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중앙에 국방색에 포로 수용용 대형 막사 2개가 쳐저있고 그속을 관객 쪽에서 훤히 들여다 보인다. 막사 안에는 중앙을 통로로 3층식 침대로 되어 있다. 무대 조명 어느 한 곳으로 판하면 소년 포로 동석(16세 가량) 이 침상에 기대여 있다.)
[동석] (목소리) 저의 이름은 동석이에요 우리집엔 부모님과 누나 그리고 저하고 네식구이지요 누나는 서울에 사는 할머니하고 같이 살면서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우리 식구들 하고 떨어져 살아야 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누나하고 헤어졌으니까 사실 지금은 누나 얼굴도 제대로 모릅니다. 어쨌든 우리 식구는 아버지가 남의 머리를 깍아주는 이발사지만 그런대로 별 걱정없이 살아 왔어요 그런데 어느날 당정치 보위부 사람이 나와서 무슨 기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끌고가 버렸습니다. 그 후로 저는 우리 식구의 생활 수단으로 아버지가 두고간 이발기계를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전쟁이 나면서 피난 내려 오다가 도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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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공습 비행기에서 쏘아대는 총탄에 맞아 돌아가시고 말았읍니다. 저는 한없이 울면서 남쪽을 향해 발바닥이 진물르고 터져서 피가 나도 계속 걸었습니다. 오로지 이발기계만은 가지고 말입니다. 그것만이 어디 가서라두 살수 있는 밑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얼마쯤 걸었을까 이상하게도 앞에 가던 피난민 대열이 중도에서 멎었읍니다. 제가 불안감 속에 그곳에 갔을 때야 비로서 그것은 국군이 피난민 속에 끼어 든 적 패잔병이라든가 불순 분자들을 가려 내기 위한 검문 때문이란 것을 알았읍니다. 얼마후 앞에 피난민의 검문이 끝나고 제차례였읍니다. 검문 헌병은 제옷 속을 다 뒤졌고 옷속에서 이발기계가 나오자 저는 그만 인민군 머리를 깍는 군대 이발사로 혐의를 받고 이곳 거제도까지 오게 되었읍니다.
[조사관] (소리) 거짓말 말어! 넌 인민군들에 머리를 깍았지? 응? 그지?
[동석] (목소리) 아니예요? 정말이예요 아저씨? 제말을 좀 믿어 주세요!
[조사관] (소리) 듣기 싫어! 우리 국군은 머리가 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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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인민군들은 머리를 빡빡깍는 빡빡머리구 그러니깐 네가 그놈들에 머리를 깍아 주었잖아
[동석] (애원조) 아이 정말 왜 그러세요 그게 아니라니까요
[조사관] 잔말 말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어쨌든 넌 이곳에 있는 이상 전쟁 포로야--- (문을 꽝 닫고 나간다)
[동석]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저씨 아저씨 (잠시후 동석은 꿈에서 깨어 난듯 사방을 두리번 거린다. 이 때 맞은편 침상에서 비웃듯 노려보고 있는 포로가 있다. 인민군 중위 출신 마동준이다.)
(멀리서 군가 소리와 고함소리 들려온다. 숙경이 의무 일지를 쓰고 있다. 정중위가 나타난다)
[정중위] (숙경에게) 무얼하고 계십니까?
[숙경] 아 네 의무일지를 쓰고 있어요
[정중위] 어째 오늘밤 분위기는 심상치 않은것 같아요 미쓰박
[숙경] 글쎄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땐 무섭고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웬지 그런 생각이 안들어요
[정중위] 그것도 습관 때문일까요?--- 허긴 장기간 동안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있다보면 오히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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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않은 것이 이상해지겠죠
[숙경] 어쨌든 걱정이예요. 저 사람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저 지경이니 말이예요
[정중위] (담배를 한 대 피어 물곤) 글쎄 말입니다. 저희들끼리 치고 박고 죽이고 이거야 말로 무법 천지에 생지옥이죠
[숙경] 그런데 웬일이죠?
[정중위] 뭐가요?
[숙경] 오늘은 한건의 사상자가 없으니 말이예요
[정중위] 내일 아침에 인원 점검을 하면 알겠죠. 허지만 포로 수용 인원이 너무 많다, 보니 일일히 파악하기가 힘들어요 하루 아침에 늘었다. 줄었다.
[숙경] 포로중엔 정말로 억울한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거기다 나이어린 소년 포로들까지[정중위] 그러니깐 분류 심사를 하겠다는 것인데 저들은 통 말을 듣질 않아요
[숙경] 허지만 만의 한사람이라도 억울한 사람이 희생되어서는 안돼요 특히 나이어린 소년 포로는 말이예요
[정중위] 미쓰박은 대단한 휴머니스트군요
[숙경] 제가요?
[정중위] 그렇게 생각 되는대요 특히 소년 포로들에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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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경] (가로막으며) 네 맞아요
[정중위] 아니 그럼 그럴만한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겁니까? 미스박한테
[숙경] 저도 이북에 부모님이 계시고 나이 어린 동생이 있어요 비록 어머니는 계모지만 그래서 전 서울에서 할머니와 하께 살면서 전쟁이 터지기 전까지 학교에 다녔어요
[정중위] 허 이거 오늘은 포로들 심사가 아니라 미쓰박에 심사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오늘 아침에도 소년 포로를 데려다 심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상이 불순한 놈일수록 위장을 잘해서 어디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통 믿을 수가 없어요 (이 때 김중령이 오른쪽에서 들어온다)
[김중령] 오 두사람이 데이트하는데 내가 주책없이 들어왔나 보군
[정중위] 아 아닙니다. 이제까지 미쓰박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본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김중령] 미쓰박의 신상?
