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만 벌어지면
내가 파고 사는 돼지 우리안에
들어서자마자
녹색바가지 들고
탕탕 두 번 두드리고 나서
돼지들에게 하는 나의 인삿말인 즉은
ㅡ사랑하고 존경하는 돼지여러분!
감사하고 고맙고 미안합니다만
밤 새 별 일 읎으셨지라 ㅡ
그리고 나서
돼지 안으로 입수하여
돼지들을 가르마 가르듯
아픈 돼지는 없나
상세히 관찰 후
문을 닫고 나오면서
묵언의 기도처럼 하는 말
ㅡ이 은혜를 내 어찌 다 갚을 꼬!ㅡ
ㅡ주님 무슨 좋은 일을 할까요!ㅡ
이런 일상의 연속이라고 보면 되는데
18년만에 우리 영암지역에서
구제역이 터진지 딱 일주일 째
전화벨과 문자가 뜰 때마다
쿵 쿵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려서
전화기 묵음으로 해 놓고
청심원과 신경안정제로
달래가며 사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스피노자 선생이 말했듯이
사과나무는 심고 볼 일이어서
성실하게 관찰하고
방역하고 있습니다
전화로
문자로
걱정해 주신 삶의이야기방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특히
가까운 치과를 두고
물 때 맞춰
그 먼 곳까지
아들치과를 찾아가 주신
달샘님과
××아녜스님께 감사드립니다ㆍ
과도한 스트레스로
가슴 조임과
앞이 깜깜하다는 것을 느낄 만큼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
얼마나 힘든다는 것인지
깨달아가는 중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믿고
제가 들어서 가장 기분 좋은 소리
돼지새끼 닮았다는 사진입니다ㆍ
한글 중에 꽃을 닮은
글자가 유일하게 ㅡ꽃ㅡ자 하나 밖에 없다면
코 중에 유일하게 꽃을 닮은 코는
우리돼지새끼코라 확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일찍이
천 년 전 영국에서
아내를 일러 평화를 짜내는 사람이라고 했다면
평화의 노다지가 바로 돼지라 수정하고
싶습니다 ㆍ
돼지는 죽으면서도 염화미소 짓거든요
ㆍ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사랑하고 존경하는 돼지여러분!
윤슬하여
추천 4
조회 480
25.03.19 11:55
댓글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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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윤슬하여님의 기도가 하늘에 닿아
구제역 바이러스도 비켜가는 것 같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윤슬하여님의 환한 미소에
바이러스라고 어찌할 수 없을 겁니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더 깊이 깨달아가는 요즘입니다ㆍ
얼굴보고 마주 앉아 웃는 날이
몇 번이 있으려나 ᆢ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윤슬하여님~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시는군요.
늘 제게 좋은 말씀
해주시던 언니.
힘내세요.
무사히 잘 지나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이제사 이글을 읽고
늦었지만 댓글은 꼭 달아야겠다고 생각했기에
늦게나마 몆 자 적어봅니다.
ㅠㅠ
나의 일도 나의 일이지만
따님일로 속상해 하시는 걸 보고
천하에 미인 우리페이지님도
어쩔 수없는 어미라는 걸
느끼면서 그 속결이 보여
참 많이 안타까웠어요ㆍ
세상에서 가장 힘 샌 장수가
새끼딸린 어미라는 걸
어미고양이를 보고
무릎을 쳤습니다ㆍ
평소에 초코만 보면
줄행랑치던 고양이인데
오늘 아침엔
으르렁거리며 초코와 대치하는
상황을 보고 가 보았더니
아기고양이들이 오물오물 거리고
있는 거 있죠ㆍ
페이지님 !
늘 그래왔듯이
모든 일은 지나갈 것이고
좋은 날 올 거에요
우리 힘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