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슬픈 음악 or 신나는 음악?
진통제 역할…마음 속 감정 응어리 해소
음악은 사람의 정서를 움직일 수 있는 큰 힘이 있다. 그래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더 행복해지고, 기분까지 좋아진다.
그렇다면, 슬픈 음악을 들으면 더 슬퍼질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우울한 날에는 억지로 신나는 노래를 듣는 것보다 슬픈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별의 아픔을 겪을 때, 이별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심리도 비슷한 원리이다.
◆슬픈 음악이 진통제
독일 프리드리히 실러 예나 대학에서 진행했던 연구는 슬픈 음악을 듣는 것이 마치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모르핀을 맞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슬픈 음악이 체내 프로락틴과 옥시토신의 호르몬 분비를 돕기 때문이다. 이 호르몬들은 우울함이라는 감정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예 슬픈 노래를 듣고 펑펑 우는 것도 우울 해소 효과에 도움이 된다. 이는 카타르시스라고 하여 마음속에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를 외부에 표출하면서 정신적 안정을 찾는 방법이다.
◆음악의 공감 효과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카타리나 부오스코스키 교수는 인간의 공감 능력을 언급하며 슬픈 노래의 효과에 대해 비슷한 맥락의 설명을 내놓았다.
공감 능력이 높은 인간은 슬픈 음악을 듣고 감동받을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이들은 슬픈 음악을 통해 감동과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극심한 우울감으로 인해 정신과를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는 신나는 노래를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노래가 산만하고, 진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신과 전문의들의 유튜브인 ‘뇌부자들’을 통해 허규형 전문의가 말했다.
아주 우울할 때는 신나는 노래를 들어도 기분이 나아지기 어려운데, 이때는 오히려 슬픈 노래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역시 음악의 공감 효과 때문이다.
우울할 때 슬픈 노래를 들으면, 누군가 옆에서 나의 슬픈 이야기를 들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는 슬픈 음악을 듣는다고 해서 슬픈 감정을 크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슬픔이라는 정서를 느끼는 사람은 25%밖에 되지 않았고, 대다수는 ‘향수’를 느꼈다고 미국 컬럼비아 대학이 밝혔다. 향수는 불안과 불편함을 감소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