[숙경] 네 아주 자상하고 친절하게 심사 하시든데요?
[정중위] 네 그리구 포로 아니 미쓰박도 고분고분하게 다 털어 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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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령] 그래 그거 잘됐군요 이 다음엔 정중위가 미쓰박한테 심사 받을건가?
[정중위] (머리를 긁적 거리며) 글쎄요--- 헌데 오늘밤은 어떻읍니까? 밤공기가
[김중령] (침통한) 심상치가 않아 66수용소에서 이상기가 부상을 당한 모양인데 치료 거부야 죽으면 죽었지 막사 밖으로 안 나간다는 거야
[정중위] 뭐라구요?
[김중위] 아 뭐 그렇게 놀랠 것 까진 없어요 놈들은 최후 발악을 하는 것이니까 정중위는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르겠지만 그 놈들은 그래도 걸핏하면 제네바 협정 위반이다 뭐다 하고 떠들어 대고 문제 삼는 놈들이니까--- 그건 그렇고 정중위는 미쓰박에 대한 분류 심사만을 위해서 온건 아닐테고
[정중위] 아 네 실은 포로중에 한덕만이라는 정치 보위부 출신 포로를 만나러 왔읍니다.
[김중령] 그런 일이라면 내일 아침에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정중위] 그럴까요? 허지만 내일 아침에 상부에 보고해야 될 문제라서---
[김중령] 정히 그렇다면 할수없지--- (옆에있는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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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기를 든다) 아--- 나 김중령이요 64막사에 한덕만일 불러 오시요 뭐요? 교회를 갔어요? 응 응 알았어요 오는대로 이리로 오라구 그래요 (수화기를 놓는다) 한덕만이가 교회를 갔다는군
[정중위] 예수를 믿는단 말입니까?
[김중령] 그렇다는군
[정중위] 허지만 선뜻 믿어지질 않는데요? 그런 친구가 교회를 나가다니
[김중령] 그럴수도 있겠지 마음을 돌렸다면 하여튼 교회 끝나는 대로 오라고 했으니까 만나 보도록 하지 (이 때 한덕만과 여옥이 들어온다)
[김중령]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 저기 오는구먼
[한덕만] 부르샜읍네까?
[정중령] 응 거기 좀 앉지 (정중위에게) 이 사람이 바로 한덕만이야
[정중위] 교회를 다니나?
[한덕만] 네 니곳엘 와서라무서리 내배당에 다니게 됐수다래
[정중위] 그것 참 신기하군
[한덕만] 신기 하지요 나같은 사람이 내배당에 나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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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했겠시요 거저 이 여옥 동무아니 여옥씨 때문이지요
[여옥] 맞습네다 제가 인도했디요 하나님께서는 아무런 죄를 지었어두 다 용서 하시디요 그러니끼니 이 한덕만씨도 하나님게서 용서 하셨으니까니
[정중위] (가로 막으며) 아 알았어요 그 얘긴 나중에 또 하기로 하고 우선 몇가지 물어 볼말이 있어서 그런데 솔직히 대답해요
[한덕만] 그러갓시요 (이때 앰브란스의 싸이렌 소리와 차소리가 들린다)
[김중령] 또 터진 모양이군 어서 준비들을 합시다
[숙경] 그렇찮아두 62와 63사이에 심상치 않다는 정보가 있었어요 김중령과 숙경 여옥이 황급히 나간다
[정중위] 이름은?
[한덕만] 한덕만이외다
[정중위] 생년월일?
[한덕만] 1910년 10월19일이야요
[정중위] 마흔---
[한덕만] 셋이야요
[정중위] 출생지
[한덕만] 황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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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위] 출신학교는?
[한덕만] 피양에서 보통학교를 다니댓시오
[정중위] 졸업했단 말이요?
[한덕만] 도중에서 고만 隵시오
[정중위] 왜?
[한덕만] 그럴 사정이 있었시요
[정중위] 왜?
[한덕만] 기런것 까지 다 말해야 闳니까?
[정중위] 아 아니요 궂이 말하지 않겠다면 안해도 좋아요(사이) 이곳에 오기전 근무지는?
[한덕만] 정치 보위부에 근무햇디오
[정중위] 직책은?
[한덕만] 그냥
[정중위] 부원이요?
[한덕만] 네 맞아요 내래---
[정중위] 보위부 간부들 이름을 기억나는 대로 말해 보시오
[한덕만] 기걸 내래 무슨 수로 다 압네까?
[정중위] 아는대로 말해 봐요!
