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에서는 10월 '명작 클래식무비 릴레이 상영'을 시작합니다.
현재 한국영화는 산업적인 안정된 시스템 속에 비약적인 발전과 관객들의 호응으로 최대의 전성기를 펼쳐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한국영화는 동일 시기에 만들어진 최근의, 최신의 영화일 뿐입니다. 그 속에 과거의 다양한 삶과 역사를 담아내려 하는 시도를 통해 옛 모습을 기술적으로 재현하여 보지만 당시의 공기까지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영화는 기록물로서 저장물로서 과거의 시간과 공기를 간직한 채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역사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습니다.
영화의 역사, 시대의 역사를 현재에 사는 우리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게 바로 고전영화라고 할 것입니다. 그 시대의 공기와 삶 속에 펼쳐지는 드라마를 TV 브라운관 속 '드라마'가 아닌 필름에 새겨지고 저장된 당시의 모습 그대로 스크린을 통해 '영화'로서 만날 수 있는 릴레이 상영의 첫걸음을 띄울까 합니다. 그 첫번째로 현재에 못 지 않게 한국영화의 제작이 활발이 이루어 졌던 1960년대 초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던 김기영, 강대진,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 <하녀>, <마부>, <오발탄>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1960년대 미국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과 함께 기존 할리우드 영화의 관습에서 탈피 자신의 영화적 색깔을 강하게 보여준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대표작 <이지 라이더>가 특별상영됩니다.
▣ 상영작품 과 일정
▶ 김기영 감독 < 하녀 >
10월 1일 (토) 밤 9시
10월 2일 (일) 오전 11시
▶ 강대진 감독 < 마부 >
10월 7일 (금) 밤 8시 40분
10월 8일 (토) 오후 1시 40분
▶ 데니스 호퍼 감독 < 이지 라이더 >
10월 15일 (토) 밤 8시 40분
10월 16일 (일) 오후 1시 40분
▶ 유현목 감독 < 오발탄 >
10월 29일 (토) 오후 4시
10월 30일 (일) 오전 11시
▣ 관람료
성인 5,000원 / 60세 이상 2,000원
▣ 문의
광주극장 T.224_5858 / http://cafe.naver.com/cinemagwangju.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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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영작 안내
하녀 (1960년 / 35mm / 흑백 / 108min)
감독 : 김기영 출연 : 김진규, 주증녀, 이은심, 안성기
시놉시스
작곡가(김진규)와의 불륜으로 하녀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 작곡가의 가정은 붕괴되기 시작한다. 김기영 감독은 영화의 주무대인 2층 양옥집을 그로테스크한 미장센으로 꾸며 폐쇄감과 긴장감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하녀 역의 이은심은 여성의 성적욕망을 괴물스러운 여성성을 통해 보여주지만 영화 속의 악녀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두 번 다시 영화에 출연하지 못한다. <하녀>가 크게 흥행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화녀>, <충녀>가 이어서 만들어진다.
김기영 감독
김기영은 <하녀> <화녀> <충녀> 등 기괴한 공포 스릴러영화의 문법으로 60년대부터 영화언어에 자각이 부족했던 한국영화계의 현대화를 앞당겨온 감독이다. 평론가 이효인에 따르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감독'이지만 사실 그는 어떤 계보에도 속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누가 누굴 따라잡고 할 겨를이 없었다. 그의 말대로 "예술을 한 게 아니라 자기 취미대로 놀았기" 때문이다. <바보들의 행진>의 하길종 감독은 "김기영은 누구보다 영화를 잘 아는 사람이고 '영화작가'란 말에 가장 어울리는 감독이다"라고 그를 평했다.
해방 직후 서울대 연극반에서 활동하면서 이름을 날렸던 김기영은 6·25전쟁 직후 미군 공보원에서 제작하는 홍보영화 연출을 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고 <주검의 상자>(1955)로 데뷔했다. 초기 김기영은 <초설>(1958) <10대의 반항>(1959) 등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분위기가 나는 사실주의 성향의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그러나 60년에 처음 발표한 뒤 여러차례 리메이크해서 김기영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된 <하녀>를 만들고 나서 작품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녀>는 가정부가 중산층 가정에 들어와 그 가정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얘기. 성적 억압에 시달리는 인간들의 심리를 뿌리째 흔드는 연출력도 놀랍지만 농촌 출신 여자가 도시 가정을 무너뜨리는 얘기구조에 은근히 근대화 과정에 있었던 한국사회에 대한 계급적 통찰까지 새겨놓았다. 특히 김기영 영화의 보증수표는 독특한 색감과 화면처리. 2층 작업실과 1층 거실 사이에 계단이 있는 한 집안의 공간을 정확하게 나누고 들어가면서 상징을 깔아놓는 연출은 한국영화에 보기 드문 장면화 미학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녀>는 당시 신문사회면 머릿기사를 장식한 사회문제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었지만 '인간의 몸을 자르면 검은 피가 나온다'는 역설을 신봉하던 김기영의 취향이 표현주의적인 조명과 세트장치와 대사 처리 속에 살아 있었던 작품이다.
