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14회는 늘 봄 상반기엔 산악회 주관 매월하는 정기 산행외에 1박 2일 산행을 겸한 여행을 가고 가을 하반기엔 14동창본회 주관으로 2박 3일정도의 여행을 가는 것이 관례가 되고 있다. 올 산악회 박연우 회장님, 김양자 부회장님, 엄숙자 총무님등 새로운 집행부가 야심차게 기획한 첫 원거리 1박 2일 산행코스는 전라북도 김제 벽골제 탐방과 금산사 관람, 모악산 산행으로 진행되었다. 가는 도중, 회장님이 보낸 안내문에 있던 제천 의림지에 대한 문구 해석의 차이로 인해 약간 헷갈림이 있어 제천 의림지는 언제 들르냐고 나를 비롯한 몇몇이 물었는데... 의림지는 들른다고 쓴 것이 아니라 벽골제를 수식한 내용이라는 핀잔으로 인해 왕년에 국어공부라면 한 가락 했었다고 자부했던 내 자신도 이젠 늙었음을 다시금 한탄케 해 준 씁쓸한 사건이 있었다. (참고로, 문제가 된 문장 내용: 4월 산행은 만경평야에 홀로 우뚝 솟은 모악산과 제천 의림지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전에 축조된 저수지, 벽골제를 탐방하는 1박 2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이하 생략) 4월 7일 금요일 날씨도 화사하다. 바야흐로 벗꽃을 비롯한 각가지 봄꽃들이 마구 피어나기 시작. (萬化方暢? 어느 회장님 말씀이었던가?) 이번 주말은 아마 전국이 꽃놀이로 출렁거릴 것이다. 오전 9시 압구정역 주차장과 용인시 죽전에서 40여명의 남녀 동문을 태운 우리 버스도 여행의 기대와 즐거움으로 출렁거리며 남쪽을 향해 달렸다. 졸업하고 55년 만에 처음으로 보는 친구도 있어서 너무 반가웠고, 병마에서 벗어나 씩씩하게 걸어 나온 친구도 대견했고 지방에 사는 친구들이 굳이 서울까지 와서 함께 타 고마웠다. 이승모 전 회장님도 줄발점까지 나와서 함께 떠나진 못하지만 금일봉을 주고 배웅을 해 준 점도 가슴 뭉클했다. 특히 이번 산행엔 사업상 바쁘신 정규학 회장님과 이병일 부회장님도 참석. 인삿말로 분위기 화기애애. 첫날은 대개 여유있게 관광을 하고 둘쨋날엔 일찍 산행을 한 후, 점심먹고 귀경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정이다. 11시 40분경 김제 근처 저수지 옆 식당 도착. 한정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예약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잠시 기다리는 시간) 음식 내용은 먼저 자세한 사진들을 올렸기에 이미 보았겠지만 청국장 찌게에 오리고기, 청어구이, 돼지 보쌈, 갖가지 나물등 푸짐한 한정식이다..