[한덕만] 정중위님 제발 부탁입네다 먼잿번에도 얘길 했지만 지난 과거를 다 잊을라구 기룹니다. 사실 저는 잘알고 있지도 않구요
[정중위] 물론 그러구 싶겠지만 모든걸 밝혀 주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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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만] 뭘 말이야요 난 정말 모룹네다
[정중위] 그렇게 시치미 뗀다고 되는 일이 아니예요 어차피 당신은 조사과에 가서 조사를받아야 될일이지만 말이요 괸히 시간 낭비요 피차간에 피곤하지 않게하는 것이 현명 할거요[한덕만] (불쑥) 네 閽습네다 돗티요 내래 도망 정치부원으로써 수차 사람들 끌어다가 죽어 버리구했수다 기걸 말하라는 거야요?
[이수만] 동지들! 우리는 더 이상 빨갱이 놈들에게 희생당할순 없읍니다. 우리는 우리의 뜻이 관철 될 때까지 투쟁하는 것입니다. 우리 뒤에는 많은 우국 동지들이 있읍니다. 또 저 밖에는 우리자유 대한의 국군 경비대가 우리를 지켜주고 있읍니다. 우리는 이땅에서 빨갱이들이 생존하지 못하도록 싸워야 합니다. 절대 져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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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준] 우리도 이러고 앉아 당하지만 말고 보복을 합시다. 빨갱이 색끼들 한놈 한놈 없애 버리자구요
[오정태] 그래요 이제부턴 한사람이라도 희생자가 생겨선 안됩니다.
[이수만] 지금 이시각에도 빨갱이들 수용소에선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의 뜻에 반대하는 동지들이 매일 죽어 가고 있읍니다. 62와 76에서 만도 많은 우리 동지들에 시체가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방관하고 만다면 결국 우리들도 언제 죽게 될지 모르는거 아니겠어요
[오정태] 그렇다면 좀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겠읍니다.
[포로들] 그게 좋겠읍니다.
[이수만] 그럼 그렇게 합시다 (하면서 포로들은 가까히 오라고 손짓한다) 가까히 모이는 반공 포로들 목소리를 죽여 이야기 하는 이수만 관객이 볼 땐 "판토마임"이다)
[해설] 공산군 포로들에 악랄함과 잔인성은 이곳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렇게 반공 포로들만이 수용되어 있는 곳을 제외한 공산군 포로 수용소 안에서는 지금도 동족 살상의 흉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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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꾸며지고 있는 것이다. 공산군 포로 즉 좌익계열의 포로 수용소라고 하드라도 전원이 다 소위 빨갱이는 아니다 계중에는 우리의 반공포로도 섞여있다. 그것이 밝혀지면 가차없이 희생 당하고 만다 문류 심사를 통하여 포로중에 남쪽을 택했다면 다시 말해서 남한으로 가길 원한다면 그들이 말하는 소위 인민 재판에 회부하고 극형에 처한다 그러는 가운데 얼마나 많은반공 포로들이 그들의 손에 희생 되었던가? (해설이 끝나면 이수만의 판토마임도 끝난다)
[이수만] 동지들 잘 알겠죠? (포로들 고개를 끄덕이며 굳은 결의를 보인다)
[장] 8. 포로 수용소
멀리서 포로들의 군가 소리 들려온다.
[동석] 혼자 앉아 있다. 숙경 왼쪽에서 등장한다
[숙경] 혼자 무얼 생각하고 있지?
[동석] 아,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숙경] 부모님 생각하고 있어요?
[동석] ---
[숙경] 나두 요샌 부모님 생각이 자꾸나지 특히 서울에 계시는 할머니와 이북에 있는 아버지---
[동석] 저같은 동생도 있다고 했죠?
[숙경] 그래요 이복 동생이였지 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새 엄마를 얻으신 거지 지금쯤 어떻게 살고 계신지---
[동석] 간호원 누나
[숙경] 응?
[동석] 나는 언제까지 이런 곳에서 있어야 하나요?
[숙경] 응 곧 자유의 몸이 될꺼야 공산 포로들이 말썽을 부리고 방해하는 바람에 계획이 지연되고 있지
[동석] 우리 막사 안에서도 나보고 "너는 심사장에 가서 심사관이 물어 보거든 북쪽을 택하라고 했어요
[숙경] 그래서 동석인 어느쪽을 택하기로 했어요?
[동석] --- 사실은 지금 그걸 생각하고 있어요 그 사람들은 만약 내가 남쪽을 택한다면 죽여 버린다고 했어요
[숙경] 그건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동석] 아니요
[숙경] 그럼 됐어요 동석이가 옳다고 판단되는 것으로 결정해요 내가 이곳에 오게 된 것두바로 동석이와 같은 입장과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적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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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마 돕고 싶어서 온거예요 비록 간호원에 신분이지만 내 나름대로 결정했기 때문이예요[동석] 전 참좋은 누나를 만난것 같애요
[숙경] 그렇게 생각해 주니 고마워요 동석이의 사정을 상부에 보고 하도록 하겠어요
[동석] 그렇게 해주시겠어요 정말 전 무서워서 죽겠어요 그사람들은 잠도 자지 않구 매일 회의를 해요 누굴 누굴 죽이자는 거예요
[숙경] 그렇겠지 그런것들이 그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본능일테니까
[동석] 네에? 전 그런 얘기 잘 모르겠는데요
[숙경] 지금은 몰라도 괜찮아요 나중에 차차 알게 될테니까---
[동석] 그런데 왜 그럴까요?
[숙경] 뭘?
[동석] 그사람들은 사람 죽였던 얘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나 봐요
[숙경] 참 불쌍한 사람들이예요 자기들이 하고 있는 행동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있으니까---
[동석] 폭동이 일어 난다고 해요
[숙경] 폭동? 언제?
