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2년차 초짜와 프로 13년차 베테랑이 똑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포스트시즌 첫승을 향한 이글거리는 눈길. 플레이오프 첫판부터 사연 있는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른다.
SK 김원형(31)과 기아 김진우(20)가 오는 9일 오후 6시 광주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PO) 1차전서 선발 맞대결할 전망이다. 공식 발표는 8일 정오에 이뤄지지만 현 시점에서 1선발의 윤곽은 뚜렷하다. 물론 기아가 노련한 리오스를 먼저 낼 수도 있다. 실제 SK는 김원형 외에 기아 장성호에 강한 왼손 김영수를 대안으로 준비해두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준PO) MVP에 빛나는 김원형은 지난해까지 프로 12시즌을 뛰는 동안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딱 두해 경험했다. 쌍방울 시절인 96년 현대와의 PO, 97년 삼성과의 준PO에서 5경기(선발 3경기)에 출전했지만 1패에 그쳤다. 6년만에 맞는 포스트시즌은 그래서 새롭기도 하거니와 첫 승을 올릴 기회의 무대다.
김진우는 지난해 기억이 생생하기만 하다. 데뷔 첫해에 LG와의 PO서 김진우는 갑작스런 불펜 전환 발령을 받은 뒤 3경기서 1홀드, 1패에 방어율 19.29로 난타당했다. 이번이 포스트시즌 첫 선발 출전이다. 김진우는 기다렸다는 듯 "작년 빚을 갚겠다"고 큰소리 쳤다.
김원형은 올시즌 '호랑이 천적'이었다. 기아전 5경기서 2승1홀드를 거두는 동안 방어율이 0.77. 11⅔이닝 동안 탈삼진 12개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반면 김진우는 정규시즌만 놓고 보면 시원찮았다. SK전 2경기에 선발 출전, 1승을 기록했지만 방어율 8.31로 불안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한층 안정된 구위를 보였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PO의 흐름을 결정하는 첫 판서 두 투수는 포스트시즌 첫승을 노린다. 팀성적도 중요하지만 누가 진정한 에이스인가를 가늠하는 맞대결이다. < 김남형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