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콘크리트를 만드는 실험을 했다고 밝혔어요.
우주에서 만든 콘크리트가 얼마나 단단할지, 화성 개척 같은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지 확인하려는 취지였다고 해요.
현재 지구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건축 재료인 콘크리트를 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 제조하는 실험이라고 화제였죠.
콘크리트는 보통 시멘트에 모래, 자갈 그리고 물을 섞어 만들어요.
접햡력이 강한 시멘트가 폴 역할을 해서 모래, 자갈 같은 석재를 품고 한 덩어리로 단단히 굳는 성질을 활용한 것이죠.
이런 콘크리트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고대 건물이 로마의 판테온입니다.
다신교였던 로마 제국에서 모든 신을 모시는 전당이던 판테온의 지붕은 철근이 들어가지 않은 세계 최대의 콘크리트 돔입니다.
그 무게만 4535t에 달합니다.
석회 가루와 각종 골재, 이탈리아 니폴리산 화산재인 포촐라나에 물을 섞은 로마식 콘트리트를 활용해
125년 지어진 이래 지금까지 버티고 있어요.
다만 콘크리트에는 큰 단점이 있었어요.
기둥이나 벽으로 쓰기엔 그 강도가 낮아 콘크리트만으로는 온전한 건물을 짓기 어려웠죠.
그래서 19세기 이전까지는 건축물을 만드는데 부수적인 역할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근대 건축이 시작되는 19세기를 거치며 콘크리트에 큰 혁신이 이뤄집니다.
'철근 콘크리트'의 탄생입니다.
콘크리트 속에 철근을 박아 넣은 것만으로도 기존 보다 훨씬 튼튼한 콘크리트가 만들진 거예요.
충분한 시간을 들여 콘크리트를 굳히고 건조하는 양샹 과정만 잘 거치면
20층 넘는 아파트도 철근콘크리트만으로 튼튼하게 지을 수 었게 됐어요.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도 이 철근 콘트리트 덕이죠.
콘크리트는 지금도 여전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2015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연구개발한 '규퍼콘크리트'라는 초고성능 콘크리트가 댜표적입니다.
철근 없이 콘크리트뿐인데 건물을 지탱할만큼 견고하고 무게는 일반 콘크리트의 3분의 2에 불과합니다.
물처럼 흐르는 상태라 네모 반듯한 건물뿐 아니라 곡선미를 살리기도 쉽죠.
2017년 슈퍼콘크리트를 활용해 김찬중 건축가가 울릉도에 지은 리조트는 곡선미 넘치는 외관으로 화제를 모으며
세계적인 디자인.건축잡지에서 '최고의 신축 호텔'로 꼽히기도 했답니다.
'건축물에 대하여'에서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건축을 집대성한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는 건축의 핵심 요소로 '견고함' '유용성' '아름다움' 세가지를 꼽았어요.
콘크리트가 바로 이에 들어맞죠.
기원전부터 사용된 콘크리트는 지속적인 발전을 거쳐 현대 대도시의 풍경을 만들었어요. 전종현 디자인.건축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