[동석] 그건 모르겠어요 아무튼 지시가 올때까지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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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고 했어요
[숙경] 그래요? 그럼 잘 됐어요 동석인 나이가 어리고 아직은 저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는 눈치니까 어디서 지시가 오는지 또 폭동이 일어날 것인지 알게되면 바로 연락해요 그렇잖아도 걱정이 되었는데 잘됐어요
[동석] 네--- (외쪽에서 여옥이가 등장한다)
[여옥] 거게서 두사람이 뭘 합네까? 무슨 네길하고 있었읍네까?
[숙경] 응 그저--- 고향 얘길 좀 했지--- 그런데 어쩐 일로?---
[여옥] 선생님이 찾읍니다. 미쓰박을---
[숙경] 나를? 왜?
[여옥] 기걸 내래 억케 알갔시오 날래가 보라우요
[숙경] (일어서며) 그럼 또 봐요 (퇴장한다) (여옥 동석에게 가까히 간다)
[여옥] 저 여자래 뫼라고 했어?
[동석] 아니 아무말도 안했어요 그저---
[여옥] 고향 네기를 했갔지---
[동석] 네, 고향 얘기---
[여옥] 고향 네기 돗치--- 고향에 가고프지? 고향이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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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석] (경계하듯) 황해도---
[여옥] 니북이구나 나도 니북이야 허긴 이 거제도에 온 포로들의 거의가 다 니북이갔지만 근데 억케 잡혜왔니?
[동석] 저---
[여옥] 괜찮다구 날래 말해 보라우 여게 온 사람들은 다 너처럼 전쟁하다 온 사람이니까니---
[동석] 그런게 아니구 저---
[여옥] 기래 내래 다 알구 있으니까니 말 안해두 돼 헌데 이런데 너 혼쟤 나 돌아 다니지 말라우--- 위험해 그리구 너한테 네긴데 아까 그 체녀하구 딘짜로 고향 네기밖에 안했갔지만 다른 말해선 안돼 말하자면 수용소 막사안에서 일어나는 일 말이야
[동석] ---
[여옥] 와 대답 안하니?
[동석] --- 네 ---
[여옥] 그럼 되서--- 가만히 보니 너래 참 령리하게 생겼구나야 (숙경 등장 한다)
[숙경] 여기서 뭘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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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옥] 아 고향 네길 하고 있었서요 (동석에게) 안그래
[동석] ---
[여옥] 기런데 뭣 땜에 왔시오?
[숙경] 선생님이 찾고 계셔 빨리가봐
[여옥] 선생님이래 미쓰 박 찾아 오라구 하구선 왜 날 찾아 (동석에게) 다음에 만나게 되면 또 고향 네길 하자구 오늘 고향 내길 참 재미 있었써 (퇴장한다)
[숙경] 저 여자가 뭐라구 그래요?
[동석] ---
[숙경] 괜찮아요 얘길해두--- 우린 친해 지기루 했잖아요
[동석] 네 저--- (망설린다)
[숙경] 괜찮데두요
[동석] (또 망설이다 용기를 낸 듯) 네 저 우리 수용소 내에서 일어나는 얘기는 절대로 하지 말라고 했어요
[숙경] 왜?
[동석] 제가 위험하다구요
[숙경] (새삼 느끼듯) 그런 소릴 했어요?
[동석] 네--- (숙경 무엇인가 느끼듯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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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을 모른채 물 끄럼히 숙경의 얼굴만 쳐다보는 동석이 --- F.0)
[장] 9. 수용소 정보과
(조대위와 정중위)
[조대위] 놈들의 조직 명단 작서다했다?
[정중위] (서류를 만지며) 네 거의 다 끝나 갑니다. 대충 어떤 놈들인지 윤곽은 타나났읍니다.
[정중위] 네 그러면서 자기가 수용소내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위장이라고 말입니다.
[조대위] 위장을 해 ? 아니 무엇 때문에?
[정중위] 한마디로 자기 보호를 하는 겁니다. 만약 수용소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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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자기 동료들한테 자기가 마음이 돌아섰다는 것을 눈치 채면 자기의 생명은 위험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일부러
[조대위] 잘도 둘러 대는군 진실과 위장 위장과 진실 대체 어느 쪽인지
[정중위] 그것은 시간 문젭니다. 곧 밝혀 지겠죠
[장] 10. 포로 수용소
(동석이를 비롯한 많은 포로들 마동준인 붕대를 감은채 있다) 이용철 요사히 우리 막사안에서 일어난 닐들이 제켄 애들이 다 안다고 하는데 억케 된 것인지 통모르갓어 우리들 중에 배반자가 있다는 것인지 통 모르갔어 배반자가 있다면 이리 나와 보라우 (포로을 눈만 멀뚱멀둥 뜬채 무슨 영문인지 몰라 서로의 얼굴만 쳐다본다) 마동준 기런 동무가 있으면 안되는 거이지 우리도 분류심사를 하자우야!(포로들 서로를 의심하듯 쳐다 본다)
[마동준] 내래 전처럼 이렇게 다치지만 않았어두 기따우것은 금방 밝혀 내갔는데--- 고거 그 쌍간나새끼 따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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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마동지! 디난 郁기는 와 꺼냅네까 그대신 그 동무래 없애 버리지 않았시오
[마동준] 생각만 해두 분통이 터재--- 기런데 누구래 우리의 기밀을 발설 했다는 거이가?이용철 기러니까니 내래 내길 하는거 아니갔소
[마동준] (벌떡 일어날듯) 누구래 말해 보라우 누구야! (하다가 통증을 느끼듯 얼굴을 찡그린다) 아얏 좌우디간 오늘 밤에 따져 보자우 (이용철이 포로 한사람 한사람 쳐다본다 무표정의
[포로들] --- 용철의 시선이 동석과 맞추워지자 동석이 고개를 돌린다)
[이용철] (동석앞에 서서) 꼬마야 네가 그랬니?
