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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레인 멤버들(왼쪽부터 이성우, 정재환, 황현성, 정민준)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 골대 뒤편 관중석에서 축구를 즐겨 본 사람이라면 음악과 축구가 맞닿아있다는 사실에 수긍할 것이다. 축구가 주는 벅찬 감동과 설렘, 흥분과 열정은 음악을 만나 그 파동을 더 크게 만든다.
수백, 수천의 서포터들이 노래는 오직 자신들이 사랑하는 한 팀만을 위해 존재한다. 현재 전 세계 모든 축구장에는 오직 한 클럽을 위한 각양각색의 노래가 불리고 있다. 이렇게 특정 클럽을 지지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모아 만드는 음악은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음악보다도 고귀하고 웅장하다고 할 수 있다.
수원의 서포터 그랑블루에게도 리버풀의 'You'll never walk alone' 못지않은 서포팅 곡이 있다. 바로 '리틀 베이비(Little Baby)'다. 한국을 대표하는 펑크록 밴드 '노브레인'의 동명 음악을 개사해 부른 이 노래는 수원에 대한 서포터들의 무한한 애정을 담고 있다. 쉬운 멜로디와 노래 말로 인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서포팅 곡이다.
'리틀 베이비'의 원작자인 노브레인은 지난 7월 10일 전남과의 전기리그 최종 경기 때 빅버드를 찾아 하프타임 특별 공연을 가지며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노브레인은 오는 23일 다시 한번 빅버드를 방문한다. 이번에는 하프타임 공연 외에도 경기 시작 전 1시간의 정규 공연을 갖는다. 지난 방문 때 얻은 큰 감동을 자신들의 공연으로 되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수원만을 위한 특별한 공연을 앞두고 노브레인을 만났다. 이성우(보컬), 정재환(베이스), 정민준(기타), 황현성(드럼)으로 구성된 이 4인조 펑크록 밴드는 최근 4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최종마무리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인터뷰 역시 새 앨범에 실릴 재킷 촬영을 앞두고 성사됐다. 실제로 만나 본 노브레인은 그들의 음악이나 공연에서 느껴지는 경쾌함처럼 활달했고, 거리낌이 없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지금부터 자신들도 수원을 사랑하는 지지자임을 강력 주장하는 '미남 펑크락 밴드' 노브레인과의 격의 없었던 시끌벅적 초산만 노컷 인터뷰가 시작된다.(참고로 이성우 씨는 인터뷰 시작 전 기자의 고등학교 선배인 것으로 밝혀져 인터뷰에서 높임말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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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레인의 리더이자 보컬인 이성우씨 ⓒPAW Photo | - 만나서 반갑습니다. 각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가요? 경기 보는 걸 좋아하는지?
이성우: 나 같은 경우 좀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지난 전기리그 방문 이후부터지. 정재환: 전 경기 보는 거 좋아해요.(재환 씨는 위닝 매니아이기도) 군대 있을 때 많이 하기도 했고. 체질적으로 공은 좋아하는데 몸이 안 따라줘서… 정민준: 체육 시간에 맨날 잤다더니, 무슨… 정재환: 어허, 원래 군대 가면 어거지로 하게 돼 있다고!
- 특별히 좋아하는 팀은요? 국내든 해외든 가리지 말고
이성우: 특별히 좋아하는 팀을 물으신다면 이 상황에서 당연히 수.원.삼.성.이라고 할 수 밖에 없지 않나?(웃음) 아니, 정말 K리그에서는 수원을 제일 좋아함.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대표팀도 좋아하고. 정재환: 위대한 한국인 박지성 선수가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좋아하구요. 정민준: 나는 산드로가 제일 좋은데…
- 수원 산드로요, 대구 산드로요?(민준 씨가 대구 출신이라 확인 차원에 물었다)
정민준: 예?
- 아, 산드로가 두 명이예요. 피부가 많이 검은 산드로가 수원이고, 좀 밝은 산드로는 대구.
정민준: 어, 저는 하얀 산드로…(충격! 하얀 산드로는 누구인가?) 나머지 멤버들: 야, 수원 산드로 말하는 거 아냐? 지난번에 경기 갔을 때 골 넣은? 정민준: 그 산드로 맞는데, 하얗지 않았나? 이성우: 야, 걔 흑인이야. 정재환: 죄송합니다. 이 친구가 색맹이라서. 정민준: 어두워서 그랬나? 대구의 산드로 말고 수원의 산드로입니다! (돌아가며 멤버들에게 한 소리씩 듣고 있는 민준씨)
- 수원과 그랑블루를 머리 속에 각인하게 된 계기는 언제였어요?
