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대회 -페더러. 세레나 우승

[小亭]

페더러, 메이저 15승…테니스 역사 새로 썼다

윔블던 男단식 로딕 꺾고 우승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역대 최다인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페더러는 6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 앤디 로딕(미국)과의 경기에서 4시간이 넘는 혈투끝에 3-2(5-7 7-6<6> 7-6<5> 3-6 16-4)로 이겼다.

이 대회에서만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이다.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석권한 페더러는 통산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피트 샘프라스(미국)의 14회 기록을 깨뜨렸다.

지난해 나달과 페더러의 결승 못지않은 '테니스 클래식'이었다.

세트 스코어 2-2로 맞선 마지막 5세트.

서로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키며 15-14로 페더러가 앞선 로딕의 서브게임. 듀스에서 페더러의 드롭샷을 로딕이 길게 넘기면서 아웃돼 페더러가 드디어 첫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위기에 몰린 로딕은 강서브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려 했지만 폴트가 됐고 두 번째 서브가 들어갔지만 페더러의 강력한 리턴을 받아낸다는 것이 공중으로 떠버려 눈앞에 뒀던 윔블던 우승 트로피도 함께 날려버렸다.

페더러는 이날 서브 에이스를 50개나 터뜨리며 '광속 서버' 로딕의 27개를 앞섰지만 마지막 로딕의 서브 게임을 따내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로딕의 서브 게임을 깨지 못해 4시간이 넘는 혈투를 벌여야 했다.

이번 우승으로 랭킹에서도 세계 1위 자리에 다시 오르게 된 페더러는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대회에서 기록을 세우게 돼 기쁘다.

맨 처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대회에서 15번째 우승도 기록했다"고 말했다.

페더러는 경기장을 찾은 샘프라스에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여기까지 와줘 고맙다.

위대한 전설 앞에서 경기를 해 영광이었다"면서 "아직 윔블던에서는 샘프라스가 나보다 한 번 더 우승을 했다"면서 예의를 갖췄다.

로딕은 "미안하다.나는 기록을 내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샘프라스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2004년과 2005년 이 대회 결승에서 모두 페더러의 벽에 막혔던 로딕은 '2전3기' 도전도 무위에 그쳤다.

또 상대 전적에서 페더러에게 2승18패로 철저히 밀리다 가장 결정적일 때 한 방을 날릴 수 있었지만 끝내 다시 무릎을 꿇어야 했다.

특히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6-2까지 앞서다 내리 6실점하며 세트를 내준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5세트 게임스코어 8-8인 상황에서도 로딕은 15-40으로 앞서며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이를 살리지 못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11개월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ATP가 7일 발표한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1만1220점을 획득, 라파엘 나달(1만735점ㆍ스페인)을 제치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해 8월 페더러는 237주간 지켜왔던 1위 자리를 나달에 내줬지만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강속구'보다 '제구력'에 넘어간 윔블던 트로피

김동석 기자 ds-kim@chosun.com

남(男)단식 결승 서브 따져보니 결국 구석찌른 페더러 차지

로딕은 세계 최고 속도의 서브를 갖고 있지만 이번 윔블던 결승전 에이스(상대가 라켓을 대지 못하고 득점으로 연결되는 서비스) 숫자는 페더러가 오히려 많았다. 이것이 로딕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위기의 순간에 페더러는 시원한 에이스로 탈출했지만, 로딕은 페더러만큼 통쾌한 서브를 보여주지 못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결승전의 서브 최고 속도는 로딕이 시속 230㎞로 페더러(217㎞)를 앞섰으며, 제1 서브 평균속도도 로딕이 204㎞로 페더러(190㎞)를 앞질렀다. 제1 서브 성공률도 마찬가지였다. 로딕이 70%(239개 중 168번 성공)를 기록한 반면 페더러는 64%(197개 중 127번)로 낮은 편이었다. 서브의 평균속도와 성공률에서 로딕이 모두 앞선 것이다. 그러나 서브 에이스에서는 페더러의 50개에 비해 로딕은 27개에 머물렀다.

▲ 결승전 직후 윔블던 홈페이지에 공개된 페더러와 로딕의 제5세트 제1서브 방향 분포도. 페더러(위쪽)의 서브는 코트 구석에 집중된 반면 로딕은 넓게 퍼져 있다. 노란색은 성공한 제1서브, 빨간색은 에이스를 표시한다.

윔블던 잔디 밑에 깔린 볼 전자감응 시스템 '호크 아이(Hawk-Eye)'의 서브 분석이 이에 대한 대답을 제시한다. 승부처인 제5세트의 서비스 양상을 보면 페더러의 경우 서브 박스 왼쪽과 오른쪽 구석에 '탄착군'이 형성된 모습이 뚜렷하다. 이는 페더러가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코트의 가장 깊은 구석을 노려 과감하게 에이스를 터뜨리는 공격적 서브를 했다는 의미다. 페더러의 서브는 속도가 뒤지는 대신 방향이 정교하고 날카롭게 휘기 때문에 일단 들어오면 로딕이 좀처럼 막지 못했다. 실제 로딕은 페더러의 서브 때 좌우 중에서 한쪽만 예측해서 방어하는 전략을 펴기도 했다.

반면 로딕의 서비스는 서브 박스 전면에 넓게 퍼진 양상으로 나타나 있다. 그만큼 안전한 위치에 공이 떨어지도록 했다는 뜻이다. 로딕은 제1 서브로 기선을 잡고 제3구 공격에서 포인트를 벌어들이려 했다. 대신 서브가 양 측면을 파고들지 못했기 때문에 그만큼 에이스 숫자는 적었다.

5세트에서 성공한 제1 서브의 개수는 로딕이 66개로 페더러(50개)를 능가했지만, 에이스는 로딕의 8개에 비해 페더러는 22개나 됐다. 페더러의 에이스 위주 경기가 제3구 공격을 노린 로딕의 전략을 무너뜨렸다는 결론이다.

세레나, 단ㆍ복식 2관왕

미국의 비너스 ·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가 5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복식 결승에서 사만다 스토서-르네 스텁스(이상 호주)조를 2-0으로 꺾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앞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동생 세레나가 언니 비너스를 2-0으로 제압하고 2002년과 2003년에 이어 세 번째 윔블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