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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본당 주임 김명식 신부와 최엠마 수녀가 최근 발생한 산불로 집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은 김종수씨와 만나 피해상황을 듣고 있다. | | 태풍에… 산불에… “엎친데 덥친격” “이곳에서 살기가 두렵습니다”
옷만 걸쳤을 뿐 아무것도 없는 상황 “빚더미 속 어찌 살아갈지 막막…”
4월 9일 오전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주변의 아름답던 산등성이는 어느 한 군데 성한곳이 없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의 위용을 자랑하던 소나무들의 검게 그을린 모습은 지난 일주일여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양양본당 주임 김명식 신부의 안내로 둘러본 피해 지역 상황은 눈 닿는 곳 마다 「죽음의 땅」 바로 그 자체였다. 지난달 30일 비무장 지대에서 시작된 산불은 한 때 수그러드는듯하다 지난 4일 불어닥친 강풍에 다시 고개를 들고 남하했다. 초당 15m 이상의 강풍 속에서 양양 및 고성지역으로 번져나간 산불은 귀중한 산림과 가옥, 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낙산사까지 집어 삼켜 그 잔인함을 실감나게 했다. 분단이후 처음으로 군사분계선 남측 비무장지대까지 산림청 산불 진화용 헬기 2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철수한 군 당국은 지난 10일 작업을 종료하고 진화 장비와 군 병력을 철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감시 체제로 전환했다. 관계당국은 이번 산불로 양양 250헥타르, 고성 150헥타르 등 두 곳의 산불로만 모두 400헥타르 이상의 산림을 잃은 것으로 파악했다. 전체적인 피해는 현재 150세대 39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건물 416개동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산불로 양양본당과 설악동본당 물치공소 관할 구역은 큰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현재 7~8여세대가 주택 전소 등으로 인해 지역 마을회관에서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 본당은 이번 피해에 대한 창구를 양양본당으로 일원화하고 피해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진리에서 황토민박집을 운영중인 윤춘무(마르코.55.양양본당)-김종수(마틸다.54)씨 부부는 당시의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불과 몇 분 만에 뒷산등성이를 집어삼킨 화마는 어느새 부부의 민박집까지 다가왔다. 김씨는 『인력으로는 감당 못할 거대한 불길이 다가오니 오금이 저렸다』며 『산불을 진압했다는 말을 믿고 안심하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입을 옷가지가 없어 4일째 남의 옷을 입고 있는 윤씨 부부는 그날의 상황은 떠올리기도 싫다며 손사래를 쳤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소방차가 인근에 위치한 사찰로만 집중 투입됐기 때문이다. 윤씨는 『소방차 한 대만 들어왔어도 이렇게 까진 안됐을 것』이라며 『천재가 인재가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철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윤(히야친또.38)씨는 『3년 전 태풍 루사로 피해를 입고 이번이 두 번째』라며 『이젠 이곳에서 살기가 두려워진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산불로부터 탈출한 신자들은 현재 옷만 걸쳤다 뿐이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7일 대형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강원도 양양군과 고성군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강원도는 지난 10일 조사를 완료한 후 주택 전소 가구에 500만원, 반소 가구에 290만원 등 위로금을 11일 지급했다. 그러나 위로금이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에겐 복구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농기계와 상업시설 피해에 대한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농기계 중 대부분은 농민들이 대출을 내 마련한 것이며 아직 대출금을 갚지 못한 것이 상당수여서 농민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새 농기계를 구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상업시설 피해를 입은 상인들도 수년째 이어진 불경기로 빚더미에 올라있어 자력으로는 시설 복구가 불가능하다. 김명식 신부는 『이재민들에게 오는 구호품은 라면과 생수가 대부분』이라며 『새로운 삶의 터전을 가꾸기 위해선 농사를 짓기 위한 종자, 옷가지, 농기계 등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이재민 구호방안을 현실적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주실분=농협 249-01-216680 천주교 춘천교구 양양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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