[동석] 아니에요 전 아무것도 몰라요
[이용철] (호탕하게 웃으며) 기래 기래 설마하니 네가 내길 안했갔지--- 그러믄 누구야--- 누구래 우리를 배반 했다는 거이야 (이때 밖에서 신호하는 소리가 들린다)
[마동준] 왔구만 연락이 왔어 날래 나가 보라우 (이용철 조심스럽게 나간다. 잠시후 다시 들어오는 이용철 다시한번 포로들의 얼굴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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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동무들! 우리의 위대한 혁명투사 한덕만 동무로부터 드디어 연락이 왔읍네다 이 거제도에 수용되어 있는 우리의 전체 동지들이 삽시간에 폭동을 거사날 말이외다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중에 배반자가 있다면 용서치 않갓시오
[장] 11. 반공포로 수용소
(취침중에 있는 반공 포로들--- 포로들 발목과 발목이 끝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때 포로중에 한사람이 돌아 누으려고 몸을 뒤척이면 모두들 따라 일어난다. 그러다가 맨앞줄에 포로가 오즘이 마려운듯 줄을 풀르고 포로들이 깰까봐 조심 조심 막사 밖으로 나갔다 들어온다.
그리고는 다시 침상에 눕니다. 잠시후 검은 복면을 한 그림자가 나타 나면서 방금 누운 포로의 입을 틀어 막고 끌려나가 버린다. 잠시후 비명 소리 막사 안에 포로들 일제히 침상에서 일어나서 서로를 쳐다본다)
[이수만] 누구요 누구의 비명 소리죠? 우리동지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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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들 각자 자기 옆을 확인한다. 이때 맨앞줄 두번째 포로가 소리친다)
[포로1] 이것봐요 끈이 풀러져 있어요
[오정태] 누구요 거기 있던 동지가?
[포로1] 이선우 동지 입니다.
[오정태] 이선우 동지가?
[김일준] 우리 이럴것이 아니라 밖에 나가 봅시다
[이수만] 그럽시다 놈들이 최후로 발악을 하는군(몇몇 포로들이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포로1도 따라 나서려고 하자 이수만이 말린다)
[이수만] 동지는 여기 남아 있는것이 좋겠소 나와 김동지 몇몇 동지만 나갔다 올테니 남은 동지는 우리 막사를 지키도록 해야겠소
[포로1] 우선 무기가 있어야 합니다 (식기를 꺼내 들고) 이런 따위 가지고는 어렵습니다.
[오정태] 허지만 이 수용소 안에서야 무기라고 한댔자 그건것 말고 또 무엇이 있겠소 (이때 밖에 나간 반공 포로들이 들어온다 모두들 힘없이 들어온다)
[오정태] 어떻게 되었읍니까?
[이수만] 없어요--- 놈들이 끌고 간 모양이에요
[포로1] 어떻하죠? (모두들 침묵)
[포로1] 다 나 때문이에요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괜찮았을텐데 그만 피곤한 바람에 신경을 놓았더니만 결국 이렇게 되었군요
[이수만] 그 누구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전체의 잘못이예요
[포로1] 그동지 자유의 몸이 되면 다시 군대에 입대해서 백두산에다 제일 먼저 꼿겠다고 하더니만
[이수만] 결국 그 누구의 손에 의해서라도 백두산 꼭대기에 태극기는 휘날릴 것입니다.
[김일준] 우리 희생 당한 그동지의 명복을 빕시다. 그리고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느님께 기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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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숙연한채 고개를 숙인다 찬송가소리 (코러스로) --- )
[장] 12. 수용소 군의관실
(숙경과 여옥이 일을하고 있다. 이때 정중위가 등장한다)
[정중위] 또 왔읍니다.
[숙경] 어서 오세요 오늘은 또 웬일이시죠?
[정중위] 미쓰박은 제가 자꾸 여기 오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생기는 모양이죠?
[숙경] 아니요 허지만 느낌이 좋지 않는것은 사실일거예요
[정중위] 그렇겠죠 반가운 일로 다니는 것이 아니니까
[여옥] (퉁명스럽게) 사람 잡으러 왔습네까?
[정중위] 왜요? 설마 여옥씨를 잡으로 왔을까봐 겁이나요?
[여옥] (약간 놀라는) 네에?
[정중위] 저것좀 봐요 미쓰최는 확실히 심장이 약한 모양이군 농담 삼아한 얘기에도 놀라니[여옥] (내심 안심하다 시치미를 떼는) 아 아니야요 내래 언제 놀랐읍네까 정중위님은 정말 농담도 잘하십네다.
