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내리기>
아침을 먹고 책을 보다가 커피 생각이 난다. 거실로 나가니 아내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있다. 아내에게 부탁해도 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한다. 집안에서 움직임이 없으니 게을러지고 의자에만 앉아 있게 된다.
주방에 들어서니 아침에 먹은 그릇이 그대로 있다. 아내를 힐끗 한번 쳐다본다. (.....). 컵을 찾으니 아직 설거지통에 있다. 고무장갑을 낀다. 컵만 씻으려고 하다 모조리 씻는다. 그릇이 진주알처럼 빛이 난다. 아내는 여전히 텔레비전 쇼핑에 몰두하고 있다. 버티기를 하나. (.....).
깔끔하게 주방을 정리하고, 커피 내릴 준비를 한다. 커피 가루는 아내가 볶고 갈아서 병에 넣어 둔 게 있다. 포트에 물을 끓인다. 일반 컵과 계량컵, 쇠 거름망과 헝겊 거름망(여과지 대용)을 준비한다. 일반 컵에 쇠 거름망을 얹고 그 안에 헝겊 거름망을 놓는다. 거를 준비는 됐다. 이번에는 계량 컵에 갈아놓은 커피 가루를 한 숟가락 넣는다. 끓는 물을 붓고 한 10분 정도 우린다. 그 동안에 노래를 흥얼거리며 거실을 왔다 갔다 한다.
일반 컵의 거름망에 뜨거운 물을 먼저 조금 부어 적신다. 계량 컵의 우려낸 커피 물을 일반 컵 거름망에 천천히 붓는다. 커피 물은 일반 컵에 고이고 거름망에는 커피 찌꺼기가 남는다. 내린 커피의 양과 맛을 보며 뜨거운 물 양으로 조정한다. 집안에는 구수한 커피향이 진동을 한다.
식기 전에 보온 병에 담는다. 컵 및 쇠 거름망과 천을 깨끗이 씻고 정리한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아내에게 커피를 맛보게 한다(......). 보온병과 컵을 들고 방으로 간다. 하얀 눈이 쌓여 있는 지붕을 창 너머로 내려다 본다. 하얀 도로에 검은 옷을 입은 이가 조심 조심 걸어가고 있다. 커피 맛이 일품이다. -끝-
첫댓글 커피를 그렇게 정성들여 만들어 드시는군요
저는 커피 맛을 모르고 살다가 몇달 전 부터 커피믹서를 가끔 마십니다
어쩌다 누가 사 주는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셔보면 , 아 머라카노~이 쓴걸 돈 주고 마시나ᆢ그런 생각이 듭니다
뭔가 내가 미처 모르는 어떤 매력이 있으리라 짐작은 합니다
달달한 소주 맛도 어릴 때는 독약처럼 쓴맛이었던 경험에 비추어ᆢ
커피 마시고 속쓰린사람은 삼가하는게 좋을듯~
로스팅 온도에 따라 발암물질이 발생하게되는데, 옛부터 먹어온 깨도 높은 온도에 볶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하네요~
행복한 일상이 풍경처럼 스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