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조제약을 1회용 약 보관함에 담아 놓은 뒤 혈압약이 조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나서 약국 조제실수인지 아니면 환자 과실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서울 송파구에서 A약국을 운영하는 L약사는 데일리팜 제보를 통해 분명 환자 과실인데 조제실수 소문이 퍼져 약국경영 상황이 최악이 됐다며 억울함 심정을 알려왔다.
상황은 이렇다. 할머니 환자는 근처 의원에서 혈압약과 혈액순환제 처방을 받아와 A약국에서 조제를 받았다.
그러나 며칠 후 환자는 한약 환제가 뒤섞인 채로 1일 복용용 플라스틱통에 약을 담아왔고 혈압약이 빠졌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L약사는 원 조제상태가 유지되지 않았고 정확하게 혈압약 조제가 이뤄졌다고 항변했지만 환자는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환자는 처방전을 받은 의원에 약국의 조제실수가 있었다고 알렸고 결국 의원 사무장이 약국에 방문, 혈압약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커졌다.
사무장이 약국에 방문한 이후 이번 사건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의원에서 A약국으로 오던 처방환자의 발길이 뚝 끊겨 버린 것.
조제실수 소문으로 인해 해당 의원에서 다른 약국으로 환자를 지정해 보내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게 L약사의 주장이다.
L약사는 "보건소에 진정을 냈지만 의원에서 특정약국을 지정한 메모나 환자의 말을 녹취해 신고해 달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환자의 조제실수 주장 이후 처방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L약사는 "환자가 원 포장을 뜯어 플라스틱통에 보관을 한 상황에서 조제실수를 인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모든 약국에 해당되는 문제인 것 같아 제보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L약사는 "약통에 한약성분의 환약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원 조제 상태의 약포장지는 하나도 가져오지 않은채 막무가내 주장을 해 조제실수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의원도 약국에 반감을 갖기 시작해 약국 운영이 힘들어졌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