[페이지] 039
[숙경] 그런데 어쩐 일이세요? 설마하니 또 저를 심사 하실려고 오신건 아닐테고 말이예요[정중위] 그건 분명코 아닙니다만 미쓰 박하구 할 얘기가 좀 있어서요
[숙경] 저한테요?
[정중위] 네 (여옥에게) 미쓰 최 자리 좀 비워 주겠어요?
[여옥] 네가요?
[정중위] 응 미쓰 박하구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데
[여옥] 어드런 郁기인줄 모르갓지만 내가 있으문 안됩네까?--- 못 씁네다 자리 피해 달라믄 피해 드리갓시오(여옥 비쭉 거리고 나간다)
[숙경] 무슨 얘긴지 해보세요
[정중위] 그 박동석이 말이예요 믿을수 있을까요? 어쩐지 석연치가 않는데요
[숙경] 왜요 무슨 그럴만한 이유라도 있나요
[정중위] 데려다 일차 심문 해 봤는데 자기는 북쪽으로 가겠데요
[숙경] (놀라는) 뭐라구요? 설마---
[정중위] 그러니까 그 소년이 제공한 정보는 허위일거란 말이예요
[숙경] 그럴 리가 없어요 절대로 그 소년은 북쪽으로 가겠다구 북쪽을 택할 이유가 없어요[페이지] 040
[정중위] 확인 했대두요
[숙경] 그건 진실이 아니에요. 그 사람들의 협박 때문에서일 거예요 본의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요 제말을 믿어 주세요
[정중위] 그건 저도 그 소년을 믿고 돕고 싶읍니다 허지만 그 소년을 데려다 심문하고 후부터는 숙경씨나 제 판단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숙경] 정말로 그소년이 자의로 그말을 했다고 해도 절대로 그 소년을 북쪽으로 가게 할수는 없어요 그건 한 어린 생명을 죽음의 골짜기로 몰아 넣는거나 다름이 없어요
[정중위] 그렇게 스스로 선택해었요 분명히
[숙경]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강요 때문일 거에요 어쨌든 그 소년을 만나보고 싶군요 그래서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정중위님께 보여 드리겠어요
[정중위] 좋읍니다 가급적 저도 숙경씨의 판단을 믿고 싶읍니다. 다시 한번 그 소년을 정보과로 불러물어 보죠 그때 숙경씨에게도 연락 하겠어요 그럼 가보겠읍니다(정중위 퇴장한다. 숙경이 말없이 창가로 간다. 이때 김중령이
[페이지] 041
등장한다)
[김중령] 미쓰박 준비 다 됐어? (하다가 분위기를 느끼고) 아니 미쓰박 무슨 일있었어?
[숙경] ---
[김중령] 오다가 정중위를 만났는데 여기에 들렀다더군
[숙경] 네 오셨다 방금 갔어요
[김중령] 뭐라구 하던가?
[숙경] 포로 얘길 했어요
[김중령] 포로 얘길? 응 그거라면 그 소년 포로 얘길 했겠구먼
[숙경] 네 북쪽으로 가겠다구 말했데요
[김중령] 북쪽으로 가겠다구? 응 그랬었구먼 그래서 미쓰박이 실망 했겠군
[숙경] 아니요 아직은 실망 안했어요 그 소년을 만나 보고 전엔 실망하긴 이르잖아요 또 그게 사실이라고 하드래두 그대로 방관할수만은 없구요
[김중령] 음
[숙경] 설득 시켜야해요 절대로 북쪽으로 가게 내버려 둬선 안돼요
[김중령] 그런데 왜 그소년이 북쪽을 택했을까?
[숙경] 그것은 스스로의 결정이 아니라 강요 했을 거예요 협박 당했을 거예요 먼저번에 그 소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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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을 때에도 그랬어요 저 사람들이 협박 한다고 말이예요 그래서 무섭다고 했어요
[김중령] 음 지독한 놈들이야---
[장] 12. 수용소 정보과
(조대위가 혼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조대위] (수화기를 듣고) 네 정보과 조대윕니다. 네에? 뭐라구요? 사령관님이 놈들한테 납치 되셨다구요 아니 어쩌다--- 네네 그러니까 그놈들이 면담 요청을 하는척 하면서 사령관님을 유인했군요 네 알겠읍니다(수화기를 놓는다) 음--- (경보 싸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이때 정중위가 한덕만일 데리고 들어온다)
[정중위] 이리 앉아
[조대위] 큰일 났어 결국 저놈들이 일을 저질렀구먼
[정중위] 방금 들어오다 얘길 들었읍니다. 저놈들 속셈이야 뻔하지 않겠읍니까 하루 속히 사태 수습을 해야 할텐데 한덕만 기거야 간단하지 않갔읍네까 요구 조건만 들어주면 말이외다[정중위] 뭐야? 요구 조건만 들어 주면 간단 하다구? 이제 봤더니 당신 정신 좀 차렸는 줄 알았어니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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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군
[한덕만] ---
[조대위] 한덕만이!
[한덕만] 네
[조대위] 당신 끝까지 우리한테 그런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도 생각이 있어--- 당신 일거 일동 우리가 모르고 있는줄 알고 있는 모양인데 그건 큰 잘못이야 생각은 딴데 있으면서 교회를 나간다구? (책상을 치며) 당신은 지금 하나님까지 속이고 있어!
