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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智異山)
 
 
 
카페 게시글
♡ 사진첩 ♡ 스크랩 단풍은 없었다-지리산 피아골(2010년11월7일)
불태산 추천 0 조회 442 10.11.10 07:59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유월 철쭉이 필 때 백무동에서 장터목-천왕봉-중산리를 갔다 온 후에 오랜만에 지리산에 다시 들었는데,

피아골-피아골 대피소-피아골 삼거리-노고단-성삼재-시암재를 잇는 길이였다.대부분 산악회에서는 성삼

재에서 시작하여 피아골로 내려가는 쉬운 길을 택하는데 K2산악회는 오르기에 약간 힘이 드는 길을 선택하

여 산행 신청하고 같이 산행하게 되었다.

광주에서 출발하여 곡성과 구례를 거쳐 갈 땐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연곡사 계곡으로 들어서면서 날도

맑게 개이고 주위가 잘 보였지만 단풍은 아름다움을 나타내지 못했다.아마도 단풍이 들 무렵에 비가 오지

않아 잎이 마른 때문인 것 같았다.직전 마을 주차장에 내려서 산행 차비를 하고 걷는다. 

 

                                                                                       직전 마을 주차장 포토 산토수님

 

아스팔트 포장길을 따라 걸었다.차들이 자주 오고 가서 길을 비켜야 하고 짜증도 났지만 빨리 걷는다.어느

산이나 큰 산은 산행 들머리 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 되고 내려 올 때 주차장이 멀다.오늘도 산행 초입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불편한 포장도로를 걸어야 했다.

 

                                                                          산행지 들머리 가는 포장도로 포토 산토수님

 

                                                                            산행들머리에 선 회원님들 포토 산토수님

                                      

비가 올 땐 자주 온다고 불평했지만 또 얼마간 비가 오지 않으면 금방 가뭄이 들었다고 한다.먼지가 날리고

낙엽이 쌓이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다녔는지 낙엽은 발에 밟혀 가루가 되었다.단풍 색깔도 별로이고 말

라 붙었다.예전엔 계곡물에 떨어진 단풍이 핏빛처럼 붉었는데...그 많던 물도 또랑물 같다.내년엔 또 좋아지

겠지. 

 

낙엽 한 잎

바람에 날리다

땅바닥 뒹굴다가

발에 밟히고 밟혀

가루되어 날리다

흙에 묻힐 때

초록빛 그리워

살던 자리에

자기를 닮은

눈 하나 만들었다.

               -정형석 싹이 트는 이유 전문

 

                                                                                    표고막터를 지나며 포토 산토수님

 

                                                               마음을 채워주지 못하는 계곡 단풍 포토 산토수님

 

                                                                             계곡엔 물이 부족하다 포토 산토수님

 

새벽 5시30분에 아침을 먹었더니 배가 고팠다.계곡 물가에서 휴식하며 회원들이 막걸리를 돌렸다.배고픔도

잊어지고 다시 힘이 난다.돌 길을 힘차게 오른다.피아골 대피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구계포 계곡 포토 산토수님

 

예나 지금이나 대피소는 같은 모습이다.다르다면 대피소 앞 바위나 나무 밑은 사람들이 앉았다 간 흔적으로

닳고 닳았다.시간은 11시50분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아직 낮 기온은 따뜻한 편이어서 보온 밥통은 일렀다.

집에서 큰 수건으로 도시락을 둘둘 말아왔기 때문에 밥이 뜨거웠다.거기다가 함께한 제자가 컵라면을 끓여

서 맛있게 먹었다.그러나 술을 많이 마셨다.산을 오르거나 내려 올 땐 술을 먹지 않아야 한다.우리나라 사람

들은 산에서 술을 자주 마시는데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되도록이면 산행이 끝나고 나서 마셔야 한다.그런데

그게 지켜지지 않는다.

