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란 가을이 만연한날.
연세대학교 교정을 찾았다.
이한열 열사가 쓰러졌던 정문을 지나
연대 백주년 기념관으로 향했다.
연대 국문과 89학번 한강작가 노벨상수상 축하 대형현수막이 달리고,
막이 열리고, 무대 뒤쪽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여자사람들 넷, 남자사람들 셋.
(젊은피1포함)
노찾사1집을 만드신 故 김민기 선배를 그리며 (서울미대 69학번) 그분을 추모하며 3곡을 올렸다.
1. 아하 누가 그렇게
(템포를 원곡보다 달리해 헤쳤다)
2. 그사이
(평소 좋아하던 곡으로 故 김민기님 모습이 영상으로 나와 찡. '살~ 불어 가는데' 친근한 가사가 찡)
3. 철망앞에서
(나라에서 의뢰받아 작곡하신 곡이라 들었다. 장필순씨 등 후배들과 같이 녹음한 곡으로 노찾사 후배들이 다시 불러주니 큰울림이었다.)
그후 노찾사 40년간 노래와 시대영상이 흘러갔으니
영상으로 "노래" "찾는다" "40세" 뜻에 대하여 풀어 나온게 인상적이었다.
40이면 불혹의 나이로 주위에 흔들리지 않는다던데ᆢ
50넘어도 하늘의 뜻을 모르겠고,
60되야 타인의 말을 곱게 들으려나
89년 붉은벽돌 대학로 문예회관 대극장(현: 아르코예술극장)서 노찾사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20대 때였고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빨치산) 이런곡들이 가슴을 뎁혔었다. 안치환, 김광석, 권진원 등이 멤버로 있을 시기인가 보다.
옆좌석서 첨부터 끝까지 따라 부르기에 "저는 노찾사 노래를 직접 들을려고 온거지 당신의 노래를 들을려고 온게 아니다." 라고 요청하기도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후 "늙수그레"한 관객들은 (검은머리 파뿌리 됐고, 둥근 라운드 티셔츠가 각진 마이로 변해) 따라 부르진 않았다. 맥박만 뛸 뿐
'내 눈길 닿는곡 어디나'
찬송가풍 순수한 노래의 원주인공이 나왔다. 깨끗한 음색의 조경옥씨. 37년만에 부르신다고 (1회콘서트 후)
기타연주와 백코러스 1집음반서 상당한 미성의 젊은이가 했는데 그분이 실제 작사자이자 백발의 남편 김창남교수도 같이 나오셔서 재현해주셨다.
그전에 정샘이 찬조출연으로 나오셨으니
20년전에 이곳에서 (연대 노천극장) 노찾사와 한돌씨와 같이 공연했었다고 말씀하시고, 별다른 메시지는 안주셨다.(20주년땐 "노찾사는 계속 되어야 한다." 라는 메시지를 주셨다)
보통은 정샘의 인기곡을 부르시겠지만 죽창가를 부르는 노찾사공연 손님으로. 평소 못듣는 '아 대한민국' 이나 '일어나라 열사여' 등의 선곡을 기대했는데 '리철진 동무에게' , '92 장마 종로에서' 시대상을 담은 2곡을 들려 주셨다.
기타소리가 날카로워 잠시 무대스텝을 불러 조정하였고, 정샘의 목소린 여전히 쟁쟁 하였고, 짧게 퇴장하셨다.
마치 남의집 경사에 축하만 해주고 가시는 친척어른의 뒷모습처럼
선동적인 투쟁가를 부르는 노찾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서사적인 노랠 부른다고 '꽃부르조아' 라는 비평을 듣기도 한단다.
'솔아솔아 푸른솔아', '광야에서', '사계' 가 수록된 2집은 100만장이 팔렸다고 한다. 그후 3집은 3천장 이지만
그 당시 여러사람이 나와 부르는 13인조 그룹(?)은 첨이라 방송MC가 소개하는데 애먹기도 (노찾사씨 라 부르기도) (노사연 친척설)
암튼 40주년 공연에선 전자악보가 부착된 키보드한대 반주로 '사계' 와
더블베이스 반주로 '일요일이 다가는 소리' 히트곡도 들려 주었다.
