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기본적으로 기업 실적의 그림자입니다. 회사가 돈을 많이 벌면 주가도 올라가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물론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이런 논리가 적용될 근거가 없지만…
한국은 속칭 반도체 국가입니다. 한동안 ‘태조이방원’이다 ‘조방원’이다 하면서 시장을 들었다 놨다 했지만 그네들이 활개쳤던 몇 년간 KOSPI지수는 실제로는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크게 급등락하지는 못했었습니다. 즉 일부 섹터가 많이 올라도 반도체 섹터가 오르지 못하면 한국 Kospi지수는 크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죠. 실제로도 시장은 2021년 이후로 장기간 조정을 거쳐왔습니다.
그러던 것이 2025년 4월 이후(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인지 뭔지 떠들어댔던) 하이닉스가 HBM에서 엄청난 매출을 달성하면서 만년 2위의 설움에 분풀이하듯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이닉스에 HBM에서 밀려 동네 바보형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 하염없이 내리기만 하던 삼성전자 마저도 갑자기 각성한 듯 몇 개월 만에 거의 100%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의 KOSPI지수도 약 7개월간 80%가 넘는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역시 한국은 반도체가 올라야 지수도 시원하게 가준다는 것을 입증해 주었습니다.
무더웠던 8월을 지나면서 반도체 업계에서 기존과 다른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AI 데이터센터에서의 엄청난 수요와 함께 기존의 일반 데이터센터에서도 반도체 교체 수요가 발생하면서 이미 어느 정도 상승세를 타고 있던 반도체 가격의 급등하기 시작한 것이죠.
특히 반도체를 소비하는 전방산업에서 이를 감지하고 중복 주문하는 현상까지 벌어졌고 이것이 다시 반도체의 가격을 밀어 올리는 상승작용을 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은 반도체의 가격 상승을 구조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며, 이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그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에는 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펀더멘탈의 기조적인 변화에도 최근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와 그로 인한 주가의 하락이 왜 나타나는지를 파악해 보면 이에 대한 대응과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급등한 주가로 인해 어느 정도의 하락 조정은 당연해 보이는 시점이었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 증시의 바로미터인 미국 시장에서의 AI 버블론으로 혼란한 상황까지 겹치면서 더더욱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과도 맞물려 있긴 했습니다.
허나 이보다는 미국의 단기 유동성이 말라 있는 상황이 더 큰 영향을 준 것이라는 판단이 실제적이라 보입니다. 이러한 유동성의 고갈은 항상 그랬듯이 자산 가격 하락세를 촉발하는 기저로 작용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 유동성의 고갈 문제는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어느 시점에 그 문제가 해소될지를 가늠해 보고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라 생각됩니다. 유동성의 문제는 증권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시장에는 더 영향이 크기에 코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더더욱 감안해야만 하는 요소입니다.
▶ 유동성의 축소 : 미국의 시중 유동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
1. RRP(역레포, Reverse Repo, 미 중앙은행이 미 국채를 담보로 주고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가 줄어들면서 연준의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던 역할이 줄어들었습니다. 이 RRP가 늘어난다는 것은 연준이 시중에서 돈을 빌리면서 유동성을 흡수하여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려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역레포 잔고가 아래 그림처럼 줄어들었다는 것은 연준이 시중에서 꿨던 돈을 갚으면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그간 시중에 공급된 유동성이 증권시장을 밀어 올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동안은 연준이 QT(양적긴축)를 시행하면서도 RRP를 줄이는 과정을 통해 시중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해 왔는데, 이 RRP잔고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의미는 연준이 추가로 유동성 공급을 늘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는 듯합니다. 특히 연준이 시중에 추가로 단기 유동성을 늘려 주기에는 아직 인플레이션이 해소되지 않은 점이 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2. 지급준비금은 은행이 유치한 예금 중 일부를 연준 계좌에 예치하는 것으로 현 시점에서 보면 지급준비금이 상당히 줄어들어 있습니다.
