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생일이 유월 일 일 이란건 안다
하지만 막상 당일이 되면 잊어먹는다
늘 그랬다 하기사...아는걸 표하고 톡으로 축하 해본들, 뻘쭘한 녀석과의 관계가 회기애애 하게 재건되지는 않는다
휴일이었겠지
달력속의 빨간 채색이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다
십 수년전 설치했던 도어록 이라 비번도 없고, 잠길일도 없는 현관문을 누군가가 예의를 다 해가며 조용히 노크했다
눙교? 하고 때묻은 헌관문을 열고보니 자~알~생긴 젊은이가 냉장고 김치통을 들고 있었다
"기둥이 친구 00 입니다 휴일아침 예고없이 문 두드린거 죄송합니다"
이카면서 김치통을 드민다
일마 이거를 우짜믄 존노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우선 김치통이 반가웠다
일단 받고, 뻔한 느낌으로 알았지만 기둥이 친구가? 하면서 친구 아버지로서의 가오를 잃지 안으려 노력 하면서 그와중에 자고있는 올리버 녀석을 큰 소리로 깨웠다
눈 비비며 나온 녀석은 뜻밖이란듯 친구를 맞았다
그러고는 둘이 나갔고, 담날까지 올리버녀석 보지 못했다
해마다 올리버녀석 생일 즘 이면 육고기 보내주는 녀석이었고, 그로 올리버의 생일을 내가 알도록 각인 시키는 알림추 역할을 하는 둘째 아들의 친구 녀석 이었던 것이다
집 근처에 찻집이 있었는데 상호가 특이했다 개추베어 던가?
먼 개소린지 몰랐지만 암튼, 김해삐알에 등산 온 친구들과 한 두번 차 마시러 간적은 있었다
개활지에 차려진 찻집이라 공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아기자기한 내실이 없는, 왠지 공허한 느낌의 그러한 찻집이었다
그닥 느낌없는 찻집이었는데 어느날 홀로 걷기 하다보니 간판을 새로 내걸었다
육회 비빔밥?
그거 좋아 보였다
해서 한번쯤 가보고자 했고, 올리버녀석 에게 말했더니 그러자 했고 날자와 시간을 정했다
당일, 녀석은 친구랑 같이 봐도 되겠냐기에 그러자 했고 예상대로 그 녀석 이었다
뭐...그냥 밥 먹는집이라 딱히 깊은말 못했고, 또한, 뭔 깊은말이 오 갈일 있겠는가 이래저래 고맙다 했고 녀석도 고맙다 했다 뭐가 고마운지 녀석은 몰랐겠으나, 암튼 나는 고마웠다 아들녀석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헤어지면서 녀석이 타고온 차에서 주섬주섬 챙기더니 휴지박스 하나 건넨다
"아버님, 이거 독일산 천연펄프 인데
써보시면 느낌이 다르실겁니다"
고맙다 하고 받았고, 녀석들은 빨간 후미등을 뒤로하고 재빠르게 사라졌다 광속의 적색편이를 뿌리며...
여사1은 꾸준한 노력으로 重見 산악인 에서 中堅 산악인으로 거듭나셨다
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영남알프스 칠봉을 완주하여 은매달 딸 기대를 하며 영알 준봉을 등정 중이다
영축산 오르기 전, 바리바리 싸온 도시락을 내 가방에 넣고자 했지만 난 싫다 했다
라면 끓이기위한 코펠과 버너는 노익장 형님이 준비 하셨거니 했지만 나는 나대로 1.8리터의 생수를 준비했기에 가방이 무겁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독일산 티슈가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도시락 구겨넣는 순간에 독일산 티슈 곽이 볼품없이 찌그러질 판이었다
이런 저런 논의 끝에 각자의 베낭에 나누어 담기로 했고, 겨우 독일제 티슈의 외각은 모양을 견지할수 있었다
오르기쉬운 임도길을 한참이나 쉬엄쉬엄 오르고 마지막 남은 깔딱고개를 남겨둔 지점에서 도시락 먹기로 했다 하지만 라면은 끓일수 없었다 노익장 형님께서는 코펠은 챙겨 오셨는데 버너를 빠뜨렸다 하신다
어쩌랴...맨밥에 김치랑 멸치볶음 먹었다
그리고 독일산 티슈 폼나게 내 놓았다
여러장 겹질로 당겨쓰시는 여사2 에게는 주의를 주었다 아껴 쓰라고
독일산 천연펄프 임을 아시고 웬간하면 한번 쓰고 버리지 마시고 닦고 또 닦으며 아껴 쓰시라고...
