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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善若水님 BOQ 스크랩 茶쟁이 진제형의 보이차(普洱茶) 이야기 (2)
上善若水 추천 0 조회 531 19.01.04 09:0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茶쟁이 진제형의 보이차(普洱茶) 이야기 (2)

살청(殺靑)과 저장 중 변화를 중심으로

 

 

  보이차 얘기는 참 조심스럽다. 워낙 자칭 타칭 고수(高手) 분들이 많고, 운남에 내려가서 직접 생활하면서 글을 쓰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또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논리적이지 않은 신비화 된 논리들이 꽤 있고 또 그것을 절대 신봉하는 듯한 사람들도 많고…
  간혹 이전 블로그 글에서 보이차에 대한 언급을 잠깐씩 하긴 했지만 저번 1편과 같이 보이차를 중심으로 글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던 터였다.

https://m.blog.naver.com/jehyeongjin/221343417327

 

  작년 11월경에 석가명차 최해철 사장님과의 대화 중에 “보이생차의 저장 중 변화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시비 아닌 시비(^_^)를 걸면서 많은 토론을 한 적이 있다.(그것에 대한 기록이 아래 오운산 고차 홈페이지에 5편에 걸쳐서 실려 있으니 참고 바란다.)

http://wuyunshantea.com/swww/DBOARD/index.php

 

  또한 이 토론이 차 관련 잡지인 <다석(茶席)>에 실리고 좀 더 넓게 퍼지면서 ‘보이차 저장 중 변화에 대한 이상한(?) 주장과 그 주장을 한 차쟁이’란 사람에 대한 재미있는 언급들도 관찰한 바 있다.
  
  [사진] 다석(茶席). 아름다운 차도구란 차 전문 잡지를 박홍관 님이 다시 창간한 것이라 한다.

   
  의도하지 않은 방법을 통해서 였지만 ‘의도한 대로’ 보이차에 대한 내 생각과 지식을 개진하기 시작했으니 지난번 1편을 시작으로 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공유를 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2편도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오고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보이차에 관계되는 개괄적인 내용도 짚으면서, 특히 살청과 저장 중의 변화에 대해서 집중해서 살펴 보려고 한다.
  먼저 중국에서의 보이차의 정의와 그 근거를 보자. 중국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 국가표준(中华人民共和国 国家标准)]이라는 공식 문서가 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장하는 식품공전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국가표준이라는 중국어 발음이 Guojia Biaozhun인데 그 앞 알파벳을 써서 GB Standard라고 통칭하며, 식품의 분류와 정의, 그리고 법적 필요 사항에 대해 상세하게 적혀 있다. 

  정부 문서가 만들어질 때는 전문성을 가진 업계와 대표적인 업체들의 의견과 이익이 어느 정도 반영될 수 밖에 없는데 2008년 보이차에 대한 정의가 만들어질 당시에도 어느 정도 그런 식의 사정이 있지 않았나 유추해 본다.
  
  [그림] 보이차에 대한 GB 표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사실을 감안하고 봐도 2008년 제정된 보이차의 정의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그리 오래지 않아 개정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 산지가 운남성이어야 하는가?
  지리적 표시를 하고 거기의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산지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이견을 제시할 수는 없긴 하다.
- 대엽종이어야 하는가?
  의방(倚邦)에는 소엽종, 다른 지역에는 중엽종 등 전통적으로 보이차는 대엽종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 쇄청차(曬靑茶)이어야 하는가?
  햇볕에 건조한다는 사실이 아주 특이한 필요 조건이고, 보이차의 품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식품공학적 관점과 산업 측면에서 본다면 다양성 및 발전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일 수 있다. 이 부분도 언젠가는 공부를 해서 글을 한 번 써보고 싶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모차(毛茶) 또는 쇄청모차(曬(晒)靑毛茶)를 위 문서에서는 쇄청차(曬靑茶)라고 표현한다. 제품 분류와 형태에 대해서는 실제와 약간 동떨어진 부분들도 보이는데 예를 들면 '보이차 생차(生茶)는 산차(散茶) 형태로는 존재할 수 없고 증기로 쐬고 성형한 상태이어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보이차 생차는 일부러 산차 형태로 구매해서 보관하고 있는데 말이다. 보이차 숙차(熟茶)의 경우에는 산차(散茶)와 긴압차(紧压茶)가 있다. 산차는 쇄청차를 후발효(后发酵)시키고 건조하고 정제하면 된다. 숙차 긴압차의 경우 숙차 산차를 증기 쬐서 성형하는 방법(현재 가장 일반적인 방법)과 긴압된 생차(증기를 쬐서 성형하고 건조한)를 직접 후발효시키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이 두 번째 방법은 쾌속발효공법 이전의 자연적으로 또는 인공적으로 후발효된 숙차들을 염두에 두고 정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문서에는 각 경우의 수분함량 법적 기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나와 있다.
  
