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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님의 소개로 알게된 난에서 살고있는 사람을 만나서 인터넷 유심과 오토바이 이틀동안 랜트하는데까지 일사천리로 끝내고서는 아직 해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기에 집주인에게 남은 시간에 가볼만한곳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가르쳐준 곳을 네비에 입력후 오늘 처음으로 라이딩을 시작했다.. 도착하니 입이 쩍 벌어졌다.. 계단이 도대체 몇개냐.. 영화 쿵푸펜더가 떠올랐다.. 산꼭대기에 있는 소림사를 올려다 보는 쿵푸펜더의 놀라운 표정을 내가 딱 그러했다.. 더웠지만 이왕 이렇게 왔으니 올라가 보기로 했다.. 아 참고로 여기 말고 조금 더 가면 바로 정상에 오른다.. 포장 잘 되어있다.. 혹시 가실분 참고하시길..
정상에서는 난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주변에 높은 건물 하나 없고 평평한 지대에 위치한 아주 조용한 마을로 보였다.. 사실 저녁즈음에 시내를 한바퀴 돌았는데 그 흔한 술집 하나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내 눈에만 안보였던걸까.. 마사지샵은 물론이고 외국인조차 찾아볼수 없었다.. 아니 그래도 호프집 한곳은 있을줄 알았다.. 그래서일까 비록 내가 이상하게 생기긴 했으나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마치 하능혹이나 라오스의 외진곳에 사는 원주민이 이방인을 보는 듯한 그런 눈길을 보내고는 했었다.. 저녁 8시쯤에는 야시장에만 불이 켜져있고 왠만한 가게는 불이 꺼져있었다.. 아직 여기는 관광객이 없다는걸 실감했었다..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다가 남은 시간으로 볼때 구경갈수 있는 곳을 찾아보니 3시방향으로 잘 정돈된 마을이 보여서 오토바이를 타고 거기로 갔다.. 마을 입구에는 녹색 표지판이 3개 있었는데 그중에서 이곳은 "pimma house" 라고 적혀있었다.. 한바퀴 둘러보면서 느낀점은 왠만큼 돈이 있지 않으면 살수 없겠다는것과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무척 시끄럽게 들릴정도로 마을이 정말 조용했다는것..
저녁은 야시장에서 40밧 주고 산 수박 반쪽으로 해결.. 길가에 퍼질러 앉아 먹는게 이젠 익숙하다.. 맛도 있고.. 저 작은 숟가락이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밥먹을때나 맥주병 딸때나 지금처럼 수박 먹을때, 무게도 안나가니 하나쯤 작은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사용하면 아주 좋을듯 하다..
숙소에 도착하니 2층의 넓은 공간이 완전 내것이다.. 먹을것도 있고 조용하고 시원한 바람도 불고 완전 좋았다.. 주전부리로 바나나와 냉장고에서 꺼낸 당근주스 한잔을 들고 테이블에 앉았다.. 난의 지도를 펼쳐보고는 탐닉했다.. 내일 어디를 가볼까.. 음.. 지명을 보고 느낌이 왔다.. 구글지도와 맵스지도 및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았다.. 맵스에는 표시가 되지 않은 그곳은 "khun sathan national park"..
오토바이 랜트가게 주인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반경 100킬로 내에서만 운전해라는.. 다행히 100킬로는 넘지 않은 93킬로가 찍혔다.. 나중에야 알았다.. 난의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빼어난 국립공원과 유원지가 많다는 것을..
오늘 가야할 곳을 구글맵으로 측정해봤다.. 자동차로 1시간 40분.. 오토바이로는 얼마나 걸릴까..
아침시장에 가서 볶음밥과 고구마 삶은것을 오토바이에 싣고서는 라이딩하기 시작했다.. 이곳 난에는 낮에는 더웠지만 아침저녁으로는 바람이 참 많이 불었다.. 게다가 산에 가는길이라 바람막이 잠바는 하나 입고 가는게 감기에도 안걸릴것 같았다.. 시종일관 더운탓에 집에서 가져온 긴팔을 입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하나 꺼내입었다..
태국의 도로 대부분이 그렇지만 길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달리고 있는 이 도로는 드라이브 하기에는 최적의 코스였다.. 굴곡을 느낄수없는 평지의 직선도로인데다 오가는 차량도 드문 한적한 시골길 같은 곳을 내가 굉음을 내며 달리는 느낌이란..
주변의 풍경은 마치 한국의 봄기운이 느껴졌다.. 연초록빛 나뭇잎이 많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바람탓에 뜨거운 열기를 머금어야할 아스팔트는 없었다.. 가끔씩 보이는 예쁘게 지어진 건물만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을뿐 온통 내 마음은 라이딩 그 자체에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쾌락에 빠져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게 한건 바로 오토바이의 연료였다.. 도심에서 가득 채우고 왔지만 100여킬로를 달려야 하는 산길인데다 이미 한참 외곽을 벗어난 상태라 연료가 없으면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라이딩 자체의 쾌감은 잠시 접어두고 온통 주유소만을 찾는데 집중했다.. 한참을 더 달렸을까 지나치는 건물에서 보이는 낯익은 기계, 주유소인걸 직감했다.. 요금을 보니 일반 주유소보다 7밧정도 더 비쌌다.. 구세주를 만난듯 기름을 가득 채우고는 다시 라이딩의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완만한 경사라서 기어를 3단 이하로 내렸던 구간은 없었다.. 한참 달리고 있는데 혼자서 걸어가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어디가냐고.. 뒤에 태워주겠다고 하니 두손을 모은다..
