게 움직이는 놈이 있는가 하면 돌 틈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놈도 있다. 그런데도 겨우 통발 몇 개로 장산계곡의 어종을 밝히려 했으니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조사였던 셈이다.
한 번은 대천에 서식하는 어종을 확인할 요량으로 대천 한 곳에 어항을 담가놓았던 적도 있다. 그러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대천에 관심이 많은 어느 주민이 친절하게도(?) 어항을 물 밖으로 치워놓은 적도 있었다.
어찌 됐든 지금까지 장산계곡과 대천에서 확인한 어종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버들치와 갈겨니, 참갈겨니다. 물고기를 잘 모르는 독자들은 이름조차 생소하겠지만 흔히 피리로 통칭되는 놈들이다. 이놈들도 장산계곡과 대천에서 구역별 분포가 다르다. 그다음으로 꺽지, 동사리(경상도 사투리로 뻥구리)와 밀어다. 장산계곡에서 가끔 출몰하는 큰 꺽지에 입맛을 다시는 사람들도 보았다.
드물지만 민물참게가 대천호수 가장자리에 나타나 주민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대천에 민물참게가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민물참게가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장산계곡 상류에는 민물가재가 살고 있으며, 대천호수와 장산계곡이 만나는 지점에는 민물새우(종류를 정확하게 모르지만 줄새우 같아 보임)가 많이 깔려 있다.
잉어와 비단잉어의 경우는 제외하더라도 대천까지 은어가 올라오기도 한다. 비위가 좋은 사람들은 삼정그린코아 앞 대천이 하수와 만나는 지점에서 가끔 떼 지어 노니는 은어를 볼 수 있다.
그보다 조금 아래 지점인 복개된 춘천에는 민물장어가 많이 서식한다고 하는데 직접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이 민물장어를 장산계곡에서도 목격했다고 하는데 그 가능성만 열어두고 있다. 이 밖에도 대천과 장산계곡, 그리고 장산 습지에는 더 많은 어종이 서식할 것으로 추측은 하나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질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6월 1, 2일 양일간 장산생물 다양성 조사가 실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조사에서 이들 어종 조사는 빠진 것으로 보인다.
장산과 대천, 그리고 춘천까지 잘 보존하려면 먼저 서식하는 어종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장산산림생태관찰센터를 방문하면 장산계곡 어종이 겨우 꺽지, 밀어, 버들치, 갈겨니가 다인 것처럼 나타나 있다. 그것도 배경이 장산 계곡은 고사하고 계곡도 아닌 강으로 되어 있다. 마치 만들기 싫은데 억지로 만든 관찰 센터인 것 같다.
그런데도 관찰 센터는 장산의 생태를 보여 준다면서 방문객을 맞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