  [그림] GB에 표시된 보이차 종류별 수분함량 기준

   
  보이차 생차와 숙차의 출발점이 되는 쇄청차(曬靑茶)의 수분함량은 10% 이하이어야 한다. 햇볕에 건조를 시키더라도 꼭 수분함량을 10% 이하로 내려야 한다. 날씨가 도와 주지 않는다면 꽤 지키기 쉽지 않은 조건이라고 생각된다. 생차의 수분 함량 기준은 13% 이하이다. 이는 성형을 위해서 증기를 쬐는 공정이 필요한데 다시 건조를 하더라도 긴압된 상태라서 수분 함량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기인한 것이라 생각된다. 숙차 중 산차의 수분 함량 기준은 12% 이하이고, 긴압차는 약간 높은 12.5% 이하이다.(참고로 녹차, 백차, 홍차 등의 수분 함량 기준은 7% 이하이다.)   
  이제 살청(殺靑)이란 공정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 보자. 주로 참고한 책은 아래 두 권이다.  특히 짱유화(姜育发) 교수님의 <차과학개론(茶科學槪論)> 책은 내가 놀랄 정도로 방대하고도 상당히 객관적인 내용이 실려 있다. 차 과학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찾아서 읽어 보시길 권한다.
  
  [그림] 짱유화 교수님의 차과학개론 표지

 
  [그림] 제차학(制茶學) 표지, 안휘농학원주편(安徽农学院主编)

  
  살청의 주 목적은 차엽 내에 존재하는 산화 효소들을 최대한 실활(inactivation or deactivation) 시켜서 원하지 않는 산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 관례상 산화(Oxidation)란 말과 발효(Fermentation)란 말을 혼용해서 쓰지만 이번 글에서는 정확하게 구별해서 쓰겠다. 즉 미생물이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소와 결합하거나 수소를 잃는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면 '산화'로 표현하고, 효모나 세균 등의 미생물이 가지는 효소의 작용으로 유기물이 분해되어 알코올류나 유기산류나 탄산가스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발효'라고 정확히 구분하겠다.
  찻잎에 존재하는 산화 효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폴리페놀옥시데이스(Polyphenol Oxidase, PPO라 약칭한다), 페록시데이스(Peroxidase, POD라 약칭), 그리고 카탈레이스(Catalase, CAT라 약칭)가 대표적인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므로 주목해야 할 것은 PPO이다. 이 효소가 존재한다면 차 폴리페놀(Tea Polyphenols) 중의 Flavanols(또는 Flavan-3-ols라고도 한다) 중의 카테킨류(Catechins)는 산화 중합(Oxidative Polymerization) 되어 차황소(茶黄素, Theaflavins, TF) 그리고 차홍소(茶红素, Thearubigins, TR)를 생성하게 된다.
  
  [그림] 차엽 내에 존재하는 폴리페놀(Tea Polyphenols)과 산화 중합에 의한 변화 도표

 

 

 

   
  지금부터는 화학 구조식이 난무하므로 좀 어렵긴 하지만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기에 비난을 무릅쓰고(^_^) 이 글에 실어 본다.
  
  [그림] 아래 몇 장의 사진들은 Ludy Maliepaard라는 사람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 University of Pretoria 박사 학위 논문에서 발췌한 것이다.

 

   [그림] 카테킨 구조. 카테킨은 종류가 꽤 많은데 주로 언급되는 것이 여기에 있는 8개의 카테킨들이다.

