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사상가였던 시몬 베유(Simone Well)는 삶에 작용하는 힘을 표현하는 핵심적 단어로 중력과 은총을 말했습니다. 우리의 삶은 욕망이 이끄는 중력장 안에 존재합니다. 이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은총 아래 있을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은총은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마커스 보그(Marcus J. Borg)는 믿음이란 '하나님의 부력(浮力)을 신뢰하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부력은 '기체나 액체 속에 있는 물체가 그 표면에 작용하는 압력에 의해서 중력에 반하여 위쪽으로 뜨는 힘'을 말합니다. 부력은 중력과 반대되는 힘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부력을 신뢰하는 것은 우리에게 은총이 됩니다.
토머스 그린(Thomas H. Green)은 기도의 깊은 단계에 들어가는 것을 물에 뜨는 법 즉 부유(floating)를 배우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부유하기 위해서 우리는 온몸의 힘을 빼야 합니다. 살아야 한다는 본능과는 반대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기도의 삶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바다에서 편안해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성령강림절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중력의 힘을 거스르는 하나님의 강력한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평화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온갖 좋은 일에 어울리도록 다듬어 주셔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게 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