했더니 혼잣말로 궁시렁 하신다
요번에 발칸반도 여행 하면서 독일산 티슈 왕창 사올꺼라면서
단톡방에 담주 산행날자 예고되고 그리 시행 될듯 하다
난 또 그 톡방에 다정다감한 의중을 밝혔다
독일산 티슈 준비해 가겠노라고
첫댓글 독일산 티슈로 아드님 으뜸하셩요. ㅋㅋ
함박사님께서 차분하게 말씀하신 한글한글 읽으니까
제가 거기서 함께 있었던 것 같아요.
육회 비빔밥은 어떤 맛 일까요? ㅋ
육회비빔밥 안먹어보셨구나요
부드러운 단맛 입니다
밥도둑 술강도 지요
삶의 소소한 이야기가 재미 있습니다.
우리집은 아들녀석이 대학졸업후부터는 떨어져 살아서 그런지 소소한 재미가 읍꾸먼유.
수원 살다 2월에 세울로 이사 갔는디
가끔 오면 밥이나 한 끼 먹고 가는데
집에 있는 동안 내가 잘 모르는 핸드폰, 컴퓨터 사용하는 법 물어보고
먹을 거, 생필품은 택배로 다 보내주니 고마운 아들이라는 것만은 사실이죠.
시인님의 아들은 똑똑한 효자 아들 입니다
자랑할만 합니다
에효~난 전생에 뭔 죄를 지었는지...
살갑지 않은 아들맹키로 표현하시지만
친구랑 만남에 아부지를 낑가주니
기특만특 아들이구만유
김치 무지 반갑쥬?
꽃본듯이요 ㅎㅎ
독일산 휴지는
여기저기 한장쓱 퍼내지말고
여친생기걸랑 선심쓰이소
화장지울때 써보라며 슬쩍 건네주마 득점 왕창~~!! ㅎ
아~애인 생긴다면~
만약에 애인 생긴다면~
내아를나달라케야지~
@함박산2 내아를~요기까지만 해도 36계닷~~!!!ㅋ
@함박산2 알라 맹글 기계는 고장없나베
호기롭게 내 아를 나도고 한다니
티슈는 한국 제품이 좋고 말고제
단지 이쁜쟁이 올리버 칭구꺼라 더 귀해 보여서 그렇게 아끼느라
글도 잘쓰요 언제 봐도
@운선 사실 그렇습니다
아들녀석 친구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살다보니 이런날도 오네요
내가 이런맘 갖게될날 올지 몰랐습니다
난 아들 둘 사랑치 않는줄 알며 살았거든요
나약해진건지
아님 이제와 제대로 뭔갈 알게된건지...
@운선 여자들은 갱년기되면 다들 공장문 잠그는데
남자들 기계들은 고장도 없나봅니다
ㅋㅋ
@정 아 사실 나도 내 상태를 모릅니다
10년 수절이라...
밤마다 꼬집은 허벅지 퍼~렇습니다 ㅋㅇㅋ
made in Germany!!! .?
왠지 휴지 같지 않고 뻣뻣한 느낌 날듯.
박스휴지 배낭에 넣고오는 남자라...
독일제 티슈박스 등산가방에 넣어오는 낙랑 육사세
참 개안은 할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