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나 어떤 모임의 회식자리에 가면
잔이 비게 되는 경우가 있다.
혼자 스스로 술을 따루기도 민망스럽고
그렇다고 빈잔을 그대로 놓아 두기도 거시기 하다
그런 경우를 우체국장이라 한다.
너스레가 좋은 친구는 그럴 때 마주 앉아 있는 친구나 옆에 앉은 친구에게
"요새 니 바쁘냐?"고 정중하게 물어본다.
그러면 십중팔구 "별로 바쁜 것은 없다"고 대답한다.
"야 그러면 여기 술 한잔 따라 봐라!"고 하면
"아! 잔이 비었구나, 미안하다"고 하면서 잔을 채워준다.
우체국장 자리란 직급은 높고 아무런 권력이 없는 자리를 말한다.
우체국도 그 전엔 국가기관이었고 국장도 공무원신분이었다
시골에서 무슨 행사가 있으면 지방 유지라면 면장,지서장 그리고 우체국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행사를 마치고 나면 으례 회식이 있었는데 그 때 면장이나 지서장(파출소장)한테는
술잔이 비기가 무섭게 다른 사람들이 술을 권했지만 우체국장한테는 아무도 술을 따라 주는 사람이 없어
잔이 비어 있기 일쑤였다.
내가 배를 탈 때 창녕남지출신 젊은 오일러가 한 명 있었다.
휴가로 쉴 때 국민학교에서 가을 운동회가 열렸다.
당시 수출나가서 달러로 임금을 받는 선원들 월급이 육상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찬조금으로 십만원을 학교에 냈더니 본부석 교장선생님자리 옆에 지서장과 나란히 큰 의자에 앉으라고 하더란다.
부산 변두리 단층 집 한채 값이 280만원 할 때였다.
옛날 관용차 번호는 의전순서였다. 번호판이 바뀌기 전에는 관용차에는 번호 앞에 관자가 붙었다.
부산에서는 해양대학장차 번호가 제일 빨랐다.
부산시장이나 부산대학교 총장 관용차 보다도 빨랐다.
관용차가 나오기전에는 번호판도 없었으니까 학장도 남의 차를 얻어 타고 다녔다.
해양대학장 관용차 번호판이 앞선 이유는 자유당정부시절 낙루장관이란 닉네임이 붙었던
신성모국방장관이 이승만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는 일제때 영국상선대 출신으로 상선선장일 때 독립군자금을 날랐다고 알려져 있다.
한 20여년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무슨 큰 배를 건조하여 명명식을 한다고
학교에도 초청장이 와서 총장님과 함께 참석한 적이 있었다.
대학총장이면 장관급이니 행사의전에도 자리가 고려돼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지역출신 국회의원, 시장 등은 앞자리에 직함이 붙어 있고
학교총장은 뒷자리 구석에 마련돼 있었다.
그럴바엔 차라리 초청을 하지 말 것이지...
오늘 성당 미사 복음말씀은 자리에 관한 것이었다.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셔서 음식을 잡수실 때,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누가 너를 혼인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를 받았을 경우,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이 분에게 자리를 내 드리게'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가게'할 것이다.
그 때는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첫댓글 항시 겸손한자가 이기고 자신 내세우고 내가내다 하는넘도 죽을시는 별로라. 어디 모래위 누각같이 까불고.쇠푼아니. 연줄이라도 있어면 우쭐되는넘. 내가 내다 하던넘들 한방에 가는넘도.동기중에도 그런넘 안봤나. 상석 자리만 고집하던넘.마누라까지 말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