점심 후 식당 옆 저수지 산책.(옛날엔 금광이 있던 곳이었는데 폐광되면서 저수지가 됐단다) 저수지 앞에서 처음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리찬씨가 올린 사진중에서 따옴 ) 맨 앞줄좌측부터 정선자. 엄숙자. 김경옥. 황대우. 김인숙. 김광자. 김혜자. 김혜자앞 신호영. 이선자. 이선자뒤 김동숙. 김절자. 채혜자. 이대경 그 뒷줄 우측 끝 부터 박준삼. 박연우. 오형환. 이병일. 이수영. 김성이. 오병철. 그 옆 반만 보이는 사람 채현기같고. 그앞 유건. 유건옆 모자만 보이는 사람 안영근. 건너서 최명상. 최형렬. 오수자. 안미자. 변정선. 한주상. 김양자. 황혜선. 정규학. 장영철. 장영철 앞 윤중영. 이 사진중에서 안 보이는 사람; 정운화.오문균.권혜자. 찍사 둘 김현숙과 이창흥. 누구 또 있는지 모르겠네. 점심 후 버스로 김제 벽골제로 가서 안내원의 설명도 듣고 산책하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벽골제란 우리나라의 곡창 김제,만경평야에 축조된 농업용수 저수지의 둑을 지칭하는 것이다. 백제인지 신라인지 시대에 축조된 우리나라 最古, 最大의 수리시설인 저수지였지만 지금은 저수지는 다 농지로 바뀌었고 벽골제 형태만 남아서 말없이 우리나라 농경문화의 역사를 전해주고 있었다. 푸를 (碧) 뼈(骨) 碧骨이란 말의 유래는 농사고장인 '볏골' 이란 이름에서 왔다는 설과 둑을 쌓을 때 튼튼하게 쌓기 위해 푸른색깔의 뼈인 말뼈를 갈아 섞어 써서 벽골이 되었다는 설, 옛 마한 시대의 이곳의 옛 이름이 그와 비슷한 이름이었다는 설등 분분하지만 Mei guan xi (沒関系) -벽골제와 수문자리- -3km 에 달했었다는 둑. 우리 동네의 백제 토성과 비슷하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저 멀리 펼쳐진 우리나라의 곡창 김제, 만경 평야. 산 많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다는 곳이다. -벽골탑과 단야루(丹若樓)- 벽골제를 중수할 때 파견나온 토목 기술자를 연모하다 자기 몸을 희생시켜 벽골제의 중수를 성공시킨 그 곳 태수의 딸 단야의 슬픈 사랑전설이 서린 곳이라는 단야루. 이곳에서는 시간이 널널해 이곳 저곳을 샅샅이 살펴 보러 다니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그네며 널뛰기,투호놀이를 하며 동심에 젖어 보는 친구들, 단야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는 친구들, 혹은 그 곳 주막에서 그 사이에도 얼큰한 두부찌게를 안주로 소주잔을 기울이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 곳에서 김제시내로 나가 산악회장님의 '강추' 인 붕어찜으로 저녁을 먹고 호텔에 투숙. (생전 처음 먹어보는 붕어찜이라 먹기에 바빠 사진 촬영을 못했네요. 미안!...) 호텔에선 가까운 친구 두 세 명씩 한 방에 들었는데 따뜻하게 난방된 방에 욕실 시설이 깨끗하고 침구도 깨끗하다. (답사한 임원 얘기가 우리들이 이젠 모두들 늙어서 먹거리와 숙소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이튿날 4월 8일 토요일 7시 40분에 호텔에서 부폐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산행 출발 지점인 금산사 앞으로 갔다. 단체사진 촬영이 끝나고 (리찬씨가 올린 사진에서 따옴) 산행시 먹으라고 나눠 준 이곳의 명물 기장떡과 바나나, 생수를 챙겨 각자 자기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모악산 정상까지 다녀 올 사람 50분정도 걸리는 모악정까지만이라도 갔다 올 사람 금산사만 관람하며 시간을 보낼 사람, 기타 등등 참고로 모악산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중의 하나이며 정상부근에 어머니가 아이를 안은 모양의 바위가 있다해서 母岳山 이라 불리워 진다는데 (산에 가선 못 보았다) 한 때는 이 산 반대편쪽에 김일성 시조의 무덤이 있어 간첩이 몰래 와서 벌초도 한다고들 떠들기도 하던 산이다 . 아무튼 岳山이라 하면 관악산, 운악산,설악산등 돌이 많고 험한 산을 이른다고 하는데 이 산도 그러려나? 이 모악산 정상에서는 이곳의 너른 호남평야가 다 내려다 보인다고 한다니.. 우선은 여러 명이 모악정을 향해서 걸었다. 금산사 담 옆으로 콘크리트 포장길이 쭉 뻗어 있고 평지로 계속되다가 어느정도 경사가 있게 되니 걷기에 그리 쉽지만은 않다. 나를 비롯한 산행팀은 먼저 도착해서 사진 한 장씩 찍고 내쳐 산을 향해 걸었다. 콘크리트길이 끝나고는 계단길이 시작되었다. 그냥 계단이 아니라 긴 나무를 한 단씩 걸쳐놓은 계단길이 계속되고 흙길이 나타나면 반갑다가도 또 바로 계단길이 되 버린다 거의 다 가서는 완전한 나무 계단길이 정상 끝까지 이어진다.
