晨詣 超師院 讀禪經
(신예 초사원 독선경)
作者:柳宗元 (유종원)
汲井嗽寒齒(급정수한치),清心拂塵服(청심불진복)。
閒持貝葉書(한지패엽서),步出東齋讀(보출동재독)。
真源了無取(진원료무취),妄跡世所逐(망적세소축)。
遺言冀可冥(유언기가명),繕性何由熟(선성하유숙)?
道人庭宇靜(도인정우정),苔色連深竹(태색련심죽)。
日出霧露餘(일출무로여),青松如膏沐(청송여고목)。
澹然離言說(담연리언설),悟悅心自足(오열심자족)。
<원문출처> 晨詣超師院讀禪經 作者:柳宗元, 本作品收錄於:《全唐詩/卷351》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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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을 길어 시린 이를 양치하고
마음을 맑게 하여 옷의 먼지를 턴 뒤
한가롭게 불경을 손에 들고
동쪽 재사(齋舍)로 걸어가 읽는다.
참된 근원은 끝내 얻지 못하고
세상사람 허망한 행적을 좇고 있네.
남긴 말씀 깨달을 수 있길 바라노니
성품을 닦는 일 어찌하면 원숙해질 수 있을까?
도인의 안뜰은 조용한데
이끼 빛은 깊은 대숲으로 이어지고
해 뜨자 안개 이슬 내린 뒤라
푸른 솔은 머리에 기름을 바른 듯
마음이 고요해져 언어의 가르침을 떠나
깨달음의 기쁨에 마음이 흡족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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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이른 새벽, 초사(超師)가 주지하는 사원에 이르러 우물을 길어 양치하고 마음을 맑게 하려 옷의 먼지를 털었다. 그리고 한가롭게 불경을 손에 들고 동쪽 재사(齋舍)로 가서 읽는다.
세상 사람들은 참된 근원을 추구하지 않고 허망한 행적을 좇고 있다. 부처께서 남기신 말씀을 깨닫길 바라니, 마음 수양은 어찌하면 완전무결해질 수 있을까?
도인의 안뜰은 고요한데 이끼의 푸른빛은 깊은 대숲으로 이어져 있고, 안개 이슬이 내린 뒤라 해가 돋으니 푸른 소나무는 머리에 기름을 바른 듯 청초하게 빛난다. 이를 보니 마음이 담박해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로 인한 기쁨에 마음이 참으로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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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題] 이 시는 유종원이 영주(永州)에 폄적되었을 때 쓴 것으로, 새벽에 초사원(超師院)에 이르러 한가롭게 불경을 읽다 느낀 감회와 깨달음을 읊은 작품이다. 시인은 언설(言說)을 떠나 깨달음의 기쁨을 얻었다고 말하고 있듯이, 이른 아침 햇살아래 안뜰로부터 대숲 깊은 곳으로 이어진 이끼의 푸른빛과 방금 목욕한 듯한 푸른 소나무의 청초한 색채로부터 받은 감동이 망상을 떨쳐버리고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하였음을 암시하고 있다. 청(淸)나라 오교(吳喬)는 《圍爐詩話(위로시화)》에서 이 시의 ‘道人庭宇靜(도인정우정) 苔色連深竹(태색련심죽)’ 구를 예로 들면서 왕유와 맹호연 이외에 이런 시가 있을 줄 생각지 못했다고 찬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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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역주1> 晨詣超師院讀禪經(신예초사원독선경) : ‘超師(초사)’는 초(超)라는 이름을 지닌 숭려(僧侶)를 뜻한다. ‘師(사)’는 승려에 대한 존칭이다. ‘禪經(선경)’은 불경을 지칭한다. ‘蓮經(연경)’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는데, 이 경우는 《妙法蓮華經(묘법연화경)》을 지칭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역주2> 柳宗元(유종원) : 773~819. 자(字)는 자후(子厚)이며, 하동(河東) 출신으로 ‘柳河東(유하동)’, 또는 유주(柳州)에 좌천당한 적이 있어 ‘柳柳州(유류주)’라고도 칭한다. 산수 전원시가 뛰어난 王維(왕유), 孟浩然(맹호연), 韋應物(위응물) 등과 병칭된다.
역주3> 貝葉書(패엽서) : 불경을 뜻하는데, ‘貝葉經(패엽경)’이라고도 한다. 《柳河東集注》에, “西域에 貝多樹가 있는데 그 나라 사람들이 그 잎사귀를 잘라서 글을 썼기 때문에 貝葉靈文이라고 한다.[西域有貝多樹 國人以其葉截剪而寫書 謂之貝葉靈文]”라고 하였다.
고대 인도에서 종이 대신 나뭇잎에 쓴 불경의 한 형태로 범어는 패다라(貝多羅), 즉 나뭇잎이라는 뜻에서 온 말로 패다(貝多), 또는 패다라엽(貝多羅葉)이라고도 한다
역주4> 眞源(진원) : 우주 만물의 본체(本體) 또는 본성(本性)이라는 의미로, 불가(佛家)의 근원적 진리를 뜻한다.
역주5> 妄跡(망적) : 허망(虛妄)한 행적을 뜻한다.
역주6> 遺言冀可冥(유언기가명) : ‘遺言(유언)’은 부처가 후세에 남긴 말씀이다. ‘冥(명)’은 암합(暗合)이나 묵계(默契)의 뜻으로, 명심(冥心)으로 깨달음에 도달하길 바란다는 뜻이다.
역주7> 繕性何由熟(선성하유숙) : ‘繕性(선성)’은 본성을 수양한다는 뜻이며, ‘何由(하유)’는 무엇으로 말미암아라는 뜻으로 어찌하여라고 번역할 수 있다.
역주8> 膏沐(고목) : 여인들이 기름으로 머리를 윤택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 《柳河東集注(유하동집주)》에 손여청(孫汝聽)의 말을 인용하여 “머리에 기름을 바른 것과 같다는 것은 안개와 이슬이 내린 뒤에 송백(松柏)이 모두 씻은 듯함을 말한다.[如膏沐者 言霧露之餘 松柏皆如洗沐也]”라고 하였다.
역주9> 澹然離言說(담연리언설) : ‘澹然(담연)’은 맑고 고요한 모습이다. ‘離言說(이언설)’은 언설(言說), 즉 말이나 설법을 떠났다는 뜻으로 언어와 사변을 떠나 깨달음에 이르렀음을 말한다.
역주10> 언설(言說) : 언어로 표현된 가르침. 스스로 체득한 깨달음에 대한 가르침.
본 자료의 원문 및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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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당시삼백수]晨詣 超師院 讀禪經(신예 초사원 독선경) - 柳宗元(유종원)
[출처] [당시삼백수]晨詣 超師院 讀禪經(신예 초사원 독선경) - 柳宗元(유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