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 아래 먼지 폴폴 날리고
비오는 날 이면 진창이던 흙길에
넓직한 신장로가 깔렸다
산 만대기 터널 뚧히고 당마당 이라 불리우던 마을앞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뽑히고 그 자리를 기점으로 똥그란 로타리가 형성되고, 내어릴적 스케이트 지치던 미나리깡은 버스 터미널이 들어섰고,비까뻔쩍한 백화점도 개점 했다
평당 기천원 하던 미나리깡이 평당 수십만원 으로 뛰었다 한다
평생을 똥장구 지고 농사짓던 촌로가 졸지에 벼락부자가 돼버렸다
어떤분은 수십억 재산가가 되었다 하고
또 어떤이는 수백억 재산가가 되었다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대의 그분들 대부분은 그 많은돈 조금도 쓰지못하고 돌아가신걸로 안다
평생을 근검절약 하며 가난하게 살던 분 들이라 돈 쓰는걸 죄악으로 여겼다
삐루는 비싼 고급 술이라 못마시고 늘 소주나 막걸리 즐기셨다
아파서 병원 갈때도 싸게 해준다는 고관앞 침례병원 가면서 택시비 아까워 털털거리는 버스 타고 다니셨다 벼락부자 된 당대의 그분들은 대부분 그리살다 가셨다
2세들은 어땠을까
다들 예상하듯이 개차반으로 살았다
촌동네이긴 해도 집이 때부자라 대학공부 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들의 사고는 세련되지 못했던듯 하다
거친 언어와 야성적인 가오? 로 평생을 건달로 살았다
일흔이 넘은 지금도 그리 사는사람들 많은걸로 안다
못본지 수십년이 됐지만 간간히 소문은 듣는다
어이~놀믄 머하노 뭐라도 해가 다문 한푼이라도 벌어야지~
이십대 중반 시절, 그들이 (개띠)모이면 하는 소리다
그동네 58개띠 다 모으면 일개 중대 규모라 했다
알다마 기본 삼백이고 바둑은 기원급수 2~4 급 수준 이었다 대부분 그랬다 그동네 개띠들은 개떼라 할수도 있겠다
공장 점심 먹으며 느낌이 이상했다
음식이 자꾸 한쪽 입술로 흐르는 느낌?
또한, 한쪽눈에 자꾸만 눈물이 고였다
느낌이 불편했고 기분 나빴다
친하게 지내던 용접사 형님께 말했더니 와사풍이라 했다
와사풍? 머...그런게 있나? 싶어 놀랬지만 별 걱정 안했다 그러다 말겠지
자고나면 낫겠지 싶어서였다
하지만 자고나니 증세가 더 악화됐고,
한쪽눈을 감을수가 없어 잠을잘수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거...버티고 개길일이 아니란걸 직감 했다
해서 이리 저리 물어보니 침을 맞아야 낫는다 하고, 그런 침술을 잘 놓는이가 온천장 간첩 침쟁이라 했다
이리 저리 수소문 했지만, 온천장 간첩 침쟁이는 돌가가신지 오래고, 근처의 한방 의학 병원에 가서 침을 맞았다
와중에 동네 형들한테 물어보니
어떤 형이 이런말을 한다
마~그거 조또 아이다
삼천포 가면 어떤 나무가 있는데 그나무 이파리 따다가 돌아간 턱에 붙이면 다시 원 상태로 돌아오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딱 지켜보고 있다가 중간쯤 왔을때 그 이파리 딱 띠야지, 때를 놓지면 반대쪽으로 돌아가 영원한 불구가 될 정도라 했다
어렸지만, 웃고자 하는 헛소리지 싶었다
당구장 구석 골방에서 밤샘 고스돕 치다가 차가운 골방구들에 한쪽 볼때기 대고 잠들었던게 발병의 원인이란게 밝혀졌다
뱁새가 황새 발거름 흉내내다 가랑이 찟어진 경우라 하겠다
놈팽이 형들과 놀면서 반면교사로 배운건 있다
인간은 처지에 맟추어 살아야 탈이 없다는것
그 형들 거칠긴 했어도 재미는 있었다
한방 병원 간호사에게 나도 한마디 남겼다
"놀면 머하능교
머라도 해가 다문 한푼이라도 벌어야지"
풉~!
첫댓글 글이 참 구수하고 재밌습니다요ㅎㅎ
함박산님은 입이돌아가고 눈이 안감겨서 한방병원에서 침 맞았다 하셨다는데 ....
빠른 쾌유 바랍니다
참 그리고
58개띠라하니 우리서방도 58개띠라
더 반갑습니다
20중반 시절 이야기 입니다
집 아저씨께도 안부 전합니다
건강 하시라고요~^
@함박산2 아하
글쿤요
개차반형들이 58개띠라 그말이네요 ㅎㅎ
우얗던둥
참 재미집니다요^^~
@요 요 베이비부머의 핵심 세대였지요
어느동네든 58 개띠가 많았던걸로 기억합니다
깜놀했짜나욧~!!!
