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살 난 칼 마르크스는 논하기를
'사람은 단순히 남의 예속적 도구로 살다 말 것이 아니라
자기분야에서 자립하고 반드시 인류에 봉사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만인을 위해서 가장 헌신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다면, 어떠한 무거운 짐도 우리를 굴복
시킬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짐이란 만인을 위한
희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사소
하고 한정적이며 이기적인 기쁨을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만인에 속하는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우리의 행동은
조용히 그러나 영원히 영향을 미치며 살아 숨쉬게 되고,
우리를 태운 재는 고귀한 인간들의 반짝이는 눈물로
적셔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우리의 소명으로 믿고 있는 직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사회와의 관계는 우리가 그것을 결정할 수 있기 이전에 이미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칼 마르크스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고등학교(김나지움) 졸업논문
" 한 젊은이의 직업선택에 관한 고찰" 中에서-
마르크스는 1835년 17세에 고등학교 졸업논문를 쓰면서, '사소하고 한정적이며 이기적인 기쁨을 향유하는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만인의 행복에 기여하는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였다.17세의 이 총명한 청년 마르크스는 고등학교 졸업논문을 쓸 당시 이미 인류해방을 위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한다.이러한 소명적 직업관은 비록 마르크스 자신의 고유한 생각은 아니라 하더라도 바로 자신의 학문적 소명의 일단을 잘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문적 삶의 목표와 방향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인류의 행복과 사회의 최상의 발전에 기여하는 학문적,혁명가적 삶을 선택하여, 인류의 운명은 인간 자신의 손에 달렸다는 신념으로 일관한 그의 생애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세속적인 측면에서의 그의 비극적이고 불행한 삶은 이때 그 싹이 텄다.마르크스는 '변호사가 돼라,변호사가 되어야 사회적 지위를 가지며 안정적인 삶을 산다'는 아버지의 권고를 무시하며,대학시절 역사와 철학공부에 심취,매진후 세상을 전복하기 위해, 고난에 찬 혁명가로 나선다.
나는 19세에 에드먼드 윌슨의 근대혁명사상사(을유문화사)에 나오는 마르크스의 고등학교 졸업논문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나도 19세, 이상에 불타던 젊은 시절에는 만인의 행복을 위해 살아야 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다.그러나 젊은 시절의 그 결심은 젊은 시절에만 국한되었고,세월의 흐름속에서,나이가 들수록 젊은 날의 이상과 열정은 갈수록 퇴색되고,대부분의 사람과 같이 나도 자신의 생존과 행복을 우위에 놓고 살아가고 있다.하지만 사회에 대한 관심과 좋은 세상에 대한 염원은 버리지는 못하고 아직 간직하고 있기는 하다.
이글을 쓰면서, "세상 일은 포부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마르크스의 고등학교 졸업논문의 인상적인 한 구절이 가슴에 절절하게 다가온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르크스가 말한 직업과 제가 생각하는 직업은 다른가 봅니다.
저는 직업에 봉사와 희생이란 말이 어울린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직업은 돈이 오가는 것이고, 봉사와 희생은 돈이 오가지 않는것이라 생각합니다.
간혹 돈이 조금 오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개인이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칼로 두부를 베듯 깨끗하게 구분되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응급의사님이 말한 직업의 개념이 우리네 보통사람들의 직업관이죠.일반적으로,직업은 소명보다는 생계를 위한 수단인 것 맞습니다.소명을 위한 직업은 결단과 헌신 없이 갖기는 어렵고,따라서,소명적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은 극소수가 아닐까요.대다수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생계를 위해,어떤 직업을 선택하죠.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고 거기에 많이 몰리죠.
그렇지만 직업을 갖더라도,소명의식이 있는 인권변호사,인도주의적 의사,현실에 적극 참여하는 진보적 과학자,사회운동가가 될 수 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