이성우: 확실히 알게 된 건 직접 가서 보면서부터. 그 전에도 우리 노래를 부른다니까 흥미는 있었지만 경기장에서 직접 보고 난 뒤 더 좋아지더라고. 정재환: 전 2002년 월드컵 때 한국과 독일의 4강 경기를 직접 봤는데, 그때도 이운재 골키퍼 바로 뒤에서 봤어요. 그런데 지난 번에 경기장 갔을 때 공연하고 서포터 석에서 보니까 감동적이었요. 색다른 재미도 있고. 이성우: 우리가 함께 응원을 한데다 경기까지 이기니까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와 쾌감, 감동까지 겹쳤지. 그때 사실 너무 좋아서 조금 울었어. 정재환: 원래 이 형이 잘 울어요. 이성우: 난 안 울어, 이 놈아! 난 강해! 정민준: 눈꼽이 낀 거라 믿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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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공연 당시의 모습 ⓒPAW Photo | - 이번에도 하프타임 뒤에 서포터 석에서 볼 계획이세요?
이성우: 그렇게 하고 싶은데,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사람들이 경기 중에 사진을 찍으려 하고 사인도 받으러 와. 우리는 그게 힘들지 않은데 다른 사람들이 응원을 못 하잖아. 정재환: 오히려 우리가 서포터들이랑 있는 게 방해가 되는 거죠. 이성우: 아쉽지. 우리도 가서 응원하고 싶고 같이 보고 싶거든. VIP석에서 보면 재미가 없단 말야. 하지만 그런 문제들 때문에 쉽게 가긴 힘들어. 그래도 분명한 건, 경기장에 가면 항상 마음은 서포터 석에 있다는 것. 그건 알아줬으면 좋겠어.
- 그랑블루가 ‘리틀 베이비’를 서포팅 곡으로 쓰고 있는데 경기장에서 수천명이 부르는 걸 직접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요?
이성우: 대감동이었지, 대감동. 정재환: 원래 사랑 노래인데, 그렇게 불려지니까 색 다르고 한편으로는 감사해요. 정민준: 경기장에서 들으면 편곡된 맛도 있어요. 이성우: 그냥 딴말 필요 없음. ‘대감동’, 이 말로 모든 게 끝.
- 이번에 정식 공연을 하는 건 당시 받은 감동을 환원하는 차원에서라고 봐도 될까요?
이성우: 물론! 거기다 우리의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고. 우리가 가서 노래를 부르고 수원이 이긴다면 더더욱 좋지. 근데 지면 어떡하냐? 정재환: 그때도 걱정했던 게 우리가 갔는데 만약에 지면, 괜히 미안하잖아요. 정민준: 그런데 노브레인이 경기장에 가면 이긴다는 소문이 있던데, 진짜에요?(민준 씨의 능청스러움 덕에 새로운 징크스가 만들어 질 조짐이다.) 이성우: 그냥 어떻게 해서든 골을 넣어서 이겨야 돼! 수원 선수 여러분들, 무조건 이겨 주세요! 박살을 내셔!
- 예전에 붉은 악마 월드컵 앨범에도 참가했었죠? 수원과 그랑블루에서 클럽앨범 제작을 정식 요청한다면 받아들일 생각은 있는가요?
이성우: 일단은 얘기를 해봐야지. 서로 마음이 맞고 통하는 부분이 있다면 거부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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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블루의 바다로 빠진 노브레인의 음악 ⓒPAW Photo | - 최근에 선수 개인의 응원가가 만들어졌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성우: 의도적으로 누구 개인을 위한 노래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거시기 한 일이지. 수원에 송종국 선수나 김대의 선수 한명만 있는 게 아니잖아. 다른 선수들이 모두 있어서 빛이 나는 거고. 축구가 혼자서 골 넣는 경기가 아니란 건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사실인데 뭔가 찝찝한 경우지.
- ‘리틀 베이비’뿐만 아니라 ‘청년폭도맹진가’, ‘독립군가’ 등의 노래도 다른 구단의 서포터들이 쓰고 있는데 알고 있나?
이성우: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지난번에 시간이 나서 아는 사람이랑 경기를 보러 갔었어. 그 수원만 만나면 이기려고 용쓰는 팀 있는데?(기자-대전요?) 어, 대전. 거기 서포터들이 ‘청년폭도맹진가’를 부드더라고. 한쪽에서는 ‘리틀 베이비’, 한쪽에서는 ‘청년폭도맹진가’가 나오는데 웃기면서도 난감했지.