[한덕만]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네까? 전 지금
[조대위] 빨갱이 공작 운동한단 말이지?
[한덕만] 기렇게 색안경을 쓰고 보십네까? 어드렇게 해서 내래 공작운동을 하는 거이 알앗시오?
[조대위] 그렇게 시치미 뗀다고 우리가 속을것 같애? 하나님을 속일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못 속여!
[한덕만] 아무렇게나 생각 하시라우요
[조대위] 그럴까? 아무렇게 생각해도 괜찾겠어? 그리구 후회하지 않겠어?
[한덕만] ---
[정중위] 그러지 말고 다 털어 놔요 당신 지금까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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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당신 인격을 생각해서 신사적으로 대해주고 있는거 알지?
[한덕만] 기건 압네다
[정중위] 그렇다면 얘길 해야지 얘길---
[한덕만] 무슨 얘길 말이야요? 니북에서 있었던 郁기 말이야요? 기건 내기라면 먼잿번에 다하지 않앗시오 숫테 사람들 끌어다 죽였다구--- 그말을 묻는거야요? (이때 공산포로 수용소에서 데모하는 소리가 들린다)
[조대위] 당신 저 소리 들리지?
[한덕만] 나 귀 안 먹었시요
[조대위] 그럼 누구 누구야 주동 인물이?
[한덕만] 기럴 내래 억케 압네까? 난 모릅네다
[조대위] 끝까지 시치미를 뗄꺼야? 증거를 보여줄까?
[한덕만] 증거요? 그거이 어드런 증거인지는? 몰르갓지만 내래 모르는 일이야요
[조대위] 좋아 당신이 정 그런다면 할 수 없지 (정중위에게) 불러와!
[정중위] 네 알겠습니다 (정중위 나가서 포로 이용철일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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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온다)
[조대위] (이용철일 가르키며) 저 사람 기억나지?
[한덕만] (힐끔 쳐다보곤 외면하며) 저 사람이래 난 모릅네다
[조대위] (이용철한테 한덕만이를 가르키며) 이 사람 알지?
[이용철] ---
[한덕만] (이용철일 향해) 동무래 나를 억케 안단 말이야? 난 동무래 본적이 없어
[조대위] 이용철이!
[이용철] 네
[조대위] 한덕만이 알아 몰라
[이용철] 이 동무래 모른다니까니 나도 모릅네다
[한덕만] 거 보시라우요 거 생사람 잡지 말아우요
[정중위] 한덕만인 가만이 좀 있어!
[조대위] (이용철에게) 말해 봐! 한덕만일 알지? 여기까지 와서 오리발 내밀거야? 만약 얘길안하면 네 혐의는 밝혀진 이상 지금까지의 수용소내 사건은 다 이용철이 네가 주동한 걸로 단정 지울 수 있어!
[이용철] 아니야요 난 주동 안했어요 그저 한덕만 동무로부터 전담 받았을 뿐이야요 정말이야요
[조대위] (한덕만에게) 얘기 들었지? 그래도 몰라?
[한덕만] 거이 한덕만이가 나쁜이갓읍네까? 동명 이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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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있지 않아요
[조대위] 그렇겠지 (이용철에게) 너한테 지령문을 전달한 한덕만이는 이사라 틀림없지?
[이용철] ---
[한덕만] (버럭) 거 또이 또이 郁길 하라구 쌍 간나 색끼야!
[이용철] (조대위에게) 맞읍네다
[한덕만] 뭐이가 어드래 이 병신 같은 간나 색끼야 너래 날 억케 안단 말이가 저 색끼 죽에 버리구 말갓어 (벌떡 일어나서 단검을 빼어 들고 이용철이를 찌르려고 달려든다. 잽싸게 정중위가 이용철을 감싸고 막아선다)
[한덕만] 비키라우요 데 새끼는 죽에 버리고 말갔어
[조대위] 한덕만이 그칼 버려! 버리지 못해! (한덕만 분한듯 몸을 부르르 떨다 손에 쥔 칼을 떨어 뜨린다 정중위가 날쎄게 칼을 줍는다)
[한덕만] 못 씁네다 다 말하갓시오 허지만 이미 늦었 씁네다 늦졌어요 늦졌단 말이외다!(차츰 암전이 되면서 밖에서 들리는 총소리와 아우성 치는 소리 앰브란스의 싸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총에 맞고 쓰러지는 비명 소리 계속 되는 가운데 숙경 동석이 있는 막사로 뛰어 들어 온다. 모두들 나가고 텅빈 막사안에 동석이 혼자 남아 있다. 숙경 동석일 잡아 끌고 나간다)
[장] 14. 수용소 의무관실
(아무도 없다 전화벨 소리만 요란하게 들린다. 잠시후 숙경이 동석일 데리고 들어온다)
[숙경] 여기가 안전 하니까 폭동이 진압될 동안 여기 있도록 해요
[동석] 누나 난 나쁜 놈이예요 누나를 배신하고 북으로 간다고 말했어요 사실은 사실은
[숙경] 알아요 다 알아요 허지만 그건 동석이가 스스로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서 한 얘기가 아니라는 것두 난 알고 있어요 놈들의 협박에 못이겨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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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석] (눈물을 흘리며) 누나 정말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숙경] 어쨌든 여기 있어요 난 환자들을 돌보러 나가야 되니까 곧 돌아 올께요 (황급히 나간다) (여옥 황급히 들어온다)
[여옥] (동석을 보고) 동무래 와 여게 있어? 다른 동무래 투쟁하고 있는거이 구경만 하자는 거이야?