구안와사라고ㅠ
젊어서였다니 그나마 회복도 빠르고 다행이었네요
주변 지인 구안와사
낫기는해도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더라꼬요
58개띠 여기도 있습니다 ㅋㅋ
예전에 봤던 메쵸
백남옥님도 구안와사 느낌이었습니다
예쁜이는 턱이 돌아가도 곱더군요
ㅋㅋ
@함박산2
긴듯 아닌듯 정도라
예쁘게 보였겠쥬? ㅎ
탁장에서 만난 어떤분은 한쪽입이 귀에 걸린듯ㅠ.ㅠ
구안와사가 저렇게 심하게 남다니
놀랐거든요
무튼 아푸지 마러유
@정 아 눈나는...
참...다정도 병인냥 하시니
이러한 청도댁 눈나를 사랑치 않는다면
내 사람이 아니지
ㅋㅋㅋ
간첩 침쟁이 괜히 가슴이 덜컹 했지여 클났다 싶어서
다행이요 ㅎㅎ 절대 아프지 마시요 그냥 울아부지 말대로
놀아도 지서로 놀아라 놀믄서 와 아프다카노
돈은 써 본사람이 쓰고 남을 돕는 사람은 자신이 도움 받았던
가난한 사람이 남을 돕는 거랍니다
조지 오웰 작품 런런의 부랑자에서
자비는 가난한 자에게서 나온다
오웰 자신이 거리를 떠돌때 빵한조각이라도 준 사람은
모두 자신과 같이 가난한 자들이 였다는 거
올리버 부친 건강해야 이렇게 사는 냄새 나는 글 자주
보겠지요 몸 챙기면서 노세요 ~
사십년전 얘기네요
티비 보다가 턱이 살짝 돌아간 느낌의 남자가 있어 문득 옛생각 한토막 떠올랐습니다
친구 시골집 매실낭구 가지치기 한 후로 다친 등짝이 살짝 뻐근 했습니다만
지금은 멀쩡해서 잘 먹고 잘 놉니다
꽃 필텐데...
봄볕이 참 공허한 느낌의 요즘이긴 합니다만
진창(땅이 질어서 질퍽하게 된 곳)
미나리깡(미나리를 심은 논)
삐루(맥주)
개차반(개가 먹는 음식, 즉 똥을 가리키는 말로, 행실이 더럽고 막된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
와사풍(구안괘사로 입과 눈이 한쪽으로 틀어지는 병으로 중풍 증상의 하나)
개길일(지시나 명령 따위에 순순히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할 일)
가오([kao] ‘폼’을 속되게 이르는 말) - 함박산2 님께선 이 '가오'란 말을 글에서 잘 쓰더군요.
골방(큰 의 뒤쪽에 딸린 작은 방)
친절하신 시인님~^
그때 그시절의 그리운 모습이 그려지네요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즐겁고 정이 넘치던 그시절이 저도 그립습니다~
그분들 마음 따신분들 이었지요
말은 거칠었지만
그 나무 이파리 따다가
돌아간 턱에 붙이면
다시 원 상태로 돌아오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딱 지켜보고 있다가
중간 쯤 왔을 때 그 이파리 딱 띠야지
때를 노치면 반대쪽으로 돌아가
영원한 불구가 될 정도라 했다. ㅋㅋㅋ
한참 웃었네요. ㅋ
갱상도식 유머지요
ㅋㅋ
함박사님예 순간
깜놀했잖아예
젊은시절 팔팔청춘때 큰 경험
하셨네여
ㅋㅋ글이 넘 욱껴서 우슴이 ㅋㅋ
아부지 끔직히 생각하는
올리버 봐서라도
그저 몸 건강 잘 챙기세여
토종사투리 우승감입니데이
기분좋은 봄날 되세용
고맙심더~
오랫만이네예
새김치 칼클케 담았드만예
농갈라 무입시다~^
@함박산2 농갈라 무그면 좋지예
좀 드릴까예 ㅎ 즐 오후 되세용
나중에 글 써보세요. 술술 잘 너머 가요, 젊은이 들 잘 읽어요
감사합니다~^
안개가 잔뜩 내려 앉은 아침
함박산님의 글 읽습니다.
참 재능이 다양하신 분이셔요.
글 솜씨도
주량도?
선량함도..
강아지 하나 여기도 있어요
ㅎ
아프지 말고 건강히
가늘고 길게라도
술 한잔 할 수 있는 삶
삽시다.
매화 앞에 두고
산사춘 한잔 기울이고 싶습니다.
글 쓰는 솜씨야
재능이라 할 수준은 못되겠고
주량과 선량함을 두고 재능이라 할수는 없겠지요
삼월 말 쯤이면 벗꽃 흐드러지겠네요
즐겁고 행복한날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가늘고 길게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