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4일 - 셋째 날과 넷째 날
새벽에 일어나 온천탕에 갔더니 전날과 달리 남탕과 여탕이 바뀌어 있었다. 남자와 여자의 독특한 냄새를 중화 시키기 위해 그렇게 한다는 것이었다. 시설도 달랐다. 한 곳은 바위를 이용해서 자연의 형태를 이루었고 또 한 곳은 평범한 목욕탕 시설이었다. 바꾸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테산 후키다시공원이라는 곳에 갔다. 땅에서 솟아오르는 약수가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약수 얻으러 간다고 했다. 화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 땅에서 솟아오르는 물에 좋은 성분이 많아 일본의 명수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물을 받기 좋게 시설이 되어 있다. 시원한 물을 마시고 병에 담아 왔다.
오타루 지역으로 이동했다. 오타루에 가까워지면서 처음으로 들에 비닐하우스가 많이 있는 것을 보았다.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오타루는 해상무역이 활발했던 지역으로 전성기에는 많은 물류창고가 지어지고 많은 배들이 왕래했었는데 시대의 변화로 지금은 쓸모없게 된 창고들을 헐어버리지 않고 외모는 그대로 두고 내부를 개조해서 식당 등 여러모로 활용하고 있어서 고풍스런 건물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이 좋은 관광자료가 되어 있는 곳이다.
먼저 오타루 운하를 보았다. 전성기에 바다를 메꾸어 만들었다는 운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작은 시내였다. 거기에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고 주변의 옛 창고건물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운하의 산책로에서 나와 유리제품 가계들이 있는 거리에 갔다. 10만여점의 유리와 크리스탈 제품들이 가계들에 진열되어 마음대로 드나들며 구경하고 쇼핑도 할 수 있는 거리였다. 전시관과 공방이 함께 있어서 유리공예하는 과정도 볼 수 있는 곳이다. 거리에는 관광객들로 가득하고 상점마다 사람들이 많았다. 오르골전시장이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았다.
오타루에서 버스로 5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삿포로가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이다. 삿포로에서는 맨 먼저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맥주박물관에 갔다. 삿포로에 맨 처음 맥주공장이 만들어질 때부터의 역사와 맥주의 제조과정의 변천사가 있는 곳이었다. 맥주 시음도 하게 했고 맥주와 관련된 제품을 팔기도 했다.
삿포로는 홋가이도의 중심도시로 200만의 인구를 가진 대도시이다. 북해도를 개발하기 시작할 때 허허 벌판에 붉은 벽돌로 처음 도청부터 지었다는 구 도청 청사가 또한 관광지였다. 지금은 역사자료가 전시되고 경내를 공원으로 조성해서 아담하고 예쁜 건물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삿포로는 계획도시로 개발되어 도로가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반듯해서 주소 찾기에 아주 쉽다고 한다. 아주 높은 건물은 없고 10층 이하의 건물들이 주류였다.
삿포로 시가지를 남북으로 나누는 경계선상에 오오도리(大通) 공원이 있다. 분수와 잔디 꽃밭이 잘 만들어져 있고 4계절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여름에는 맥주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사람들과 먹거리 장사가 많았으며 마이크를 들고 호객행위들을 하기에 시끄러웠다. 거리의 악사와 무슨 쇼 같은 것을 하는 것도 보였고, 잔디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공원의 동쪽 끝에 147m의 텔레비전탑이 높이 있어서 공원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삿포로에서의 저녁식사는 게를 많이 먹을 수 있는 특식이었다. 대게를 제한 없이 먹을 수 있어서 대게 튀김과 게찜을 많이 먹었다.
숙박하게 된 호텔이 중심가인 스스키노거리에 있어서 저녁식사 후에 번화가 산책을 해 보았다. 삿포로의 유명하다는 라면골목에
가서 라면도 사 먹었다.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거리에는 각종 호객행위가 많고 머리에 무스를 발랐는지 주볏주볏 세운 머리를 한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띠었다.
마지막 날은 일본 관광공사에서 경영한다는 쇼핑 센타에 가서 쇼핑을 하고, 삿포로에서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아사히가와로 다시 가서 오후 1시 10분에 출발하는 아시아나 전세기로 귀국 길에 올랐다. 오후 4시 반경 인천공항에 도착하므로 무사히 여행을 끝냈다.
여행은 즐겁다.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고,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에 접하고,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보며 일류호텔의 편안한 잠자리에서 쉬게 된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는 유명한 온천에서 이틀을 보낸 것이 좋았다.
인생전체가 나그네 길이고 여행일진데, 여행의 즐거움을 아는 것은 곧 인생의 즐거움을 아는 것이 아닐까? 여행의 기회는 또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면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지었다.