[동석] (겁에 질려) 네--- 저---
[여옥] 응 알갓어 동무래 어디케 해서 여게 와 있는지 알갓어 거져 마음 같아선 반동동무래콱 죽여 버리고 싶구만--- 보라우 이 따가 억케되나 보자우 (나간다)
[장] 15. 수용소 정보과
(조대위가 수화기를 들고 전화기를 두들기고 있다)
[조대위] (수화기를 든 채) 아--- 아--- 126--- 126--- 아아--- (신경질적으로 수화기를 놓는다) 제길헐! 통신 전화가 이 모양이니 (정중위 들어온다)
[조대위] 아 어떻게 됐어? 한덕만인
[정중위] 못 잡았읍니다 폭도들 속에 끼여 들어서 잡을 수가 있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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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위] 곧 잡히게 되겠지 안 그러면 사살 되거나--- 그건 그렇고 지금 상황은 어떻게 됐어?[정중위] 우리 국군 경비대를 포함하여 유엔군 일개 연대병력이 출동해서 진압하고 있는 중입니다.
[조대위] 되도록 빨리 진압이 돼야 되겠는데 큰일이군 (총소리와 함성소리 점점 더 크게 들린다 이때 전화벨 소리 울린다)
[조대위] (황급히 수화기를 들고) 아 정보과 조대위 입니다. 네 네 뭐라구요? 최여옥이가 놈들과 내통하고 있었다구요? 네 네 우리도 어느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는데 그럴만한 증거가 없어서--- 네 네 알겠읍니다. (수화기를 놓는다) 놈들에 조직망속엔 간호원 최여옥이가 들어있어
[정중위] 최여옥이가요?
[조대위] 응
[정중위] 어쩐지 수상쩍다 했더니 그 여자가 결국 뿌락치란 말입니까? 이제야 모든것을 알것 같군요
[조대위] 가서 데리고 와!
[정중위] 네 알겠읍니다.(나간다)
[조대위] 음 결국 그랬었구먼
(아웃)
[페이지] 050
[장] 16.수용소 의무관실
(동석이만 혼자 앉아 있다. 이때 한덕만이 헐레 벌떡 거리며 들어온다)
[한덕만] (입구에 들어서면서) 여옥동무!--- (하다가 동석일 보고 약간 놀라는 기색이다) 아니? 동무는?
[동석] (역시 놀래며) 아니?! 아저씨는 우리 아버지를 끌고 간
[한덕만] (손을 저으며) 아니 아니야 난 아니야 (뒷걸음쳐 나갈려고 하자 동석 달려 들어 한덕만의 옷자락을 잡는다)
[동석] 맞아요 틀림없어요 아저씨가 우리 아버지를 끌고 갔잖아요 우리 아버지 지금 어디 있어요 지금 어디 있냐 말이에요! 빨리 말해 주세요 네에! (동석 흐느낀다. 한덕만의 쥔 동석의 손이 풀어 지자 한덕만 재빨리 동석을 밀쳐 버리자 동석 나동그라진다)
[한덕만] 그래 맞아써 내가 네 아버지를 끌고 갔지 기룻치만 네 아바진 반동 분자야 기러니까니 마땅히 벌을 받아야지 안캇써? 기런데 날보고 어째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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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이야 네 아바지가 억케 된냐구? 물론 죽었갔지 산채로 깊은 우물속에 처박았으니까 지가 죽지 않고 베기갓써!
[동석] 나쁜놈!--- 악마!
[한덕만] (동석에게 다가가며) 뭐이라구 나보고 악마라구? 기래 난 나쁜놈이고 악마다 네 색끼래 네 에비처럼 죽에 줄까? 엉? (동석 한덕만일 피해 뒷걸음질 친다)
[한덕만] (옆에 있던 의료용 칼을 들로) 이리와--- 이리오라구--- 에잇!(이때 숙경이 들어와서 이 광경을 보고 두사람 사이를 가로 막으려다 한덕만의 칼에 맞아쓰러진다. 이어서 김중령과 정중위 들어와서 한덕만일 붙잡는다)
[동석] (쓰러진 숙경을 안고) 누나 누나--- 흐흐흑
저사람 우리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에요 내가 만했죠 보위부원이 우리 아버지를 끌고 갔다구요 바로 저사람이예요 흐흐흑 허지만 저 때문에 누나가 이렇게 됐으니---
[장] 17. 수용소 묘지
(진혼곡 소리에 묘지의 실루엣 김중령과 조대위 정중위 그리고 동석이 서 있다)
[정중위] (동석의 등을 두드리며) 용기를 내야지--- 숙경이 누나는 동석이에게 자유를 선물로 주고 갔어 자유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지키거나 가질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지 우리는 그것을 곧 공산당에게 빼앗겨서도 안되고 우리 스스로 지켜 나가야 되겠지 그래서 우리 대대로 자랑스러운 자유를 물려 줘야지 않겠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기 잠들어 있는 누나는 동석이의 친 누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