요즘 한국에는 등산객들의 수가 늘어 나고 따라서 등신길의 자연이 많이 훼손되게 되있다. 한국의 등산길은 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 편으로는 등산객의 안전과 편리를 위해서 계단을 많이 설치해 놓고 있다. 당연히 산은 보호 되지만 산행의 재미는하나도 없다. 계단만 오르다 보면 무미건조하고 자연이란는 생각이 안 들고 지루하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일수록 대부분 다 이런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서울근교의 청계산, 내가 늘 가는 남한산성. 제주도한라산, 울릉도성인봉, 백두산도 요즘은그렇다던데? (북한의 금강산이나 개성의 관음사 가는 산은 아예 끝까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었다.) 엄대장과 최장군, 윤중영, 이수영 이렇게 네 명만이 앞서 올랐고 나랑 뒤에서 함께 오르던 두 세 명은 중도에서 그만 포기했고 나와 오수자는 천천히 쉬지 않고 끝까지 올랐다. 산엔 진달래 나무도 별로 없고 큰 나무들은 아직 잎이 피지 않아 뙤약볕이 내리 쬐어 땀이 많이 났다. 가을엔 단풍이 예쁠것 같다. 정상 근처에 이르자 벌써 내려오는 우리 일행을 만났지만 개의치 않고 다 올라 방송기지국인지 군사시설인지 안테나가 요란한 건물 옥상에 올라 아래 펼쳐진 호남 평야도 보고 인증 사진도 찍었다. 표지석은 시설물 안에 설치되어 있었다. 해발 793.5m 딱 12시. 내가 예상했던 시간이 정확하네. 9시 45분에 금사사를 출발했으니 2시간 15분 정도 걸린 셈이다.
-정상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 정상에서 15분 가량 쉬고 하산. 1시간 30분 가량 걸려 1시 40분경 다 내려와 급히 금산사로 뛰어 들어가 금산사의 유명한 미륵전만 보고 주차장으로 오니 일부는 먼저 식당으로 갔고 일부는 고맙게도 버스에서 우리를 기다려 주고 있네. 총 4시간 가량의 산행. 이정도의 산행은 알맞다. 그러나 워낙 느리다 보니 항상 여유있게 오르고 내리지 못하고 시간에 쫓기듯 해야하는 산행이라 더 힘이 드는 것 같다.
점심 먹고 서울에 도착. 저녁 8시. 계획대로 산행을 잘 마치고 돌아와서 기쁘다. 이번 산행을 계획하고 꼼꼼하게 사전 준비해 준 임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쉬었던 점이라면 꽃길 여행을 예상했었는데 시기가 좀 일러서인지 그 곳에서 꽃을 별로 못 보았던 점. 산행하느라 미륵신앙의 본거지인 금산사를 자세히 둘러보지 못한 점, 또 한가지, 점점 산행 참가자가 적어지고 있다는 점이 서글펐다. 그리 높거나 힘든 산이 아니어도 오르려고들 하지 않아 동지가 적어 산행하는게 늘 외롭게 느껴진다.
|
첫댓글 음악 들으며~ 다시 여행할 수 있어서 고맙다. 음악이 왠지 서글프구나.
여행 준비해 준 산악회에 대한 고마움은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이고~~~~
너무 자세한 설명 !
나도 가본듯 !
총기가 아직 설어 있네
설었다고라? 언제나 되야 다 익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