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꽃으로 열리는 깨달음의 소리
종은 소리가 장엄하면서 청아하고 모양도 아름다워야 하는 종합 예술품이다. 소리는 하늘과 지옥세계까지 메아리 쳐 보는 사람은 기이함을 칭송하고 듣는 자는 복을 받는다 했다. 은은하게 퍼지는 종소리는 모든 소리를 잠재우고 마음에 있는 나쁜 기운을 날려 보내 번뇌를 끊어 주고, 세파에 찌든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씻어준다.
102보충대대 안에 전시된 종은 중요 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 원광식 선생이 만드신 종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오래된 국보 36호인 상원사 범종의 축소 품이다.
마치 살아서 하늘을 나는 것 같이 생동감이 있는 돋을새김 주악 천인상, 연곽과 종유, 당좌, 화려한 당초무늬... , 얼마나 짜임새 있고 예쁜지, 보고 있으면 아 !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안동부 남쪽문루에 있던 범종이 상원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예종 때다. 상원사를 낙성했지만 종을 만들지 못해 찾던 중 안동부에 있던 종을 옮겨오게 되었다. 종을 마차에 싣고 오대산 상원사로 옮기던 중 죽령 고개에서 쉬게 되었다. 종은 안동을 떠나기 싫었는지 움직이지 않아 36개의 종유 중 하나를 떼어 안동으로 보내니 종이 움직였다는 설화가 있다. 무생물인 종마저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겨 종유를 떼어낸 아픈 상처를 안고 있다.
범종을 만들려면 시주를 받으러 전국을 돌며 고행하시는 스님이 계시고 ,시주를 하는 마음과 물건, 주조장까지 청정한 마음과 믿음이 있어야 한다. 과학적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아름다운 소리는 오로지 맑은 소리를 찾아 쇠를 녹이고 붓기를 반복하는 정성이 하늘까지 감복시켰기 때문이다.
새해의 소망을 담아 보신각종을 치며 한 해를 열듯이 종소리에는 기원이 담겨있다. 군 생활 무사히 마치기를 염원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모아 종을 친다.
밝은 소리, 하늘 꽃으로 열리는 깨달음의 소리, 희망의 소리가 되게 하소서...
첫댓글 무생물인 종이 한번맺은 인연을 소중이 여긴다는 글귀가 이 아침 가슴깊이 느낌을 줍니다.
102보충대 안의 상원사 축소품인 범종이 있군요. 맑은 종소리와 같이 군대 생활 무사히 마치기를 염원하는 어머니들의 기도가 들리는 듯 합니다.
장희자님의 수필을 읽으면 많은 배움이 있습니다.
꼬리글 달아주신 님들, 댕 ~큐~
종에 대한 내용 잘 읽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