    
  [그림] Theafliavins 구조. 카테킨이 두 개 결합된 구조로 TF1에서 TF4까지 있다


  [그림] 산소의 존재 하에 PPO에 의해 TF(Theaflavins)가 생성되는 산화 반응

   
[그림] 산소의 존재 하에 PPO에 의해 TR(Thearubigins)이 생성되는 산화 반응

  만약 살청이 충분하지 않다면 PPO를 포함한 산화 효소들이 살아 남아 위에서 보여준 산화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산소는 지천으로 깔려 있으니 말이다. 이 산화 효소를 실활시키는 관점에서 살청 시의 주의점은 무엇일까?
  생엽을 수확하여 운반하고 위조를 시키는 도중에 약간의 상처만 생겨도(즉, 이 말은 세포가 부서진다는 말) 엽록체(Chloroplast) 안에 격리되어 위치한 PPO가 세포질 내에 위치한 기질인 폴리페놀과 만나면서 산화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 효소는 온도가 45 ~ 55℃에 이를 때 활성이 가장 크므로 살청을 할 때에는 그 온도 구간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단백질인 이 효소가 충분히 변성되는(실활되는) 온도 조건인 75℃(안전하게는 80℃)에 빨리 도달해야 한다. 솥의 온도를 높고 낮게, 찻잎 투입량을 많고 적게, 뒤집는 횟수를 빠르게 또는 느리게 등 다양한 변수를 조절하여 위에서 언급한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과연 살청 공정을 행한 후에는 효소가 완전히 실활될까? 과연 살청을 위해 투입된 찻잎의 모든 부분에 골고루 열이 전달되어 모든 부분의 온도가 80도 정도까지 다다르게 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듯 하다. 억센 잎이나 두꺼운 잎도 있고, 여리고 얇은 잎도 있고, 줄기에 가까운 부분도 있는 등 열을 받는 정도가 다른 많은 부분들이 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든 부분에 충분히 열처리를 하려다 보면 일부 연한 부분이나 수분이 낮은 부분은 타버리거나 하는 외관상의 문제점이나 향기 성분의 과도한 소실이나 생성 등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예상되듯이 짱유화 교수의 차과학개론 366페이지에 보면 살청 후에도 산화 효소의 활성이 약 20% 정도는 남아 있다고 되어 있다. 살청의 주 목적은 효소의 활성을 없애는 것이라 할지라도 살청 중에는 아주 다양한 변화가 수반된다.
- 수분이 감소될 것이다.
- 분자량이 작고 등비점이 낮은 향기 성분들은 소실될 것이다. 풋내를 띠는 cis-3-hexenol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새로운 향기 성분도 생성될 것이다. 
- 에스테르형(ester type) 카테킨이 줄어들고 유리형(free type) 카테킨이 늘어 쓰고 떫은맛이 줄어들게 된다.

- 고분자 물질인 단백질, 전분, 펙틴 등의 가수분해를 촉진해 아미노산, 가용성 당류, 수용성 펙틴의 함량이 올라가 품질이 향상된다.

- 엽록소의 가수분해로 갈색의 페오피틴(Pheophytin)이 생성되어 외관이 변화된다.

  가장 최적의 살청 방법과 조건은 이 모든 상황들을 종합해서 고려하여야 한다. 차를 잘 만드는 장인들은 비록 과학에 대한 이해는 낮을지라도 더 과학적으로 조건을 최적화 해 놓은 것을 많이 보았다.
  이제부터는 보이차 생차의 저장 중의 변화를 살펴 보자. 가장 주된 관점은 “보이차의 저장 중의 산화는 산화 효소에 의한 것이다. 보이차는 저온 살청을 하므로 보이차의 주된 변화는 산화 효소에 의해 일어나고, 이는 고온 살청을 하는 녹차와는 차별화 되는 것이다”라는 서술이 맞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내가 만나본 보이차를 즐겨 마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이렇게 믿고 있고 또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었다. 찬찬히 기본부터 살펴 보자. 

  먼저 효소란 무엇인가? 

https://m.terms.naver.com/entry.nhn?docId=5141744&cid=60266&categoryId=60266

[그림] 대익 7532 생차 2012년, 수분활성도 0.533

 

[그림] 오운산 생차 미(美) 2016년, 수분활성도 0.530

   
  상당히 건조가 된 상태이므로 수분활성도가 높지 않다. 우리가 기준으로 삼는 0.85보다는 훨씬 낮음을 알 수 있다. 즉 PPO 효소가 작용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보이차 생차의 저장 중에 산화 효소가 작용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다른 데이터를 살펴 보자. 먼저 효소는 반응속도를 빠르게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일까?
   
  [그림] 6대 차류에서의 카테킨의 함량 변화. 생엽과 가공 완료 후 초벌차의 비교 (출처 : 짱유화 교수 차과학개론 321페이지)

   
  흥미롭게도 녹차인데도 생엽 상태와 비교했을 때 31.36%의 카테킨이 감소 되었다. 녹차를 불발효차라고 하지만(정확하게 말하면 산화가 하나도 일어나지 않은) 산화가 0%일 수는 없으므로 수치의 감소가 있는 것이다. 산화를 유발시키는 다른 차들, 특히 홍차를 보면 감소율이 97.59%에 이른다. 즉 홍차의 제조 공정 중에 효소에 의한 산화를 유도하는 약 2시간(CTC 공정의 경우)에서 12시간(orthodox 공정의 경우) 정도 사이에 이 만큼의 변화가 야기된다는 것이다. 만약 산화 효소가 작용한다면 카테킨 감소 정도와 걸리는 시간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자료이다.
  그렇다면 보이차의 저장 중의 카테킨 함량의 변화는 어떤 경향을 보일까? 만약 산화 효소가 정말로 작용을 한다면 수치상으로 꽤 큰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되지 않는가?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하니 마침 내가 원하는 자료가 나온다. 한국에서도 보이차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해 놓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예문화(藝文化)와 다도학과(茶道學科), 전남대학교 산업대학원 농업개발학과, 그리고 목포대학교 대학원 국제차문화학 협동과정 등에서 좋은 자료들이 꽤 보인다. 열심히 연구해 놓은 성과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올바른 이해를 하는데 잘 활용되기를 바래본다.
   
