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D
2057년, 에너지 쇼크이후 에너지 품귀현상으로 인해, 도시는 밤의 빛을 잃은 지 오래다.
어두운 골목길.
일말의 달빛만이 밝히는 그곳...
작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허름한 외투. 헝크러진 머리...소위 말하는 시대의 패배자...
그는 천천히 발을 옮겼다. 그리곤 도저히 그와는 어울릴 수 없는. 제법 돈 좀 쳐 바른 빌라 앞에 섰다.
"흠, 여긴가?"
작은 쪽지를 보며 주소를 확인한 그는, 천천히 빌라를 올려다 보았다.
회색의 외벽속에 유달리 빛나는 창.
"402호라....."
그는 천천히 계단을 향했다 그리고 건물의 암흑 속으로 지워져갔다.
터벅 터벅...암흑속에 퍼져나가는 그의 발소리에서 왠지 슬픔이 느껴진다.
귀찮기 짝이 없는 시간...마침내 402호에 다다른 그는, 천천히 손잡이를 돌려보았다.
"지랄 같군..."
짜증난다 듯 머리를 쥐어뜻은 그는 또다시 귀찮은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 천천히 계단으로 발을 옮겼다.
어두운 계단.허무하게 떠도는 발소리...
다시 건물밖에 나온 그는, 천천히 빌라를 1층에서부터 쓸어 보았다.
문득 4층에 시선이 멈춘 그는 조용히 뇌까렸다.
"고맙게도 창문은 열어 두셨군...후후훗..... 지랄..."
그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오른 팔을 들었다.
순간 그의 전신이 붉은 피덩이처럼 변하여, 마치 심장이 뛰듯 꿈틀 데기 시작하였다. 몇초후
다시 나타난 그는 아까의 그가 아니었다.
검은 점퍼와 군용 바지 ....게다가, 아까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던 살기 넘치는 눈빛..
도저히 아까의 패배자라고는 생각할수 없었다.
그는 짧게 변한 머리를 천천히 쓸어 올렸다. 비록 단순한 동작일 뿐이었지만 그런 그의 모습에서 엄청난 살기가 느껴졌다. 마치 한마리의 야수처럼..
"그러면 시작을 해볼 까나."
그는 천천히 몸을 숙였다. 그리곤 가볍게 뛰어올랐다. 아니 천천히 날아올랐다. 그리고 공중에서 몸을 틀어 사뿐히 4층 방으로 내려앉았다..
"백점 만점이군..쿠쿳.."
작지만 아늑해 보이는 서재...빌라의 모습이 그러하듯 더럽게 돈을 쳐 바른 티가 푹푹 난다.
"흠...책상이였던가?"
그는 주머니에서 아까 주소를 확인할때 보았던 쪽지를 펴보았다.
"두번째서랍의 ....제일 구석....이라.."
쪽지를 읽으며, 손을 옮기자 열 묶음정도의 공책이 들어났다.
공책의 표지는 꽤나 오래되어 보였지만, 뒤로 갈수록 새것이 였다.
"돈이 썩어 넘치는 군..."
사실 종이라는 물질은,'유연성 액체 터치스크린' 노바의 등장과 세계산림보호 협약에 따라 살아진 희귀품으로써 엄청난 고가의 품목이었다. 그런 것이 지금 그의 손에 한뭉치로 쌓여 있는 것이다.
그는 공책이 손에 잡히자 무섭게 뽑아 들었다. 그리고 마치 야수가 덤벼들 듯 거칠게 페이지를 열었다.
내용물은 한눈에 봐도 일기장이었다.
'지랄같군. 제기랄'
점점 그의 표정이 짜증으로 물들었다. 그래도 어쩌겠는다 그는 조용히 분을 삭혔다. 문득 제일 앞페이지에 눈이 갔다.
그곳엔 유독 붉은 글자로 쓰여진 짧은 편지가 쓰여 있었다.
<만약 니가 이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 나는 죽어 있겠군. 긴말은 않겠다. 너도 구질 구질 한건 질색일 테니.
그냥 이것을 읽어라. 이상.
............................................민혁에게>
"쿠쿠쿳 ...지랄 같은놈... 이런 개 새끼...이런 개새끼 이런 이.이런 제길..제길좃같군. 그래 그래 이런 개자식.그래. 소원을 들어 주지.소원을. 젠장.젠장 죽을 거면 죽을거면 곱게 죽지 개새끼 이이 개새끼........ 이런."
민혁은 공책을 바닥에 집어 던졋다. 그리고 일기를 밟아섰다. 하지만 그 이상의 동작은 없었다. 아니 있기는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버렸으니까. ..
침묵..
그가 다시 고개를 들은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다시 고개를 든 그는 천천히 눈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일기를 폈다. 그리고 낮게 뇌까렸다.
"이런 젠장"
*에너지 쑈크
2043년에 일어난 에너지원 종말 사태이다.
------아래의 글은 에너지 쇼크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입니다. 보시다 시피 길거든요. 그러니 읽고 싶으시면 읽으세요. 일종의 세계관 이지만 주인공의 특성상 그리 중요하지는 않아요.--
에너지 쑈크는 우라늄 석유 석탄 등 모든 동력 자원이 바닥난 사건이다.사실 이러한 사태는 이미 2000년에 있었던 에너지 자원의 가격인상으로 예고되었던 것이다. 아니 그 이전부터 예상이 되고 있던 사실이다.
사실 세계는 이에 대처 하기 위해 여러가지 에너지 효율을 올리는 작업을 하며 대채 에너지를 발명 발견 하려고 노력 하였다. 그 결과 에너지 효율은 급격히 오르게 된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현대의 사회를 버텨가게 할 굴직한 대체에너지가 발표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2043년 전세계에 모든 에너지 자원의 동결이 선포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상당히 재미 있는 일이 벌어 진다.
에너지 쑈크선포가 있은 다음해 차례로, 미국 일본 프랑스가 대체 에너지를 가지고 나온다. 그것은 행융합 무한 발전..이것은 수소가 헬륨이 되는 융합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 하고 다시 헬륨이 수소가 되게 하는 분열 과정을 통해 또다시 에너지를 얻어 냄으로써 자원소비 0에 도전 하는 발전 방식이다. 물론 이런 반응은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약 3000회의 발전을 할수 있으므로 거의 자원을 안쓴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러한 방식까진 아니더라도 핵융합에 관해서는 2000년대에 이미 나온다. 나온다. 하며 기다리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묘하게도 세계적으로 큰 효과를 나타 낼수 있는 타이밍에 등장 한것이다.
이들 세 국가는 에너지를 독점하고 팔아 먹었다. 물론 타국가에서 반발을 하였지만 이들 에너지 보유국이 동맹을 맺고 함께 맞서자 그러한 반발은 살아 지고 만다. 왜냐하면 경제자체가 에너지 없이는 돌아 갈수 없기에 경제적 타격을 줄수 없을 뿐만아니라 전쟁도 에너지보유국이자 전쟁무기의 일인자인 미국을 당해 낼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세계는 다시 편성 된다.
물론 우리나라도 이에 영향을 받지만 진작부터 미국의 식민지에서 벋어 나지 못하던 우리나라는, 이 사건이후 에너지를 일본에서 수입하게 됨으로써 은연중이었던 일본통치가 미국과 양분되는 결과를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