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금 억류중인 샘물교회의 신자들이 무사히 우리 곁으로 오기를 바란다.
지구 최악의 재앙이라고 불리우던 동남아의 쓰나미가 있을 무렵, 나는 스리랑카에 있었다.물론 선교사의 이름으로......
세계 각지에서 몰려 온 구호품과 인명 구호원들,정말 그들의 뜨거운 인류애를 내가 몸소 보았다.물론 그 중에는 한국에서 온 사람들과 물품들도 많았다.얼핏 기억난 단체만 해도 국립의료원과 서울대 병원, 고대 구로 병원, 부산의 좋은 이웃 선교회 등 정부 기구는 물론 비정부 기구도 많았다.
그 일이 있은 지 6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서울에 있는 모 교회에서 파송한 단기 선교팀 53명이 스리랑카에 도착했다.그들은 스리랑카 최대 피해지인 한반토타와 골을 중심으로 이재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왔다는 것이다. 부채춤과 농악 그리고 창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온 것.
그들은 일 주일 동안 두 곳을 다니면서 아주 열정적으로 부채춤을 보이고, 농악과 우리의 창을 보이며 아픔에 빠져 있는 그들을 위로 하였다.
그들이 머물고 간 기간은 일 주일......53명이 대형 버스 두대로 나눠 옮겨 다니며 나름대로 고생도 하였지만 솔직히 나는 그리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았다.53명이 스리랑카에 일 주일동안 머물면서 사용한 경비를 계산해 보니 적어도 8천 만원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왕복 항공료와 호텔 체류비등 제반 경비를 계산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집 한 채 짓는데 필요한 돈은 대략 우리 돈 3백만원, 그들이 사용하고 간 8천만원이라면 몇 채의 집을 지을 수 있을지 가히 짐작이 된다. 더욱이 그들은 당시 의식주가 당장 시급했던 사람들이었다. 조그만 학교 교실에서 수십명이 한 곳에 모여 생활해야만 했고 화장실이 없어 사방 아무곳에서나 일을 보는 상황이었다.
이런 사람들에게 부채춤 공연이 그리도 시급했을까?낯설고 먼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마음위 여유라도 있었을까? 굶주린 배를 움켜 쥐고 정말 웃을 수 있었을까?
지금도 한국과 미국, 캐나다의 잘 사는 교회들은 소위 말하는 단기 선교라는 명목으로 혹은 봉사라는 이름으로 우리보다 못한 나라들을 방문한다. 주로 아프가니스탄과 인도 네팔 방글라데쉬와 아프리카에 수 없이 많은 교인들이 선교와 봉사라는 이름으로 방문을 하고 있다.
길게는 한 달 짧게는 일 주일 정도의 일정이다.수 십명씩 몰려다닌다. 현지에서 하는 일이란 가져간 선물을 나눠 주고 복음송을 가르치며 빨래와 세수를 시켜 주는 일과 기독교를 홍보및 전도하는 일이다. 물론 그런 것들이 하찮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아주 작은 겨자씨 한알이 세상을 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원하고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수 천만원씩 들여가며 단기 선교다 단기 봉사활동이다 하는 명분들이 과연 정당화 될 수 있을지 그게 의문이다.
이번 샘물교회의 사건도 위에서 말한 나의 이야기와 그리 빗나간 것은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단기 선교 내지 단기 봉사는 어쩌면 아프가니스탄 주민과 복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만족을 누리기 위함일지도 모른다.소위 가진자들이 자기에게 있는 약간의 것을 나눠주며 스스로 도취에 빠지는 일과 비슷하다. 나의 말이 너무 잔인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들의 수고를 폄하하는 말이 되는 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오랬동안 해외선교 현장에 있는 나로서는 그렇게 보인다.
정말로 아프가니스탄의 복음과 봉사를 위한다면 좀더 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 현지에 파송되어 있는 장기 선교사도 많다.ngo단체도 많다.그리고 정부 기구도 있다. 이런 단체들을 후원 한다면 보다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봉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반드시 자기 교회의 선교사나 소속 교단의 선교사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더 나아가 종교를 불문하고 베풀 수 있다. 그것이 봉사와 사랑의 정신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꼭 반드시 내가 가야만 하고, 우리의 이름이 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파하는 그들을 배경으로 웃으며 사진을 찍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널려 놓는다. 이런 미숙한 봉사 정신과 선교 마인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스리랑카에 쓰나미가 난 다음 날, 미국에서 온 의사를 만났다. 그들은 부부로서 몇몇 친구들과 함께 오기로 했엇다고 한다. 그러나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와 며칠동안 북새통을 이루다가 가는 것 보다는 조를 나누어서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의료 진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는 순서를 정해 자기들이 먼저 왔다는 거다.
주는 사람의 성의도 고맙지만 이왕이면 효과적인 전달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봉사라고 말을 하면서도 내 이름과 내 교회의 이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풍조는 한국 교회가 아직도 미숙하다는 증거다. 내 돈 갖고가서 내가 마음대로 하는 데 무슨 말이야고 반문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다.
이번 사건도 샘물교회의 교인들의 자기 개인돈을 들여서 혹은 선교비를 지원 받아 갔을 것이다. 그러기에 말하기도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꼭 이 말은 하고 싶다.
한국에서 아프가니스탄까지 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 가족 한달 생계비가 우리돈 몇 만원에 불과한 것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하루 돈 천원의 식사도 못하고 굶어 죽거나 영양실조로 쓰러지는 그들을 위해 정말 무엇이 그들을 봉사이며 사랑인지를......
다시 말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 억류되어 있는 그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아니 사건의 진위와 과정이 어떻든 그 사람들이 어떤 상처도 입지 않고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저마다 개인주의에 깊이 빠져 이웃의 고통을 돌아 보려 하지 않는 세상에서 그래도 이웃 사랑을 실천하려 하는 그들의 의지에 존경을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교회의 해외 봉사와 소위 말하는 해외 단기 선교에 대해 보다 깊은 성찰과 마인드를 갖기를 바란다. 굳이 나와 내 교회를 떠나서 진정 하나님 나라를 위함이라면 누가 되었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심지어 타종교와도 손을 잡고 인류애를 나눠 줄 고백까지도 있어야 한다.
같은 돈, 같은 수고를 하면서도 이왕이면 효과적이고 결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 어찌 경제의 논리만이겠는가?
(종교의 이야기는 언제나 신중해야 하기에 가급적 객관적인 언급만 하려 했지만 전혀 개인적인 사고가 없다고는 말 할 수 없으니 이해하며 읽어 주기를 바란다)
첫댓글 한돌님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하네요. 고맙습니다. 그들이 무사히 돌아오기 바랍니다
동감입니다
에혀.. 무사히 돌아오긴 해야겠지만, 며칠간의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이 심란한 마음의 사회적 비용은 어찌해야할지 몰겄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비행기표를 강제로 취소 시켜도, 전세기를 내어서 델꼬 오려고 해봐도,부득부득 가야만 했을까요? 종교 탄압한다고 고소한다고하며 제3국 경유해서 기어이 아프칸으로 가서는 무슬림 성전에서 기독교 찬송가를 불러야했는지..미성년자들도 아닌데 어찌그리 다른 종교에대한 배려가 없었는지..잃어버린 자식 애타게 찾아서 막상 찾으면 때려주고싶은 마음이 제 심정입니다. 신앙심 이전에 德을 가르쳤으면 좋을걸 그랬습니다. 23명의 공포에 떠는 모습에 메어지네요.
저도 동감입니다
동감입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였음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무사히 돌아와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