 

                                                                         피아골 대피소 앞에서 점심 포토 산토수님

 

                                                                                            피아골 대피소 포토 마로님

 

                                                                   피아골 대피소 앞에서 여성 회원님 포토 산토수님

 

피아골 삼거리 까지는 가파른 오르막 길이다.점심에 배도 부른데 술까지 많이 마셨으니 어쩌겠는가.숨은

헐떡거리고 다리는 맥이 풀려 걷기가 힘이 들었다.가다가 쉬고 호흡이 안정되면 다시 오르고...죽을 지경

이었다.능선이 이어지는 피아골 삼거리까지 오르고 나서야 안심이 된다.

 

 

                                                                                          힘들게 오른 피아골 삼거리

 

하지만 너무 힘이 들었는지 왼쪽 다리에 경련이 일어날려고 신호를 보낸다.할 수 없이 서서 쉰다.한참 있다

가 다시 걷는다.괜찮아 졌다.제자가 걱정이 되는지 앞서 가다 기다리곤 한다.

능선 길이다.낙엽도 다 떨어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인다.이 길을 걸은지도 오래되었다.

 

                                                                                멀리 노고단이 보인다 포토 마로님

 

                                                                                                노고단 고개 포토 산토수님

 

오후 햇살이 가늘어지면서 기온이 급강하 한다.땀을 흘려 옷이 아직 축축해서 곧 콧물이 흘렀다.

 

                                                                                                           시암재 포토 산토수님

 

노고단을 거쳐 성삼재-시암재 까지 콧물이 흐른다.시암재에 도착해서야 가방에서 자켓을 꺼내 입었다.찬바람

이 세게 불었다.사람들을 기다린다.한 시간 정도 기다리고 사람들이 모인 후에 뒷풀이를 하고 술 몇 잔 들고

오후 5시 시암재를 떠났다.광주엔 동광주 톨게이트에서 막혀 시청에 8시 도착 집엔 8시30분 쯤에야 택시를

타고 들어 갈 수 있었다.

오늘도 산에서 하루를 보냈다.새벽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아침에 일찍 집을 나와 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집

로 돌아오는 시간은 세상 복잡한 일이 다 지워진다.언제나 이런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루를 씻고 나면 다시

밀물처럼 다가오는 그리움들,세상사 속으로 다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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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11.10 16:17

    첫댓글 좋은 글과 사연 잘 보고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 10.11.11 07:42

    오랜만일세...항상 건강하고 하시는 일 잘 되리라 믿네

  • 10.11.10 17:45

    가을 지리을 찾으시겠다던 약속(?)을 지키셨군요
    가을은 오지않는 형님을 애타게 기다리다 지쳐 다 놓아버린 것 같습니다^^*
    낙엽 한 잎 마져도 땅위에 떨구고 발에 밟히어 초록의 꿈 속에 빠져들었군요
    그래도 이렇게라도 지리를 만나고 기다리던 반가운 이들에게 안부를 전해주시나 기쁘기 이를데 없습니다
    간간히 인파사이로 보이는 반가운 이들의 모습에서 그리움도 함께 묻어납니다

    가을이 주는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노래하신 형님의 좋은 시 한 편 오랜만에 접합니다
    가끔씩이나마 이곳에 형님의 좋은 글 올려 주시면 얼마나 반가울지...ㅎㅎㅎ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 작성자 10.11.11 07:45

    봄 철쭉 필때 갔더니 백무동에서 오르는 길들이 많이 훼손된 것 같습디다.그래도 피아골 오르는 길은
    무등산 처럼 닳기는 했어도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고요...우리 우연히 산에서 만난다면 참 반갑겠지요..

  • 10.11.10 19:40

    불태산님 사진으로나마 회장님 근황을 들을수있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백암도 한번 찾아주세요

  • 작성자 10.11.11 07:47

    반갑네..여전히 산에는 잘 다니시는가..자네 듬직하고 아름다운 모습 잘 보이네...

  • 10.11.12 11:14

    정말 행복해 보이시네요.... 피아골대피소에 함태식옹이 계셨었는데....ㅎㅎㅎ

  • 작성자 10.11.12 15:55

    감사합니다...

  • 10.12.08 17:04

    불태산님 여그서 본께 겁나게 반갑네요 ? 건강하시죠 ?~~~~

  • 작성자 10.12.09 07:49

    네-산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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