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의 벽을 넘어 희망호를 타고~~
5학년 애도수업을 했습니다. 써클 형태로 배열하고 출석번호대로 남녀 섞어서 앉았습니다. 다소 소음을 줄이기 위하여.
1. 느낌 욕구목록표를 보고 이 일과 관련한 나의 느낌을 말해보기, 0-10사이 마음의 점수 매기면서 말해보기
2. 타이타닉 동영상을 보며 침몰의 상황, 분위기 실감하기 ㅡ 단원고 형, 누나도 이랬을 것 이다.
3. 가슴 아파하는 부모님들의 절규도 짤막하게 보았습니다.
4. 그리고 희생자를 위한 촛불의식을 가졌습니다.
" 천개의 바람이 되어" 동영상을 틀었고 기도와 묵념하는 시간 4-5분 정도 가졌습니다. 한 두명 울기 시작하니 감수성이 예민한 우리 친구들 모두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저 또한 눈물이 나더군요.
박숙영샘이 말씀하신 "함께 울기" 였습니다.
그게 수업이었습니다. 그들이 생각났고 가족이 생각났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진정성과 연민이 연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파할 것을 아파할 줄 알고 슬퍼해야 할 것을 슬퍼해야 할 줄 아는 그런 수업을 우리 회복적 생활연구팀에서 하고 있는 것이지요.
다시 한번 수업의, 학교의 본질을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떠들고 장난만 칠 줄 아는 그런 친구들에게 그런 진심이 있으리라 저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우리는 가르치고 있는지 물어야 하고 나는 학교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작 정부의 안일한 대처함만을 탓했던 내 모습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는 방식으로 교실현장가운데 있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배움이 빨리 회복되었으면 합니다. 살아있는 가치가 회복되길 바랍니다.
5. 오늘 학교에서 안산 분향소에 가기로 되어 있던 찰나였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희생자, 실종자, 남아있는 자들에게 편지쓰기를 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유가족 분들에게 선물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분들이 볼 수 있도록 붙여놓고 오겠다 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것이 작은 일이 아니라 했습니다. "여러분 용기를 내세요. 여러분이 할 수 있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6.편지쓰기를 마치고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았습니다.
마음의 표현이 가슴에 리본이 달리는 행위로 표출되고 그것이 의미있게 기억되리라 생각이 듭니다.
5학년 전담이라 5반 모두 할 것인데 오늘 3반했고요, 학교에 노란 리본을 단 친구들을 보고 모든 학생, 교사들에게도 잠시 생각해 보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들께는 애도수업이 많이 홍보가 된 듯 합니다.
감정을 표출하는 두려움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 또한 심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 부정적으로 보는 교사들도 있었습니다.
5학년 수학여행 못가서 아쉬움과 분노와 답답함, 서운함, 신경쓰이는 여러 복잡한 형태로 얼켜있는 감정들이 함께 울기로 표출되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