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이번주에 시작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지만 감자를 일찍 캐기 시작한 멍덕골은 다행히
비내리기 전에 감자를 모두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알림>
이 글은 감자축제 후기 입니다.
특정인물은 특정 사건과 관계 많습니다.
이 글에 관계된 사람들은 모두 실존인물입니다.
6월 20일 월요일
오전에 감자축제 준비 사항을 점검하는 회의를 하고 나서
처음으로 시험삼아 한 두럭의 감자를 다 캐보았습니다. 땅속을 들여다 볼 수는 없는 관계로
감자캐는데 걸리는 시간, 어떤 방식의 작업이 효율적인지 등등을 한 번 경험해 보기위해서
였는데, 감자 한 두럭을 캐는데 생각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고 또 장마예보가 나와있는 걸
감안해서 주중에 미리 감자를 캐기로 하고 매일 몇 두럭씩 감자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날씨는 매우 더웠습니다.
6월 21일 화요일
하지 입니다. 하루종일 감자캤습니다. 날씨는 매우 더웠습니다.
6월 22일 수요일
하지 다음날 입니다. 하루종일 감자캤습니다. 날씨는 매우 매우 더웠습니다.
6월 23일 목요일
하지 다음 다음 날입니다. 하루종일 감자캤습니다. 날씨는 매우 매우 매우 더웠습니다.
서울에서 히치 하이킹을 하고 내려오는 김민수(23)군이 친구 두명과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당연히 두사람다 남자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아리따운 여자분 두분이 오셨습니다.
멍덕골의 경사지만 짐짓 걱정도 됐습니다. (일거리 많은데, 어쩌나 하는...)
밤 늦게 형수님이 도착했습니다. (박한강형님)
6월 24일 금요일
아침부터 감자캤습니다.
예상밖으로 민수친구분들 2분(석은비, 박슬아)이 일을 잘하십니다.
한강형님, 영신형님, 이남곡 선생님 연 5일째 감자 캐고 나르고 있습니다.
오후에 정은 선생님 일행이 도착하셨습니다.
이장댁에서 얻어온 배추로 김치담으시고 여러가지 행사준비를 하셨습니다.
하루가 꽤 빨리 지나간 듯 합니다.
6월 25일 감자캐기 행사 당일
오전에는 계신 분들 모두 감자 캤습니다.
정오에 양광혁 형님 가족이 도착했습니다.
형님의 하와이안 복장을 보아하니 피서가는 기분으로 온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즉시 피서지를 감자밭으로 준비해드렸습니다.
3시가 되자
변정은님 김미숙 님이 오셨습니다. 날씨더운데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4시30분에
감자캐기가 시작됐습니다.
정은 님이 숨겨놓은 딱지 보물을 찾느라 아이들은 부지런히 호미질을 합니다.
(정작 딱지를 찾아도 거기에 씌여진 문제를 맞추어야 경품을 주는 보물찾기였습니다.
참... 쉽게 얻어지는 보물은 없나 봅니다. 북한말 맞추기가 퀴즈 였죠.)
귀농학교 동기분인
이선자님이 오셨습니다.
맨발로 감자밭에서 감자를 캐시더라구요. 대단.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들은지라
약간 무리를 해서 모든 두럭의 감자를 다 캐고 공장으로 옮겼습니다.
덕분에 약간 저녁식사 시간이 늦어지게 됐지만 마음만은 다들 편해 보였습니다.
김영수 님 가족분을 비롯한 몇 몇 가족분이 도착하셨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장독대 옆에 마련된 무대에서 연극 공연을 봤습니다.
1인극으로 촛불로 무대를 밝히고 여러 조각품들을 쓰는 극이였는데
무엇보다 배우선생님의 열정적인 동작과 눈빛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연극 공연중에 먹으라고 술을 따라주더라구요. 얼씨구나 했습니다.)
연극이 진행되는 도중 로고쟁이 서동민님이 도착했습니다.
8시 50분경 연극이 끝나고 9시가 되자
남원에서 오신 정환길 선생님 내외분은 천체망원경을 설치하시고
밑에 집에서는 오신분들 서로 인사하시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저는 아이들과 불피워놓고 감자구워 먹느라 참석 못했으니까,
그저 그렇다는 풍문만 들었을 뿐...)
10시에 별자리 시간이 되자
모두들 자두나무 근처의 평지에 돗자리를 여러장 깔고
누웠습니다. 후레쉬 불빛을 지시봉 삼아 별에 비추면서
이별 저별, 별의별 얘기를 다 들었습니다.
40분 정도 하셨는데, 시간이 짧게 느껴지더라구요. (좀더 하시지...)
정선생님의 설명이 끝나고 목성과 목성의 위성을 보려는 아이들이
줄을 섰습니다. 그리고 흥취를 견디지 못한 몇 몇 분들은
'저별은 나의별, 저별을 너의별' 이런 비슷한 노래를 몇 분 불렀습니다.
11시 20분경 오늘의 공식 일정은 이것으로 끝났습니다.
이제 모두들 기대하던 '비공식'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야외에서 불피워놓고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노래판도 벌어졌습니다.
(이 정도면 막가자는 거죠...)
다들 밤 늦도록 즐겁게 시원한 여름밤을 즐겼습니다.
6월 26일
전날 유흥의 여파가 채 가시진 않았지만
오전 10시 반 정도에 아침겸 점심을 먹고
멍덕골 로고에 대한 회의를 했습니다.
이상한 만장일치로 로고와 스티커 패키지가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체 행사에 대한 소감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다들 좋았다고만 하네요. (내 이럴 줄 알았써.)
가시는 길에 감자 조금씩을 드렸습니다.
이미 챙기신(?)분들이 대부분이라 많이는 필요없더라구요.
다음기회에 만날 바를 기약하면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감자캐기는 끝났습니다.
애독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Special Thanks To : 좋은 마을 사람들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 1톤 가량의 선량감자 및
0.3 톤 가량의 불량감자, 그리고 호미에 찍혀 졸지에 불량감자로 전락한 선량감자들
첫댓글 글 째밌게 잘 읽었어요, 네오! 그 날의 여러 모습과 모양들이 생생이 보이는 듯.. 멍덕골의 님들, 작지 않은 행사 준비하고 치르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저는 그 날 딴 곳에 있었지만, 내내 그 곳 생각이 났었더랬습니다^^ ...
네오씨 제가 알기로는 감자는 <이미>챙긴 것이 아니라 다들 구매를 한 관계로 중복되어 굳이 선물로 가져갈 필요를느끼지 않아 사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멍덕골 귀한 감자 어디 더 알릴 곳 없나 찾느라 다들 바빴다우*^^* 참 수옥씨 올여름 지.리.산. 산.행. 잊/ 지/ 는/ 않/ 았/ 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