[그림] 원광대학교 천용순님 석사학위 논문. 저장 기간에 따른 녹차와 보이차의 성분 변화 연구

   
 [그림] 저장기간이 다른 보이차의 카테킨 함량 (모두 맹해 차장의 제품들을 가지고 측정했다고 한다)

  그림의 데이터 ①과 ②를 비교해 보자.  
① 2011년 청병(보이차 생차와 같은 말)의 총 카테킨 함량은 12,831.80 mg% (=128.3180 mg/g)이다.  이 논문이 2012학년도 것이므로 당해년도의 막 제조한 제품으로 보면 되겠다. 일반적인 대엽종 보다는 카테킨 함량 수치가 낮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기준으로 삼자.
② 2006년 청병의 총 카테킨 함량은 14,926.39 mg% (= 149.2639 mg/g)으로 나와 있다. 이 제품이 2006년 막 생산 되었을 때의 총 카테킨 함량은 알 수 없지만 2011년까지 5년이 지나는 동안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데이터 ①과 비교한다면 더욱 더 그러하다.
  즉 5년이 지나도록 총 카테킨 함량의 감소가 크게 관찰되지 않는다는 것은 ‘효소의 촉매 작용에 의한 속도가 빠른 산화 반응’이 아니라 속도가 아주 느린 ‘자동 산화 (Auto-oxidation)’ 현상에 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고 결론 내리는 데는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데이터 ③은 보이차 숙차의 총 카테킨 함량을 나타낸 것으로 미생물이 분비하는 산화 효소에 의한 산화 중합이 활발하게 일어났을 것이므로 충분히 이해가 되는 수치이다.
데이터 ④와 ⑤는 만든 지 20년과 30년이 경과된 시점에서의 총 카테킨 함량인데 ①과 비교한다면 각 70% 감소와 47%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시료가 다르므로 과학적인 계산이 아닌 편의상의 추론이다.) 내가 예상하는 것보다는 감소 폭이 큰데 아마도 보관 조건 등의 영향 요소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어쨌든 이 정도의 기간 동안 이 정도의 감소폭을 두고 산화 효소의 작용이라 주장하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따른다.
  그렇다면 녹차의 경우는 어떠할까?

  아래의 표를 보면 최장 7년 정도 보관한 수치가 보이는데, 수치를 훑어 보면 예상하듯이 크게 변화가 되지 않았다 라고 해석하면 되겠다. 시료가 다르므로 수치가 들쭉날쭉 하는 것은 감안하면서 봐야한다.

 

[그림] 저장기간이 다른 녹차의 카테킨 함량

  정리한다면 '보이차 생차도 그렇고, 녹차도 그렇고, 산화 효소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효소가 작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천천히 자동 산화(Auto-oxidation)에 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까지의 데이터 수집과 그에 대한 해석이 과학 저널에 실릴 정도는 아닐 수 밖에 없지만 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를 전개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고 보며, 다른 해석이나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겠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저장 중에는 차 폴리페놀(좁게는 카테킨류)의 변화 외에도 다양한 다른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엽록소는 계속 산화되어 갈색의 페오피틴으로 변할 것이므로 건조된 잎의 외관이 변할 것이고, 향기 성분도 없어지는 것도 있고 새로 생기는 것도 있을 것이고, 비타민 C는 감소할 것이고, 지질 성분은 산화를 지속하면서 품질의 열화를 부추길 것이다. 어떤 변화는 품질을 상승시킬 것이고, 어떤 변화는 그 반대의 작용을 할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보이차 생차의 경우 보관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전반적으로는 품질이 상승하는 쪽으로 변화된다는 사실은 참 신기한 일이다. 
  이 글에서는 습창(湿仓) 보관에 대한 부분은 다루지 않았다. 나로서는 추구하지 않는 방향일 뿐만 아니라 이해하는 수준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습창차의 경우 산화 효소가 작용하느냐 마느냐에 대해서 해석해야 한다면 나의 생각은 이렇다.  찻잎 자체의 산화 효소에 의한 변화 보다는, 미생물 번식에 따른 미생물이 분비하는 산화 효소에 의한 변화가 더 큰 원인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그림] 보이차 관련 국내와 중국의 책들. 대부분은 많은 도움을 주지만 읽기가 거북한 책들도 있긴 하다.

 

  몇 달 동안 준비한 글을 이제서야 완성했다. 후련하기도 하면서 읽는 분들의 반응에 대해 걱정과 기대도 크다. 주저없이 격려와 질책을 보내주기 바란다.
2018년 9월 1일 상해에서 차쟁이 진제형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중국 명차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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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9.01.04 15:20

    첫댓글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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