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유시민·홍준표가 도전한 '이곳' 4자 구도 펼쳐지는 대구 수성을 탐방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본지는 3월 30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 수성을을 방문해
현지 분위기를 파악해 봤답니다.
대구 수성을은 현역인 이인선 국민의힘 후보가
방어전에 나서는 가운데
오준호 새진보연합 후보·조대원 개혁신당 후보·
박경철 무소속 후보가 도전자로 나섰답니다.
22대 총선에서 보기 드문
4자 구도가 형성된 지역구지만
긴장감은 다소 떨어집니다.
보수 계열 정당은 21세기 들어
수성을에서 펼쳐진 7번의 총선에서 5번을 승리.
직전 선거인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이 후보는 79.78%를 득표해 20.21%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용락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59.56% 차이로 꺾고
당선된 바 있답니다.
본지가 지난달 30일
수성못 인근에서 만난 60대 남성 A씨는
"대구에 선거 분위기라는게 있나"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더 싫기 때문에
국민의힘을 찍는다"고 말했답니다.
이어서 본지가 수성못 인근에서
범물역으로 이동하면서 만난 60대 택시기사 B씨는
"이미 윤 대통령을 뽑았는데 어쩔건가.
대통령은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야당은 틈만 나면 검찰독재라고 비판한다.
검사 출신 대통령이
검사랑 일을 하지 누구랑 하나"고 말했답니다.
본지는 동아백화점 수성점 앞에서 진행되는
오준호 후보의 유세 현장을 방문했는데요.
우박이 쏟아지는 날씨에 오 후보의 선거운동원은
"일당독주 넘어야 수성구가 바뀐다"는
표지물을 들고 있었답니다.
아울러 오 후보도 유세 차량에 올라
"수성을 유권자들은 그동안 당이 아닌
인물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답니다.
'보수의 텃밭' 수성을은 이변의 지역구이기도 합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며
수성을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답니다.
하지만 유 전 이사장은 32.5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는데요.
실제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8년 뒤 옆 지역구인 수성갑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꺾고 당선됐답니다.
나아가 수성을은
지난 20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연이어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곳이기도 합니다.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공천 갈등 끝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당선됐고,
21대 총선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답니다.
서울·대구 왕복만 300번, 이인선
본지는 동아백화점 유세 현장을 떠나
이인선 후보의 수성못 연설 현장에 방문했는데요.
이날 수성못은 잠깐의 소나기가 지나간 뒤
맑은 날씨가 이어져 많은 인파가 몰렸답니다.
이날 이 후보는 공약 설명에 집중했는데요.
이 후보는 "지난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후
1년 10개월 동안 서울과 대구를 기차로
300번 넘게 오고갔더니
코레일 다이아몬드 등급이 됐다"며
지역의 예산을 확보하고
국회에서는 야당의 입법독재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하면서
이 후보는 재선을 달성하면
수성못에 월드클래스 규모 수상공연장을 짓고
대구시와 농어촌공사 간
수성못 소유권 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약속했답니다.
이날 이 후보의 연설이 진행 중인 수성못에는
개혁신당 선거사무원들도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었는데요.
이날 본지와 만난 개혁신당 한 선거사무원은
통닭집을 운영하다가
개혁보수의 뜻을 펼치기 위해
조대원 후보의 캠프에 합류했다고 밝혔답니다.
그는 "시민들에게 명함을 드려도
'이준석 당'인 것을 알면 찢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빨간색 점퍼가 아니라고 안 받는 경우도 있다.
쉽지는 않다"면서 "이 후보는 분위기로 보나
조직으로 보나 우세한 상황인데
왜 토론회에 응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 후보 입장에서도 떳떳하게
당선이 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답니다.
앞서 수성을은 토론회 개최를 두고
이 후보와 타 후보들 간의 공방이 오고 간 바 있답니다.
공직선거법 제82조2에 따르면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담·토론회 초청 대상자는
최근 4년 이내에 해당 선거구에서 실시된
대선, 총선, 지선(보궐선거 포함)에 입후보해
10%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로 규정하고 있답니다.
현재 수성을에서 초청 대상 기준을
충족하는 후보자는 이 후보가 유일합니다.
이에 타 후보들은 이 후보에게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으나 무산된 바 있답니다.
유권자를 혼내는 후보, 조대원
이어서 본지는 수성못을 떠나
조대원 후보가 유세를 펼치는
수성시장 사거리 인근으로 이동했는데요.
이동 중 만난 40대 택시기사 C씨는
"그래도 대구니까 보수정당을 지지했지만
4~5년 전부터 정치에 관심을 끊었다.
양당이 모두 싫다"며
"수도권이었으면 인물이라도 한 번 봤을 텐데
대구는 국민의힘이 아니면
당선 가능성이 없다. 정치에 관심이
멀어지는 이유"라고 말했답니다.
이날 조 후보는 수성시장 사거리에서
"90년대는 우리가 제일 잘 나갔고,
우리가 제일 잘 살았던 영광의 시기였다"며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을 줄 수 없는 형편이고
직원들도 최저임금을 받는다는 생각을 안 한다.
수십 년간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결과가 이것이냐"고
강조했답니다.
이날 조 후보는 본지와 만나
"캠프 사람들이
'왜 이렇게 유권자를 혼내느냐'고 말했지만
제 아내가 그냥 두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마이크를 잡을 기회가 없던
제 가슴에 쌓인 얘기를 하도록 두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조 후보는
"저는 떨어질 각오를 하고 나왔다.
하지만 지더라도 무언가 남기고 가야 한다.
대구·경북을 바꿀 수 있는 말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답니다.
본지는 조 후보의 연설 이후
다시금 수성못으로 이동했답니다.
이날 오후 오준호 후보는 수성못에서
시민참여 후보청문회를 개최했는데요.
방송 토론회가 무산된 상황에서
시민들이 후보를 검증할 기회를 보장한다는
취지에서입니다.
오 후보는
"이 후보가 기울어진 선거법에 숨어
토론을 거부했다"며 "일당독주하는
정당은 유권자를 우습게 본다"고 질타했답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시민은
"오 후보가 이 후보보다
더 나은 점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했고
오 후보는 "용기와 소신"이라고 답했답니다.
광주에서 오 후보의 연설을 보러왔다는 한 시민은
"광주도 경선이 끝나면 선거가 끝나는 분위기다.
어떻게 하면 일당독주를 깰 수 있나"고 물었고
오 후보는 "올림픽도 여러 팀이 나와야 재밌다"며
"맛있다고 맨날 콜라만 먹는 게 아니라
맛이 조금 덜해도 몸에 좋은 녹즙도 먹어야 한다.
일당독주를 끝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안은
대구 시민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답했답니다.
한편 무소속으로 나선 박경철 후보는
유세 차량을 타고 수성을을 누볐답니다.
"위대한 구민들과 함께
제2의 박정희가 되겠다"는 플래카드를 내건 박 후보는
지난달 29일 수성을 후보자 합동 방송연설회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거대 양당
정치 대통합을 이루겠다. 분열된 정치 이념으로
분열된 국민들의 마음 모을 수 있는
그러한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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