얼마나 달려야 이 사람이 원하는 곳에 도착할까.. 어떤 목적으로 어디에 가는지 알수없지만 중요한건 하루 종일 걸어야 목적지에 다다른다는것.. 그것도 오르막길을.. 도착해서는 오토바이에 실려있던 고구마를 가져가라고 했지만 한사코 사양하고 또 두손을 모아서 인사를 연신 해댄다..
1600m 고지대의 능선을 따라 라이딩을 내가 해본적이 있었던가.. 지리산 노고단은 쪽은 걸어서, 한라산은 라이딩은 해봤지만 능선이 아니었기에 이번처럼 능선을 따라 한시간 이상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수 있을까..
태국 어디가 좋아라고 누가 물어본다면 환락가로 유명한 방콕도 이야기 하겠지만 나로서는 이곳 난의 khun sathan 국립공원 가는길을 주저없이 말할것 같다.. 언제 다시 올지는 기약없지만 꼭 오토바이를 타고 지금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라이딩을 즐길 날이 오기를..
낮 최고기온 26도 최저기온 16도 현재기온 19도를 말하는것같다.. 시원한 봄바람부는 그런 날씨.. 너무 좋다..
한시간 가까이를 콘까올리가 가서 분위기를 흥겹게 만들어놓았다.. 외국인지라 기가 눌려 한동안 지내왔는데 그나마 즐겨찾던 산에 와서인지 약간의 기세등등 해졌다고나 할까.. 산에 오르면 어느정도 편견은 없어지는것 같다.. 처음엔 관광객이 혼자서 여기 왠일이야 라는 눈빛이었는데 금새 친해져버렸다.. 커피 한잔씩 돌리는 순간이 최고조로 달아올랐고.. 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기분이 좋았으리라.. 내가 타이훕이라고 말하자 남자들은 다 빠지고 이렇게 국립공원 여직원들만이 나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
난에서의 3일째 아침이다.. 오늘 계획을 생각해보니 어딜 한곳에 간다면 그냥 하루를 잡아야했다.. 목적지가 보통 시내에서 수십킬로씩 떨어져있는 곳이 대부분이었기에.. 방콕에서 여기까지 10시간 가까이를 반쯤 앉아서 왔고 어제는 하루종일 오토바이를 탄 상태라 엉덩이뼈쪽에서 신호가 사그러지지 않는다.. 오늘까지 장거리를 간다면 몸에 무리가 있을듯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리라 결심했다.. 대충 떠나는 시간을 오토바이 반납시간인 11시를 넘은 12시 전후로 잡았다.. 태국 친구분이 아침 일찍 연락이 왔다.. 아침시장에서 커피와 밥을 먹고는 현재위치에서 18km 떨어진 아트갤러리에 가자고 말했다..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는 다시 라이딩하는데 이 길 또한 환상적이었다.. 난 시내를 벗어나면 어디든 멋진 드라이브를 할수 있는 길이 있는 난..
입장료는 20밧인데 그냥 여기까지 달려오는데 도로 통행비라고 생각해도 아깝지 않다..
내부에는 그림전시회를 비롯한 조형물이 있었다.. 건물 외곽으로는 난강이 흐르고 큰 나무로 둘러싸여 햇빛이 완벽하게 차단될 만큼 그늘이 만들어져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벤치에 앉아있으니 세상 근심걱정 뭐가 있을까.. 잠시동안이었지만 난 그러고 있었다.. 현관에는 방명록이 있어서 몇글자 적어놓고 왔다..
난에 아트갤러리 왔다감.. 아마 라사모 회원중 최초일걸.. 달타냥..
가는 곳곳 흔적을 남기는.. 풉
갤러리 내부 모습이다.. 태국에 와서 몸도 살찌우고 감성도 살찌우고 있다..
아침햇살님의 친구분이 신호등에 대기중일때 휴대폰으로 내 모습을 찍어주셨다.. 오토바이가 작아보인다..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난후에는 모든걸 새로해야했다.. 추가로 난에 머물건지, 그러면 숙소도 잡아야 했고 오토바이도 하루 더 빌려야 했고 그리고 환전도 해야했기에 과감히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터미널 대합실에서 치앙마이로 정하고 친구분에게 대신 표를 끊어달라고 줄을 서고 있는 도중에 오늘하루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그래도 라사모 회원분들중에 꾸준하게 연락하고 지내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잠깐만 표끊는거 기다려주세요"라고 친구분에게 말하고는 치앙마이로 가는걸 급선회했다.. 다시 라오스로 가기로..
13일 기간동안 태국의 방콕과 난 일대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운송수단과 문화를 경험하고 이제 다시 라오스로 돌아간다.. 아직 못가본 치앙마이와 치앙라이는 전략상 남겨두었다.. 비자런 할때 가볼려고.. 파파야랑 푸켓은 최후의 보류다.. 신혼여행때 가야하는곳이기에.. 아무튼 400달러 환전해서 지폐없이 잔돈만 몇개 주머니에 들어있다.. 거지됐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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