마부(1961년 / 35mm / 흑백 / 97min)
감독 : 강대진 출연 : 김승호, 신영균, 황정순, 조미령,황해,김희갑
시놉시스
고시공부를 하는 큰아들과 싸움만 하는 작은아들 그리고 벙어리인 딸 등 4남매를 거느리고 고달프게 살아가는 마부의 생활을 그렸다. 큰 아들이 고시에 합격하면서 가족의 고난은 해소된다. 1960년대 서민들의 삶을 솔직하게 그려낸 대표적인 영화로 <박서방>, <로맨스 빠빠> 등을 통해 고난을 극복해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 김승호의 선굵은 연기가 압권이다. 11회 베를린영화제에 출품되어 그랑프리에 다음 가는 특별은곰상을 받았다.
강대진 감독
1935~1987년. 목포고등학교와 서라벌예대를 졸업하고 [부전자전]으로 데뷔해 마지막 작품인 [화평의 길]까지 총 46편의 작품을 감독했다. 그의 작품의 대부분은 데뷔부터 1970년 사이에 만든 것이고, 대부분 멜로 드라마나 청춘물이었다.[청춘극장], [강명화], [무번지], [가고파], [보은의 기적] 등 많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무엇보다 그의 대표작은 [박서방]과 [마부] 였다. [박서방]을 통해 그는 그 시대 당시 장년층이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우화적이고 비판적으로 그리고 있다.
오발탄(1961년 / 35mm / 흑백 / 107min)
감독 : 유현목 출연 : 최무룡, 김진규, 서애자, 문정숙
시놉시스
미친 노모, 만삭의 아내, 양공주가 된 여동생, 강도가 된 남동생. 이와 같은 가족의 해체를 무기력하게 지켜봐야만 하는 가부장 영호의 고통이 치통으로 치환된다. 한국의 현실을 비관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이유로 61년 개봉과 동시에 군사정권에 의해 상영은 중단된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한국영화사에서 대표적인 리얼리즘영화로 칭송받게 된다. 그러나 내러티브보다 영상을 통한 의미의 전달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동시에 모더니즘영화이기도 하다.
유현목 감독
동국대 재학중인 1947년 이규환 감독의 조감독으로 출발하여, 1956년 [교차로]로 데뷔했다. 그의 대표작인 이범선 원작의 [오발탄](1961)은 현재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영화로 손꼽힌다. 뛰어난 영화적 수사를 곁들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적 묘사가 주목받았다.[잉여인간](1964), [김약국의 딸들](1963), [카인의 후예](1968) 등이 대표작. 1980년대에는 이문열 원작의 [사람의 딸들]로 다시 주목받았다.
이지라이더(1969년 / 35mm / color / 94min)
감독 : 데니스 호퍼 출연 : 데니스 호퍼, 피터 폰다, 잭 니콜슨
시놉시스
베트남전 확산을 반대하는 반전운동과 인권운동 등 거센 저항의 물결 속에서 기성세대의 권위를 부정하고자 한 젊은이들의 의식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60년대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대표작. 두 명의 히피 젊은이가 마약을 판 돈으로 구입한 오토바이를 타고 미국 남부로 여행을 떠난다. 이들이 여행길에서 부딪히는 사건들을 통해 60년대 후반 미국사회에 팽배한 불안과 허무를 통렬하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
데니스 호퍼 감독
1936 미국 캔사스주 닷지 시티 출생. 데니스 호퍼는 뉴욕의 명문 액터스 스튜디오에서 5년 동안 연기를 공부한 정통파 배우이다. 많은 영화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배역을 맡아 열연하여 일관된 이미지를 찾기가 어려운 배우에 속하는 그는 [이유 없는 반항]과 [자이언트]에서 제임스 딘과 함께 연기한 이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이력 중 그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은 당연코 69년 작품 [이지 라이더]이다.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히피, 장발, 오토바이, 마약, 섹스 등 현실 도피적이고 불안한 당대의 청년문화를 예리한 시각으로 보여준 수작으로 그가 직접 공동 각본을 쓰고, 연출, 주연까지 맡아 칸느 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한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였으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 출연하면서 재기에 성공하였다. 그밖에 미국 컬트영화의 대표주자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작품 [블루 벨벳]에 출연하여 연기력을 과시하기도 한 데니스 호퍼는 [스피드], [워터 월드]에서는 형편없는 악당으로 분하기도 하였다. 의식 있는 연기자이자 감독,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여전히 할리우드 100인에 손꼽힐 만큼 건재한 배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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