'오월이야기' 원곡자 최문정씨가 그 노랠 뜻깊게 불러 주기도 했고,
'이 산하에' 1회콘서트때 故 김광석씨가 부른곡을 누군가 격하게 불러줬다.
'선언2', '노래2' 노래 후 수명이 단축되는 느낌이라고 현역 멤버중 한명이 말했다.
블핑 "로제의 아파트처럼 (따라 불렀다) 쉬운 멜로디를 부르면 좋은데 저항정신, 역사의식을 담은 노래를 부르다 보니 그 무게감 때문”이라고
정샘박샘의 막곡은 '사랑하는 이에게' 라면 노찾사의 막곡은 '그날이 오면' 이더라. 가슴이 단풍처럼 빨갛게 뜨거워 지더라.
앵콜곡으로 '임을 향한 행진곡'과 '광야에서'가 힘차게 흘러갔다.
해뜨는 동해에서 해지는 서해까지~
노찾사는 민중가요를 찾는 이가 줄고, 멤버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자연스레 무대와 멀어졌다고. 12년만의 공연이라 했다. 민주화 이후 노찾사가 줄어든 것은 당연한 일 이라고 했다.
“노찾사의 노래는 집회 시위 현장에서 불렸던 것이 많지만, 우리는 노래 그 자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여전히 시간을 넘어서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노찾사 대표는 말했다.
한동헌 대표는 무대에선 자신의 노래중 유일한 노래방 곡이라던 작사·작곡한 김광석의 ‘나의 노래’를 원곡 템포로 불렀다. 야학 교가인 1집수록곡 '그루터기' 와 맑은동요 같은 '바람씽씽' 작사ㆍ곡자 이기도 하다.
그분의 가사는 가곡같이 정결하고, 이슬같이 청명하다. 서사적이고도, 서정성을 동시에 지녔다.(77학번)
그분께 노찾사40주년 기념책에 싸인을 받고, 교정의 은행잎을 밟고 돌아왔다.
첫댓글 천년을 굵어온 아름등걸에
한올로 엉켜엉킨 우리의 한이
고달픈 잠 깨우고 사라져오면
그루터기 가슴엔 회한도 없다
하늘을 향해 벌린 푸른 가지와
쇳소리로 엉켜붙은 우리의 땀이
안타까운 열매를 붉게 익히면
푸르던 날 어느새 단풍 물든다
대지를 꿰뚫은 깊은 뿌리와
내일을 드리고선 바쁜 의지로
초롱불 밝히는 이 밤 여기에
뜨거운 가슴마다 사랑넘친다
[그루터기 작사 한동헌]
내 눈길 닿는곳 어디나
해맑은 빛이 흐르고
내가슴 지나는 바람모두
따스한 연기 머금게 하소서
내 손길 있는곳 어디나
따뜻한 손 마주잡고
내 발길 가는곳 어디에나
어지런 물결 그치게 하소서
고단한 하늘 저 마루아래
검게 드리운 어둠도
흐느끼는 강물시린
바람조차
빛 흐르게 하소서
향기롭게 하소서
내 마음 다가오는 모두가
하나로 그리웁고
내 귀 기울이는 어디에나
고운 노래 울리게 하소서
뿌연안개 그 그늘속에
외로움으로 남으니
거친 바람속에
미움으로 사는 이
노래하게 하소서
노래하게 하소서
[내 눈길 닿는곳 어디나 작사 : 김창남]
이렇게 생생한 후기와 스케치 사진 느무 좋습니다.
자주 올려주세여...
지가 올리다가 넘이 올리는 기림 후기 보는 재미가 이런 기네예~ ^^
옆에서 노래 따라 부르는 분에게 일갈하는 부분에선 속 션하고~ ㅋ
지가 광석 행님 카페 이십 수 년 활동하다 작녕개 말 오가 아직 첫차 신이비 인데...
광석 행님 노래 중에 젤로 치는 노래가 말씀하신 노찾사 첫 공연에서 부른 '이 산하에' 인데 직접 들었다는 그 대목에선 쌔(샘)도 나고~ ㅋ
마 잘 보고 잘 읽었다는 이바굽니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