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라이더 71년작 ~ 신 가면 라이더= 스카이 라이더 79년까지)
MBS-TBS계 / 도에이 / 1979.10~1980.10 / 컬러 TV 시리즈 / 전 54화 / 출연 : 무라카미 히로아키, 츠카모토 노부오
너무 불어나 버린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지구을 정복한 뒤 선택된 인간 이외에는 말살한다는 목적으로 탄생한 네오쇼커가 각지에서 암약하기 시작한다. 행글라이더를 즐기는 청년 츠쿠바 히로시는 우연히 네오 쇼커에 의해 납치당하려던 시도 박사를 구하려고 하지만 결국 목숨을 잃고 마는데, 시도 박사는 네오쇼커에게 협력을 약속하는 대신 히로시를 개조인간으로 다시 소생시키고, 되살아난 히로시는 새로운 가면라이더가 되어 시도 박사와 함께 탈출한 후 자신을 개조한 네오쇼커와 싸움을 시작한다.
고전 끝에 결국 히로시는 네오쇼커의 대간부 제너럴 몬스터를 쓰러뜨리지만, 이번에는 남미 지부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진 마신제독이 나타났다. 위기에 빠진 히로시의 앞에, 예전의 7인 라이더가 나타나 히로시 = 스카이라이더에게 새로운 힘을 주게되고, 히로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네오쇼커에게 끌려간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방을 알기 위해 더욱 투지를 불태우게 된다.
구 가면라이더 시리즈의 종결 후 4년이 지나, 도에이는 당시 유행하고 있던 슈퍼맨 등의 미국식 히어로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 히어로의 자존심으로서 가면라이더를 부활시키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초대 라이더의 리메이크를 목표로 했던 이 작품은 제목도 그냥 '가면라이더'라고 함으로서 예전 시리즈와의 연관성을 의도적으로 차단함과 동시에, 전설적 히어로의 계승자로서의 라이더가 아닌 고립무원의 전사로서의 싸움을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은 '슈퍼맨'을 염두에 둔 비행능력을 라이더에게 추가함으로서 예전의 가면라이더를 능가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했지만, 촬영소의 변경과 스탭의 이동 등으로 이미 예전의 노하우를 상당부분 소실한 상태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오히려 전체적인 작품의 질을 낮추는 결과가 되어버렸고, 어린이 프로의 주류가 완전히 애니메이션으로 넘어갔던 당시의 상황에 있어서 '가면라이더'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져 갔다.
더구나, 마찬가지로 도에이에 의해 일본 특촬의 부흥을 내걸고 시작되었던 '배틀피버 - J'가 슈퍼로봇물과의 융합 등 보다 어린이들의 취향에 맞춘 기발하고도 재미있는 볼거리로서 인기를 끌고 있었음을 생각할 때, 정작 정통파 특촬 히어로였던 '가면라이더'가 처한 위기상황을 도에이가 간과할 수 없었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예전의 인기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있던 '가면라이더'를 되살려내기 위해, 결국 도에이는 극약처방을 도입하게 된다. 그 결과 20화 이후부터 스트롱거를 비롯한 예전의 라이더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면서 이 작품의 분위기는 일변하게 되는데, 이전까지는 본편중에서 그냥 '가면라이더'라고만 불리던 이 작품의 라이더는 비로소 정식으로 '스카이라이더'라는 이름을 얻으며 기존 라이더의 계승자인 '8번째의 라이더'로서 자리매김하게 되고,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선배 라이더의 잦은 등장도 이미 오타쿠화되기 시작하고 있던 예전의 라이더 팬들을 흡수하는 효과를 거둠으로서, 도에이는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되돌아보면 예전의 울트라 시리즈에서 보여준 패착과 마찬가지로, 예전의 주인공들에게 밀려 정작 새로운 주인공인 스카이라이더의 입장을 약화시켜 버리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방식은 비록 일시적인 시청률 상승에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한 명의 히어로서의 자립성이 약화된 캐릭터의 매력을 깎아먹는 것은 필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스카이라이더 자체도 우선 몸의 색깔을 갈색계열에서 녹색계열로 바꾸어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고, TV 특촬의 한계상 거의 어필하지 못한 비행기능 대신 '99가지의 기술'로 상징되는 예전 라이더들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필살기를 추가하면서, 원점회귀라는 대의명분보다는 보다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체적인 노선을 변경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의 미국 작품들을 의식한 작풍도 여전해서, 당초에는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에는 거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슈퍼맨의 컨셉 대신 이번에는 스타워즈의 컨셉이 도입되게 되는데, 그 정점에는 히로시가 찾아헤매던 자신의 아버지가 사실은 네오 쇼커의 대간부 마신제독이었다는 드라마와, 극장판에 등장한 우주로부터의 침략자 '은하왕'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중반의 과격한 노선변경과 함께 예전의 숙련된 스탭이 보여줬던 연출의 힘이 느껴지지 못한다는 악평이 겹쳐져서, 이 작품은 역대 라이더의 출연 등의 극약처방덕분에 그나마 어느정도의 인기를 얻으며 라이더로서의 체면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작품 자체로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채 막을 내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