- 유달리 노브레인의 음악이 서포터들에게 많이 쓰이는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성우: 역시 잘생긴 외모…(사뭇 진지한 대답) 정재환: 그것도 그렇고, 역시 노래에 힘이 있으니까. 정민준: 정열이나 젊음도 느껴지고. 이성우: 우리 노래의 멜로디가 단순하고 모두 부르기 쉽다는 점도 있지. 정민준: 지난번 경기를 갔다 와서인지 이번 앨범에 응원가로 쓸만한 느낌의 곡이 많아요.
- 아무래도 창작물이다 보니 저작권이라는 부분도 걸림돌인데, 별도의 허락을 받지 않고 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이성우: 뭐 수원 구단에서 따로 연락을 주고 쓴 건 아닌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한번 부르는 데 5천원 씩. 흐흐, 농담이고. 정재환: 우린 그런 법 몰라요. 이성우: 아냐, 변호사 선임할 거야. 법적인 책임을 물을 거야~!(기자-정말요?) 아니, 우리 노래를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고 영광이지. 앞으로도 많이많이 애용해주세요.
- 노브레인의 음악은 한국 문화의 중요한 토양이지만 항상 비주류에 머물러 있어요. K리그도 대표팀에 밀려서 중요할 때는 항상 내팽겨지거든요. 둘이 닮은 것 같아요.
정재환: 그건 국민적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핸드볼만 해도 평소엔 관심 없다가 올림픽만 되면 금메달 딴다고 난리잖아요. K리그도 월드컵 4강 갔을 때는 ‘와’ 하다가 지금은 또 아니고. 음악도 그렇고 축구도 그렇고 즉흥적으로 몰아가기보단 꾸준한 관심들을 보여줬으면 해요. 이성우: 막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는데,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고 싶어. 우리 노브레인이나 K리그 선수들이나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인정 받고 주목 받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믿었으면 해. 언제나 어려운 상황은 있는 거고 그렇다고 우리가 음악 그만두고 축구 그만둘 건 아니잖아. 그렇게 흘린 땀이 가치 없는 건 아니니까 K리그도 노브레인도 더 열심히 해서 각자의 영역에서 뭔가 바꿔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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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과 그랑블루에 대한 노브레인 멤버들의 메시지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 - 유럽의 경우엔 리버풀의 ‘You’ll never walk alone’ 같이 클럽을 생각하며 바로 연상되는 노래가 있거든요. 그렇게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오랫동안 무언가를 대표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단 욕심들은 없으세요?
이성우: 욕심이 있지. 음악인들에겐 많은 사람들에게 불려지는 것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지. 정재환: 어디서든 우리 음악이 울려 펴지면 그게 바로 감동이고,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저희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 음악 하는 사람 중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 중에는 개인의 명예나 사리사욕을 위해 축구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이성우: 솔직히 우리는 그런 거 싫어. 그런 모습들 보면 ‘아유, 재네 왜 저러냐’ 하면서 무시하고 말지. 월드컵 끝나고 말도 안 되는 편집 앨범들이 나왔던 것도 결국은 그런 단면들의 일환인데 우리는 그런 속 보이는 짓 하기 싫더라고. 그냥 우리는 더 멋진 방식으로 아무 욕심 없이 도움을 주고 싶어.
- 마지막으로 수원 구단과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한 말씀씩 해주시죠?
정민준: 비록 프로 축구에 대해 자세힌 알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수원 삼성을 응원하면서 하나가 되는 감동을 찡하게 받아서, 이번에도 승리할 수 있게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산드로 선수 만세! 이성우: 나는 수원 삼성 서포터즈들은 믿었는데 왜 나를 이천수 닮았다고 말하는지 실망을 했고, 앞으로 게시판에서 그런 얘기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기분 좋게 삽시다. 흐흐. 정재환: 스포츠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이 우리나라 문화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해요. 멋있어요. 황현성: 여러분 건강하시고, 축구와 음악은 국경을 뛰어넘습니다. 그리고 노브레인 미남들의 펑크 락도 국경을 뛰어넘습니다. 노브레인 4집 발매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브레인과 수원 삼성, 그랑블루 모두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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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니.. 대전시티즌이 청년폭도맹진가를 부르다니...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랜데 ㅎㅎ 근데 안효연은 요새 선발로 출전안하는듯..
음악 하는 사람 중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 중에는 개인의 명예나 사리사욕을 위해 축구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김흥x, 윤도x
김흥국씨는 빼시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