연준의 국채 매도와 시중은행의 국채 매입 과정에서 이 지급준비금이 축소된 것으로 판단되는데, 지난 6월 경에 연준에서 논의 되었던 미국 대형 은행들의 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을 완화하는 방안이 재도입되면 시중 은행들의 국채 매입 여력이 확대되면서 추가로 지급준비금이 축소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3년 3월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이 동시에 시행되는 상황에서 국채금리의 상승과 맞물려 발생한 사태여서 지금과는 다른 면이 있지만 지급준비금의 축소로 인한 시중 유동성의 감소에 기인한 점에서는 지금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3. 미국 재무부의 TGA(미국 재무부가 운영하는 정부의 주거래 은행 계좌)잔고도 국채 발행과 세금 수입 등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시중의 유동성 흡수하고 있었습니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8월 이후 예금잔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 외에 얼마 전까지 미국의 단기 금리 지표인 SOFR이 수시로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시중에 유동성이 급격히 고갈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미국 연준은 25년 12월 1일부터 QT(양적긴축, 시장에 국채를 매도하며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의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QT의 종료를 실시한다고 곧바로 시중에 유동성이 공급되는 것은 아닌지라, 이래 저래 시중의 유동성 부족 현상은 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미 연방정부의 예금잔고가 어느 정도 채워졌으나, 셧다운 사태로 미 행정부는 재정지출을 못하고 있던 상황입니다. 다만 이 문제가 얼마 전에 풀리면서 정부의 지출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연유로 시중에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를 선제적으로 파악한 기관투자가 등 거대한 투자세력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주식과 코인을 던지면서 시장의 위축을 야기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시장의 약세는 11월말을 보내고 12월 들어서 어느 정도 해소될 수도 있어 보이나 투자자들은 12월 9일과 10일 양일간 열리는 연준의 FOMC에서 금리 결정을 확인하려 할 것이며, 지금처럼 동결과 인하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는 시장의 방향성은 오락가락할 수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게 되면 시장은 한 번 더 큰 충격을 감내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시장에 가해지는 충격이 크면 클수록 연준은 QT의 종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QE(양적완화, 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며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를 실시해서 시장의 폭락을 방어해야만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시장에 큰 폭의 하락이 발생하면 변동성 급증으로 인해 시장에서 금리 발작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는 시장에서 거론되어 왔고 심지어 2025년 IMF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 NBFI(Non-Bank Financial Intermediation, 비은행금융기관)와 같은 레버리지 비중이 큰 사모신용대출(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사모신용 투자회사 Blue Owl Capital의 환매 문제 등)로까지 문제가 확산되면서 시장을 아포칼립스의 수준으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최근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21조 3천억엔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 실시 발언 등으로 그 동안 급등세를 타고 있는 일본 장기 국채 금리의 상승을 더 가속화시켜 엔케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24년 8월에 이어 다시 한번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찌되었건 연준이 금리인하를 결정하고 시장에서의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이 다시 안정을 회복하길 바라지만 만약에 대비하여 12월 FOMC까지는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해 보이는 시점입니다.
#RRP #지급준비금 #TGA #사모신용대출 #엔케리트리이드 청산
첫댓글 두눈 부릅뜨고 보고 있습니다~~^^
ㅎㅎ^^
늘 잔 파동
결국 의미 없더라는 ㅎㅎ
맞는 말씀^^
시장은 한편으론 잔 파동보다 큰 파동을 원하고 있는 듯 보여용. 그래야 연준이 또 돈 엄청 풀어서 버블을 만들어 주니...
시장은 2000년 닷컴버블의 붕괴, 2008년 금융환란, 2020년 펜데믹의 혼란도 극복하고 다시 올라왔다는 학습효과가 있으니...
파도에 떠내려가지 않고 버티면 그냥 그 자리에 있겠죠. ㅎㅎ^^
공포에 사야되는데
매수를 못 누르겠어요~~
이럴땐 용심장이 필요해요~
어느 분이 그러던데요.
투자는 본능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항상 공포를 이겨내는 분들이 투자에 성공했던 것은 맞는 것 같다용^^
경제공부 잘 봤습니다
던이 종이조각이 되버리네요.
네. 감사합니다 ^^
돈이 녹아 내리지 않게 적절한 대응은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
옵빠
그래서
사라구 말라구
글이 너무 길오 ㅠ
읽다 지쳐 쓰러졌오
ㅋㅋㅋ^^
@신우 나 씨러지라구 올린거쥐???
@재영재영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